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마디 - 조안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조안 지음 / 세종미디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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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 예쁘장한 외모에 깜찍한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그런 그녀가 책을 썼단다. 과연 어떤 책일까? 왠지 로맨스나 코믹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보기 시작했다. 표지를 봐서는 절대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을 텐데 왜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책을 보았을까?

 

한 소년이 있다. 그에게는 2개의 혀가 있다. 진실을 말하는 혀와 사람들에게 자신이 하는 말은 무엇이든 믿게 하는 마법의 혀. 진실만을 말하는 소년은 왕따를 당했다. 매보다도 자신을 노려보는 아이들의 묘한 표정과 말로 인한 매질은 소년을 힘들게 했다. 집을 나와 학교를 가지 않았다. 학교에서 연락이 가면 그때 부모님에게 말하려 했는데 선생님은 부모님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소년은 졸업을 했다. 3개월이나 결석을 했는데 담임선생님은 자애로운 모습으로 소년에게 졸업장을 주었다. 그 순간 진실의 혀를 밀어내는 마법의 혀.

 

고등학교에 들어간 소년은 이젠 왕따가 아니다. 주변에는 친구들이 넘쳐흘렀고, 소년의 한마디에 사람들은 뭐든지 들어 주었다. 심지어는 선생님에게 시험문제를 물어보면 선생님은 마치 최면에 걸린 듯 문제와 답을 가르쳐 주었다. 아무리 콧대가 높은 여자들도 소년이 다가가 말을 걸면 달콤한 미소를 지었고, 마법의 혀 때문이라는 것을 소년도 알고 있다.

 

소년은 어느 날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여자를 만났다.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이 여자는 마법의 혀가 통하지 않는다. 아무리 달콤한 약속도 사랑의 속삭임에도 여자는 반응이 없다. 여자를 관찰해 본다. 놀라운 일이다. 여자에게도 소년과 같은 마법의 혀가 있다. 마법의 혀가 통하지 않는다면 진실의 혀는? 자신의 진심을 알면 받아 줄거라 생각했던 소년은 진실의 혀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역시 반응이 없다.

 

그 순간 소년의 입에서 여자를 모욕하는 말들이 터져 나온다. 찬바람이 무섭게 부는 시베리아 벌판처럼 계속 되는 소년의 독설. 2개의 혀를 뚫고 독설의 혀가 나오는 순간이다. 마침내 여자는 용서를 빌었고 소년은 여자를 얻었다. 15년이 흘러 소년은 국회의원에 출마를 하게 되었다. 방송국에서 후보 연설을 하는 도중 자신의 독설 대상이 상대방 후보가 아닌 소년 자신임을 깨닫는다. 소년의 혀는 미친 듯이 자신의 부모를, 가족을, 소년이 자라온 삶을 갈기갈기 찢었고 지금의 아내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소리죽여 웃고 있다.

 

조안의 이야기는 생소하다. 그리고 어둡다. 그녀의 정신세계는 어떠한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런 독특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보통 때 어떤 생각을 할까? 16편의 이야기들이 모두가 이런 식이다. 아름답다기 보다는 어두우면서 기존에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던 이야기. 더불어 깊은 의미를 찾기보다는 그냥 읽으면서 독자로 하여금 나름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게 만들어 준다.

 

정답이 있거나 그 다음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닌 그냥 이야기 자체다. 하지만 독특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이야기라는 점은 공감할 수밖에 없다. 직접 그림도 그렸단다. 예쁘면서 그림 솜씨도 좋고, 거기에 엉뚱하면서도 4차원인 조안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는 말로 표현 할 수는 없지만 이색적인 느낌의 그런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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