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분한 것을 지저분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즐거웠던 시간. 그런 시간이 나한테도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며 그래 이렇게 놀았으면 더 재미있게 놀았겠네. 혹은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구나 하고 고개가 끄덕여 진다.
9살 우리의 친구 버티는 조금은 남다르다. 지렁이를 애완용으로 키우고, 청소부가 되고 싶어 아빠의 작업복을 입고 쓰레기를 치우고, 공원입장권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예의바른 학생으로 위장도 해보고 보통의 아이들보다는 호기심도 많고 창의력도 풍부하고 하여튼 조금은 특이한 그런 아이다.
싫어하는 분홍색 옷을 입지 않으려고 분홍침낭에 들어가서 지렁이 흉내를 내고, 쓰레기를 버리고 싶어 가족들의 물건을 주섬주섬 검은 봉지에 담아 쓰레기통에 버리고.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이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으로 끝날 수도 있으련만 파티는 다른 친구들을 민달팽이로 만들면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주고 봉지에 담아서 버린 엄마의 꽃꽂이를 대신해서 급조한 버티의 꽃꽂이는 엄마로 하여금 상을 받게 해 주는 등 유쾌한 결말로 이어진다.
우리들이 하고 싶어도 남의 시선 때문에 하지 못했던 일, 우리의 아이들이 하고 싶어도 엄마 눈치 보느라 못했던 일들을 버티가 모두 해 줌으로써 나와 아이 모두 재미있게 볼 수가 있었던 것 같다.
책의 맨 끝부분에 <주의! 꼬질이 버티의 지저분한 행동을 따라할지도 모름!>이라는 조금은 위협적인 문구. 9살 큰아이는 그리 걱정이 안 되는데 청소부 아저씨들이 달려가며 ‘오라이~~’하는 소리가 멋지다며 미래의 꿈이 청소부인 6살 작은 아이는 버티처럼 행동을 할 것 같아 조금 시간이 흐른 뒤에 읽혀 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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