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 바꿔 주세요! 책이 좋아 1단계 1
노경실 지음, 이형진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 아이들은 자신의 짝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된다.  기왕이면 재미있고 깔끔한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와 짝이 될 친구를 기다렸던 옛 생각이 나는데 요즘의 아이들도 그때와 그리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작년에 1학년이었던 우리 아이는 굉장히 입이 무거운 아이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태권도장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엄마인 내가 물어보지 않으면 그다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는 엄마 옆에 앉아서 1시간정도를 떠드는데 작년에 아이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난다.  “엄마, 내 짝꿍은 나처럼 말이 없어.  그래서 좋아.” 그 친구가 좋다며 그 친구 집에 놀러가고 싶다던 아이.  그런 다음 일주일 만에 다시 바뀐 짝꿍을 두고 “엄마, OO는 정말 싫어.  내 책에다가 낙서를 해서 선생님한테 일렀어. 그래서 정말 싫어.” 일주일에 한 번씩 바뀌는 짝꿍을 두고, 한주동안은 울상으로 한주동안은 활짝 웃는 얼굴로 학교생활을 했던 아이의 얼굴이 책 속의 경지의 얼굴위에 덮어진다.

 

잔뜩 기대했던 짝꿍이 말도 안 돼는 약(절대로 헤어지지 않는 약)을 만들겠다고 하고 더럽고 지저분하고 거기에다가 소리까지 지른다면.  나 같아도 비호감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나 주인공 경지도 그런 짝꿍 때문에 걱정이 많다.  친구들에게 부탁도하고 선생님께 사정도 해보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하지만 짝꿍 준수의 사정을 알고부터는 준수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이 책은 내가 6살 아이와 9살 아이를 옆에 앉혀두고 읽어 주었다.  큼직큼직한 글씨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때문에 두 아이 모두가 너무나 좋아한다.  짝꿍을 바꿀 수 없다면 학교를 바꾸겠다는 경지,  그 말에 차라리 엄마를 바꾸라는 엄마, 독재자인 누나를 바꿔 달라는 동생, 약을 올리며 “아빠는 안 바꿀 거지?”물어보는 아빠.  어찌 그리 우리 집 모습을 담고 있는지 책을 읽으며 한참을 아이들과 웃었다.

 

짝꿍 때문에 힘들어 하면서도 짝꿍의 새로운 사실을 통해 짝꿍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경지의 모습을 통해  우리 아이들도 친구들을 사귐에 있어서 보여 지는 외모가 아닌 그 사람의 진실과 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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