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울지마세요
샐리 니콜스 지음, 지혜연 옮김, 김병호 그림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백혈병에 걸린 11살짜리 샘.  두 번의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병이 재발하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친구 펠릭스와 함께 자신에게 다가올 죽음을 준비한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펠릭스와 아빠의 도움을 받아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는 모습이 의연하기 짝이 없다.  사랑했던 친구를 먼저 보내고 힘들어 했을 샘.  자신이 죽음으로 내 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가족과 주위의 사람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어린 아이 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어른스럽다.  호기심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았던 샘은 잠을 자다가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했다.

책을 읽으면 백혈병으로 돌아가신 아빠가 생각났다.  백혈병이라는 사실을 알고 6개월 만에 우리와 이별을 맞이했던 아빠였는데.  세상의 좋은 것, 나쁜 것을 모두 경험했던 아빠는 방법은 달랐지만 샘과 같이 평화롭게 죽음을 준비하셨다.  가족들에게는 좋은 아빠, 좋은 할아버지, 좋은 남편으로 남고 싶으셨나보다.  연세가 많으셔서 항암치료를 더 이상은 못 받는다는 의사의 말에 조금은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셨지만 우리 앞에서는 항상 웃고 계셨었는데.  그 웃음을 지금은 볼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 한쪽이 아려 온다.

11살짜리 아이의 죽음을 바라보며,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다.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죽음.  어떤 이에게는 남들보다 더 빨리 또 어떤 이에게는 남들보다 더 늦게 다가오는 죽음.  그런 죽음이 나 에게도 다가 올 것임이 틀림이 없을 텐데.  나는 과연 샘처럼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배려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자신이 없다.

 

아직 아이에게는 읽어 보라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지금 읽어도 이해를 하지 못할 테니깐.  하지만 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 읽어 보라고 권해 주고 싶다.  샘이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며, 삶의 순간순간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아이 스스로 알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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