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김진주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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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주식 투자를 통해 큰 부를 쌓으려면 남들과는 다르게 가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모두가 가능성을 보는 곳으로 가면 막상 먹을 수 있는 파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주식 투자에서는 대중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알아야 역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가 가지는 군중 심리를 연구한 유명한 책이 하나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이다. 이 책의 출판사에서는 "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라는 제목을 따로 붙였다. 저자는 프랑스 출신의 의학자로 군의관으로서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을 겪고, 패배 후 분노한 시민들의 행동을 보며 이후 군중 심리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군중의 정신 구조를 다룬 부분이다. 저자는 군중이 이성적인 사고, 합리적인 추론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그들이 내세우거나 영향 받는 논법은 단순하고 비합리적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군중의 추론 특징 중 하나는 "표면적으로 유사해 보이는 서로 다른 사례들을 결합하고 특수한 사례를 곧장 일반화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떠오른 것이 정치인 관련주, 소위 정치테마주라 불리는 주식시장에서의 비이성적 현상이었다. 선거철이 되면 당선이 유력한 후보들과 학연, 지연, 혈연으로 엮인 주식들이 2배, 3배를 넘어 심지어는 10배가 넘게 오르는 경우가 있다. 기업의 사내이사, 사외이사 등 임원이 후보자와 같은 학교를 나왔다는 것, 본사가 후보자의 고향에 있다는 것, 오너가 후보자 성씨의 종친회장이라는 것 등 다양한 케이스지만 학연, 지연, 혈연에 얽혀있다는 표면적 유사성이 있고 이는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선거철마다 연속적으로 적용되는 인식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저자는 군중이 가지는 특징으로 편협성과 권위주의, 보수성을 말하는데 이를 통해 시장 참여자들이 만들어내는 극단적인 시세 등락 속 대중의 심리를 해석할 수 있게 한다.

 어디에나 군중은 존재한다. 군중이 가지는 심리를 분석한 이 책을 읽으니 군중들이 보이는 기이한 모습들, 특히 주식시장에서의 비이성적 행태들이 비로소 이해가 된다. 개인으로서는 훌륭한 인격을 소유한 사람들이 왜 주식시장에 들어서기만 하면 어리석은 시장 참여자 중 한 명이 되는 것인지, 왜 주식시장에서 비합리적인 추론으로 테마주가 선정되어 연이은 상승을 이어가는지 등등 말이다. 이것을 역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이 또한 군중으로부터 벗어났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이 군중의 일원인 사람의 한계에 불과한 것인 걸까.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군중들이 만들어내는 현상에 어느 정도 해석이 가능해졌다는 생각만큼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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