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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논쟁 ㅣ 역지사지 생생 토론 대회 1
최영민 지음, 오성봉 그림 / 풀빛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의 관점에서 역사를 인식한다. 한국 사람이 지은 역사책을 읽고 한국 사람이 주장하는 이야기들을 들으며, 중국이나 일본이 하는 역사적 이야기는 말도 안 된다는 식으로 치부해 버리고, 그것을 더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독도를 자기의 땅이라고 말하는 일본인들을 보며 아이에게 독도는 우리의 땅이고 ‘저 사람들 말은 틀려.’라고 이야기를 해 줄 뿐, 더 이상 알려고 하지 않았던 나이기에 이 책이 더 반가웠던 것 같다.
우리의 주변에는 중국과 일본이 있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 두 나라는 좋은 관계였던 적도 있고 그렇지 못했던 적도 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 역사는 자기나라 중심일 수밖에 없고, 현재에 와서는 많은 부분에서 의견을 달리 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논쟁들을 아이들이 토론을 하면서 설명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초등의 아이들이 그룹별로 자신이 맡은 나라에 대해 조사를 하고 그 나라의 대변인이 되어 토론을 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역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와 중국과 일본의 주장에 우리는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역사 논쟁은 과거의 사실을 어떻게 보는가의 차이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역사적 정당성은 물론 나라의 이익문제가 결부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에 자기 나라의 이익을 위해 역사를 찾거나 왜곡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정답이라는 생각을 벗어나 일본이나 중국이 주장하는 것들을 비교 분석해서 반박할 수 있어야 하며, 그들이 왜 그러한 주장을 하게 되었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당연시 생각하는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은 자신의 역사라고 말한다. 고구려가 수, 당과 싸웠던 것을 중국과 그에 속한 지방의 나라 사이에서 벌어진 내부 전쟁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고구려의 유적들이 한국 땅에 있는 것이 아닌 중국 땅에 있기에 더욱 그렇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우리도 할 말이 많다. 고구려가 수, 당과 싸운 것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지배자가 되기 위한 것이었으며, 현재의 영토를 기준으로 과거 역사를 판단하는 것은 잘 못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어느 쪽이 맞다라는 식으로 정답을 주는 책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 세 나라를 둘러싼 치열한 역사 논쟁의 주요 내용을 알고 각국의 쟁점을 파악하면서 아이들로 하여금 역사를 보는 시각을 넓혀 주자는데 있다. 임나일본부에 대한 이야기나 일제 강점기를 통해 조선을 근대화 시켰다는 일본의 주장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한국이 반대하는 이야기 등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다양한 역사 논쟁들을 아이와 함께 읽어 보자. 그리고 그들은 왜 그러한 주장을 하는지, 그 배경에는 어떤 한 이유가 있는지도 함께 알아보면서 좁은 역사관이 아닌 폭 넓은 역사관을 아이들에게 심어주자. 그것만이 우리의 역사를 왜곡되지 않게 만들 것이며, 우리의 역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