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은 읽어야 이해가 되는 그의 활약상

조선명탐정 정약용
강영수 지음 / 문이당 / 2011년 2월

정약용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수원화성과 정조의 총애를 받고 정조가 새롭고 옳은 정치를 할 수 있게 도와준 인물로, 실학을 집대성하고 목심심서를 만든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가 과거에 급제한 후 사헌부 지평으로 있을 때 정조의 특별한 지시로 암행을 하면서, 끝없는 역모에 시달리는 정조를 지켜나가는 이야기다.

조금은 쉽고 스릴을 기대했던 나에게 이 책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책이었다. 뭐랄까? 너무 산만한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작은 사건들이 많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사건을 과거와 현재로 왔다갔다하는 이야기 전개와 어려운 용어들도 많아 내용을 집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다 읽은 후에도 명확하게 내가 책을 과연 다 읽은 건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이것은 나의 이해력이 부족한 탓도 있겠다. 내가 먼저 읽고 큰아이에게 읽어 보라고 권하려는 처음의 생각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작은 사건들은 참으로 다양하다. 간밤에 신랑이 뒤바뀌어 첫날밤을 치른 여인들의 이야기가 반복해서 나오는 것을 보니 그 때의 시대상황을 엿볼 수가 있고, 한이 맺힌 자들이 꿈속에서 나와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부분 역시 반복되니 식상하기도 한다. 의녀 서과와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장면은 조금 흥미진진했으며, 정약용이 다방면으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음에 놀라기도 하였다. 비구니로 생각했던 스님이 남자였고, 그로 인해 아이를 갖기 위해 불공을 드리러 온 사람들이 아이를 갖게 되었으며, 스님의 말에 따라 스님의 아이들은 철철이 색동옷을 입었다니, 조금은 황당하면서도 잘 생각해 보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 개의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며 점점 밝혀지는 역모. 그 가운데는 가지가 셋인 매화나무 그림이 있었으며, 반역의 무리들이 자신들의 세력을 키우기 위해 반역의 씨앗으로 왕위를 이어가려는 일련의 모든 사건들이 정약용의 활약으로 마무리 되면서 이 책은 마무리가 된다. 어려 사건들에 묻혀 정약용의 활약상이 그리 돋보이지는 않아 조금은 아쉬움 마음도 들었다.

조선 명탐정 정약용. 한 번 읽어서는 정확한 내용파악이 힘든 그런 책이다. 한번은 큰 흐름을 다시 읽을 때는 하나하나 사건들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확인해 가면서 읽는다면 큰 스릴은 아니더라도, 정약용이 사헌부 지평으로 있을 당시의 시대적배경과 조선의 뒷골목 이야기는 물론 그의 논리적이면서 이성적인 문제해결력은 느낄 수 있지 않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