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꿍 김은실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9
이규희 지음, 박영미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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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저희 학창시절을 따뜻하게 만들었던 친구가 있었어요.  너무 작아서 나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아이.  어딘지 얼굴이 어둡고 무엇인가에 억눌려 있는 것 같은 그런 모습 때문에 다른 아이들이 그 아이를 많이 피했던 것 같아요.  그런 아이가 저에게 작은 선물을 하더군요.  자신의 마음을 담은 목도리와 모자.  누가 그것을 주었는지 몰라 궁금해 할 때 그 아이가 말했죠.  “너랑 친구하고 싶어”  그 이후 그 아이와 마음을 주고받는 좋은 친구로 지냈던 것 같아요.




책 속의 한결이를 보며 그 친구가 많이 생각났어요.  엄마의 가출 때문에 힘들어 하는 아버지와 그로 인한 아버지의 술과 괴롭힘.  그것이 고스란히 한결이가 친구들을 괴롭히는 행동으로 나오죠.  그런 한결이를 아이들이 좋아할 이유가 없고요. 




어느 날 엽기토끼를 닮은 은실이가 전학을 오면서 한결이의 짝이 됩니다.  은실이가 주었던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무서워한 한결이는 친구들에게 무안을 당하고 그로 인해 은실이가 점점 미워지죠.  하지만 자신의 괴롭힘조차도 따스한 마음으로 받아주는 은실이가 점점 더 좋아집니다.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겁내지 않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합니다.  한결이는 줄넘기에 힘들어 하는 은실이에게, 은실이는 애벌레를 무서워하는 한결이에게, 한결이는 엄마의 가출로 겁먹어 하는 아빠에게.  이 한마디가 서로를 잘 이해하는데 결정적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가 친구를 사귀는데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모든 문제에게도 이 말이 적용될 것 같네요.  어떤 새로운 일을 할 때도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도, 누군가를 이해할 때도 정말 겁내지 않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들 책이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이에게는 소외된 주위의 친구들을 한번 둘러볼 수 있게, 어른들에게는 옛 친구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을 느끼게 했던 책이네요.




엽기토끼처럼 생긴 은실이의 익살스런 그림들이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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