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에 온 틀니 괴물 을파소 저학년문고 2
이명랑 지음, 유경래 그림 / 을파소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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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틀니를 처음 보았을 때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있답니다.

입에서 뭔가가 쑥 튀어 나왔을 때의 충격이란...

사전에 이런게 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덜 놀랐을 텐데...

그러기에는 제가 너무 어렸던 것 같아요.

 

책 속의 현정이도 아마 저와 같은 기분이었을 거라는 생각에 미소를 지으며 책을 읽어 보았어요.

자신의 방이 생겨서 행복한 현정이에게 어느 날 할머니가 오십니다.

할머니는 연세도 많으시지만 몸이 불편하시니 현정이네랑 함께 사셔야 한데요.

 

냉장고의 인스턴트 음식을 모조리 버리게 하고, 할머니가 가져오신 젓갈과 밑반찬들을

가득 넣으시는 할머니...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아요.

할머니가 주로 드셨던 음식을 현정이에게 먹을 것을 강요하고

더군다나 입속에서 나온 틀니를 보는 순간 현정이는 할머니를 틀니 괴물이라고 생각하지요.

 

할머니 때문에 엄마 아빠가 자신에게 신경을 쓰지 않자 속상해 할머니가 더 밉기까지 했는데요,

그러다가 알 게 되었어요. 아빠를 키우시느라 할머니의 몸이 많이 안 좋아지셨고,

할머니 역시 나처럼 겁이 많은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것을요.

 

처음에는 싫기만 했던 할머니를 이해하고, 할머니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틀에서

현정이를 이해해 하는 과정이 참 따뜻했어요.

누구나 겁나는 것이 있지요. 그것을 혼자 해결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옆에서 지켜봐주고 도와주는 이가 있다면 더 쉽고 빠르게 극복할 수 있을 테고요.

책속의 현정이와 할머니는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그런 문제점들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을 것 같네요.

 

요즘은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사는 아이들이 그리 많지 않아요. 저희 아이들 역시 그렇고요.

책을 보는 동안 잊고 있었던 친정 엄마에 대한 생각도 나고 좋았답니다.

내가 있기 위해서는 부모님이 계셔야 하고, 그러한 부모님을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고요,

아이들에게는 늙고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이지만 이들 역시 어린아이와 같은 감정이 있고,

이들이 이렇게 아프게 된 데에는 우리가 일조를 했다는 것을 알림으로써 아이들이

어른들을 공경할 수 있는 계가가 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무섭기만 한 괴물 할머니와 현정이의 동거가 이제는 행복할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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