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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라이프 오브 파이를 보지 못했기에 이 책을 꼭 읽고 싶었습니다.
호랑이와 사람이 보트에서 227일 가량을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지 말이지요.
4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분량을 보며
‘이 두꺼운 책을 언제 읽지?’하고 걱정을 했답니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책을 읽는 동안 전 누구와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다른 것도 할 수가 없었네요.
파이(본명 피신 몰리토 파텔)의 가족은 인도 폰디체리에서 동물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힌두교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이슬람교와 기독교를 믿을 정도로 파이의 신에 대한 믿음은 각별했지요.
아버지를 통해 동물들에 대한 습성을 배우게 된 파이는
누구보다 동물들의 생활법칙과 약육강식은 물론 동물을 이해하는 아이로 자라 낫습니다.
파이의 가족이 인도생활을 접고 캐나다로 이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잘 가던 화물선이 태평양 한 가운데서 침몰을 하고
파이와 동물 몇 마리만이 구명보트에 남겨지게 되지요.
다리를 다친 얼룩말, 우랑우탄, 하이에나, 호랑이(리차드 파커) 그리고 파이
하이에나가 얼룩말과 우랑우탄을, 리차드 파커가 하이에나를 먹어 치우는 모습을 본 파이
다음 차례는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파이는 삶의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구명보트에 있던 생존지침서를 바탕으로 리처드파커와 함께 바다 위에서 살아가는 법을 습득한 파이
때로는 이런 상황을 비관하면서도 신을 원망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지만
리차드 파커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그를 통해 삶에 의지를 다져 보기도 합니다.
살기 위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인간으로서 가장 밑바닥까지 가 봐야했던 파이는
태평양 한 가운데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살고 싶다? 죽고 싶다?
어쩌면 죽는 것이 사는 것 보다 더 쉬웠을 것 같은데요,
파이가 그 어려운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신에 대한 믿음과 무섭게만 느껴졌던 호랑이 ‘리처드파커’와의 믿음 때문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227일간의 표류를 끝으로 도착한 육지에서 홀연히 리처드파커는 떠나갔지만
리처드파커 역시 16살 인도소년을 잊지는 못할 것 같네요.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사회이지만 파이와 리처드파커 사이에서 존재했던 믿음과
신에 대한 절대적 믿음이 있었기에 파이가 험난한 여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은 아닐까...
나름 생각해 보며
이것이 혼란한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희망을 전해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