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이는 작가와 몽상가가 되어 본다.

글쓰기가 재미있는 글쓰기 책
위베르 벤 케문 지음, 권지현 옮김, 로뱅 그림 / 미세기 / 2009년 11월

글쓰기는 아이에게나 어른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조차도 때로는 번거로울 만큼 예전의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아이에게는 “너는 왜 그렇게 일기 쓰는 것을

싫어하니~~“하고 잔소리를 하기도 하고, 핵심을 찍어내지 못하는 독후감을 보며

답답해하기도 했다.

그런 내 마음이 출판사에 전해졌나보다. 

내가 꼭 원했던 그런 책이 만들어 졌으니 말이다.

<글쓰기가 재미있는 글쓰기 책>. 

이 한권을 읽고 정말로 우리아이가 글쓰기를 재미있어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와 읽어 보았다.  한권의 책과 <틀려도 되는 연습장 1권>

연습장 속에는

누구나 글을 한 번에 완성할 수는 없어요.  연습장을 펼쳐 보세요.

책에서 본 것과 똑같이 생긴 종이들이 나올게예요.  크기도 똑같아요.  먼저 연습장에

써 보세요.  쓰다 틀리면, 지우고 다시 시작하면 돼요.  여러분이 쓴 글이 정말

마음에 들 때까지요.  다 됐으면 책에 그대로 옮겨 적으세요. 

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  그래 맞아 누구나 처음부터 잘 쓸 수는 없지. 

그러니깐 꾸준히 연습을 하는 거고 그러면 나도 좋아 질 거야 하는 새로운 희망을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주는 듯한 느낌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작가 위베르 벤 케문은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글감을 제공하고

있다.  막연하게 던져주는 하얀 종이가 아닌 배경을 정해주고 때로는 조금 더 자세히

알려주고 나머지는 아이들이 창의적으로 생각하여 빈 공간을 채워 나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렇게 하나하나 채워 나가다 보면 작가가 지은 책이 아닌 우리아이들이

만든 최초의 작품이 완성될 것이고 이것은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이 고스란히 책 한권을

만들었다는 성취감으로 이어질 것 같다.

책에다 바로바로 작성하는 글쓰기가 아닌 연습장에 쓰고 지우고를 반복해서

최종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글이 나올 때까지 우리아이는 연습할 것이다.

이야기의 흐름에 맞게 쓰는 것도 좋겠지만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부분부터

이야기를 채워나가는 것도 나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아이는 연습장 속 자신이 원하는 페이지를 펴고 작가가 되어 본다.

주어진 배경과 상황, 그 속에서 우리아이는 작가와 몽상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