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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찾아낸 서울의 숨은 역사 이야기 2 - 학의 깃털로 군함을 만들어? - 망원정 ㅣ 맛있는 역사 2
권영택 지음, 김건 그림 / 책먹는아이 / 2009년 1월
평점 :
전 서울에서 30년을 산 서울 토박이에요. 그래서 서울에 안 가본 곳이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며 난 참 서울의 외형만을 보았고, 그 숨은 역사는 전혀 보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고서 이곳들을 한번정도는 지나 가 보았을 텐데 어찌 이리도 몰랐는지. 새삼 너무했다 싶기도 합니다.
1권에 이어 2권에서는 양화나루, 망원정, 홍제천, 무악재, 관우사당, 밤섬, 아소정터에 대한 여행이 시작됩니다. 광해군의 은밀한 부름을 받고 후금과 싸우는 척 하다가 투항한 강홍립. 나라를 위해 역적이 되었건만 조선에서의 그의 가족들 생활은 말이 아니었다고 하네요. 그런 강홍립의 집이 양화나루에 있었다고 해요. 세종의 형인 효령의 한이 맺힌 망원정,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끌려갔다가 돌아온 여인들(환향녀)이 홍제천에서 몸을 씻으면 과거의 일이 없어진다고 명했다는 인조의 가슴 아픈 이야기도 있네요. 호랑이가 너무 많이 나와 10명의 사람이 모여야만 고개를 넘어 갈 수 있었다는 무악재, 여의도의 개발로 인해 모양이 변해버린 밤섬까지 서울 곳곳에서 찾아낸 숨은 역사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아이들의 동화 속에 등장하는 <금덩이를 버린 형제>의 이야기도 양천고을에서 있었던 실제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그냥 동화에서나 나오는 이야기 인줄 알았는데 고려 말의 이름난 시인 이조년, 이억년 이라니 놀랍네요.
이 책이 재미있고 실감나는 이유는 맛보기 만화, 지도와 사진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역사가 숨겨져 있는 곳의 현재의 지도와 그것을 부연 설명하는 사진, 알쏭달쏭 역사 확대경을 통해 숨겨져 있는 역사를 더욱 심도 있게 이야기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서울에서만도 이렇게 볼 만한 곳들이 많음에 새삼 놀라게 되네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죠. 이제 이곳들을 지날 때 우리 조상들의 아픔과 슬픔 회환과 숨은 뒷이야기가 생각날 것 같네요. 일부러 먼 곳까지 여행을 떠나 역사 공부를 하는 것 보다 더 알차고 재미있는 역사여행이었어요.
조금 있으면 날씨가 따뜻해지겠지요. 숨은 역사이야기 1권의 책을 가방에 담고 아이들과 서울 나들이 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그때는 제가 서울 곳곳에 숨어 있는 역사 이야기를 해 주는 가이드가 되어 있을 것 같네요. 아이도 재미있게 보았지만 엄마 또한 재미나고 유익한 시간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