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유용한 곰팡이이야기

청소부 곰팡이와 여행하다 ㅣ 집요한 과학씨, 웅진 사이언스빅 13
오치 노리코.유재일 지음, 김주영 옮김, 정하진 그림, 아자와 마사나 사진, 김완규 감수 / 웅진주니어 / 2007년 10월

곰팡이 하면 왠지 더러운 생각이 먼저 납니다.
요즘 비가 자주 오는 관계로 이불장에 있는 이불에서 쾌쾌한 냄새가 나고
어떤 것은 퍼렇게 얼룩이 생겼는데… 큰아이가 물어 봅니다. “엄마… 이건 뭐야?”
물론 곰팡이지요.. 아마 손님이 온 후 한번 정도 사용한 이불을 그냥 옷장에
넣어 두었던 것이 화근이 되었는지 이불에서는 곰팡이가 피었더라구요.
겨우 한번 사용한 건데 하는 안일한마음 때문에 저는 옷장에 있는 이불들을
다시 빨게 생겼네요. 그래서 이 책이 더 친근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곰팡이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표지를 보면 왠지 보석 같은데… 이게 곰팡이라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네요.
곰팡이 쿠가 들려주는 곰팡이 이야기는 정말 신기하기만 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보는 곰팡이.. 보통 때는 지저분하기에 그냥 휴지통으로
넣어 버렸었는데, 책 속에는 다양한 음식물들에 피는 곰팡이들은
마치 예술작품처럼 나와 있네요.
뿐만 아니라 집 밖의 곰팡이들이 색도 모양도 가지가지 이면서 어찌 이리도 많은지.
새삼 놀라게 되었네요.     

 

곰팡이, 버섯, 효모는 모두 닮았어요. 그래서 이들을 균류로 묶었는데요,
효모는 균사를 만들지 못하고 곰팡이와 버섯은 균사를 만들어
그 속에 포자를 만들고 작은 포자 한 개는 다시 수만 개의 포자가 된다고 하네요.
공기 속에는 많은 곰팡이 포자들이 있다지요.
하지만 지금과 마찬가지로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 문제가 없다니 걱정 안 해도 될 듯해요.
포자들은 여행을 시작하고 먹이가 있는 곳에 운 좋게 도작한 포자에서는
균사가 자란 다음 균사에서 소화액이 나와 먹이를 녹이고 빨아들인다고 해요.
더운 여름 상한 음식에서 발생하는 곰팡이가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니
곰팡이의 일생도 그리 쉬운 것은 아닌 것 같네요.
곰팡이들이 음식만 먹는 것이 아니라 곤충이나 동물을 먹고…
그래서 이런 것들은 다시 썩게 된다니 지구상에는 어느 것 하나 필요 없는
것들이 없는 것 같네요.
가다랑어포나 치즈, 된장, 간장 등은 곰팡이를 이용한 좋은 음식들이고
인간은 곰팡이를 다방면으로 이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집요한 과학씨 <청소부 곰팡이와 여행하다>는 정말 신기한 책입니다.
더럽게만 생각했던 곰팡이들이 우리 자연에 없어서는 안될 귀한 존재이고
몇 가지 정도만 있는 줄 알았던 곰팡이가 이렇게 많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10살 연우는 처음에 지저분하다 했던 이불 속 곰팡이를 유심히 살펴봅니다.
책처럼 자세하게는 보이지 않지만… 푸릇 한 곰팡이들이…
이제는 마냥 지저분하게 만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네요. 하지만 알아야겠지요.
인간에게 좋은 곰팡이, 나쁜 곰팡이… 그것은 구별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

집요한 과학씨는 저학년 수준에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의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을 주제로 해서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풍부한 사진과 그것을 직접 실험 할 수 있는
방법까지 알려 주고 있으니까요. 많은 지식을 알려 주기 보다는
일단 과학에 대한 흥미를 끌게 하기에 충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더 깊이 있는 지식을 알고 싶다면 다른 책을 찾아봐야 한다는 점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네요.

아이에게 책을 읽고 나서 워크지를 한 번 풀어 보라고 했어요.
아이가 얼마나 책을 이해 했는지… 음… 어려운 곰팡이 이름은 책을 보고…
그 외에는 혼자서 잘 푸는 걸 보니 책을 제대로 읽은 것 같네요.
(연우는 얼마 전에 받았던 과학 동아의 곰팡이 편을 함께 읽었는데
서로가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줘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