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 과감히 덜어내는 힘
마이클 바스카 지음, 최윤영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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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페이스북 친구가 156명입니다. 페이스북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사람에 비하면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친구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다 읽기에는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을 하면서 글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제 타임라인에 올라오는 글을 적당히 골라서 구성해주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직접 리스트를 구성해서 구성해야하는 트위터와 달리 페이스북이 사람들에게 편하게 남아있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디어·콘턴츠에 대한 전문가인 마이클 바스카가 쓴 책인 [과감히 덜어내는 힘 큐레이션]은 말 그대로 '큐레이션'에 대한 책입니다.


 '1부 왜 덜어내야 하는가'에서는 산업혁명 이후로 200년 동안 긴 호황의 시대를 거치면서 축척된 기술의 발전과 인구의 증가가 모든 것이 넘치는 '과잉사회'를 만들었고 그 때문에 더하는 것이 아닌 덜어내는 '큐레이션'이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4장 '우리는 왜 창조적인 것을 선망하는가'에서 새로운 뭔가를 만드는 창조성과 창조적 해결 과정에서 나타나는 창조성을 구분하면서 '창조성, 혁신, 성장' 세 분야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언급합니다.


 '2부 어떻게 덜어낼 것인가'에서는 큐레이션의 탄생에 대해서 설명하는 5장,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려주고 6장과 큐레이션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7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블록버스터와 넷플릭스의 예에서 큐레이션이란 무언가 선별하는 과정만이 아닌 무언가를 선별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태깅이라는 또다른 형태의 큐레이션을 봤습니다. 숨겨진 가치를 드러내기도 하고 선택을 줄여주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의 큐레이션 작동 방식과 효과도 보여줍니다.


 '3부 어디에 적용할 것인가'는 문화, 인터넷, 비즈니스, 개인이라는 각 영역에서 큐레이션을 적용하는 사례들을 보여줍니다. 1·2부에서도 여러 사례들이 나오지만 3부는 특히 각 분야별로 여러 사례가 나옵니다. 각 사례를 통해서 다양한 방식의 큐레이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책 말미에 지적하고 있는것처럼 어떤 단어로 지칭하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는 우리 주변에도 늘 '큐레이션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직업으로가 아니더라도 일상 생활 속에서 무의식중에 다양한 모습의 '큐레이션'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과감히 덜어내는 힘 큐레이션]을 읽으면서 제가 하고 있는 여러 가지 모습의 '큐레이션'을 돌아봤습니다. '큐레이션'이라면 과잉의 시대에 필요한 것을 선별해줘야 하지만, 혹시 '큐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또다른 과잉을 만들고 있는건 아닌가 고민하며 책을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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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빌리지 - 발칙한 질문과 창의적 상상력, 우리 가족의 과학 호기심!
김병민 지음, 김지희 그림 / 동아시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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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 때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과학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쪽지에 뭐든지 궁금한걸 적어내라고 하셨습니다. 적어낸 질문 중에 적당히 골라서 과학 원리를 설명해주셨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늘 궁금한게 많아서 질문을 자주 했지만 늘 만족스러운 답을 듣지 못해서 아쉬워했던 저였지만, 정작 수업시간에 궁금한걸 적으라고 하니까 마땅히 질문할 꺼리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따져보면 대충 그 무렵부터입니다. 도서관에 다니게 되었고, 궁금한게 있으면 누군가에게 질문하기보다 직접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동아시아에서 이번에 나온 [사이언스빌리지]를 보면서 궁금한게 너무 많았던 어린 시절의 제가 떠올랐습니다.


 [사이언스 빌리지]는 일상 생활에서 만나는 여러가지 상황 속에서 생긴 과학적인 궁금증에 대해서 아버지가 아들과 나누는 이야기 입니다. 도심의 밀리는 차 속에서 지루해하다가 브레이크등의 붉은 색에 대해서 얘기하고, 탄산음료를 먹은 후 양치하라는 소리에 싫증내다가 산염기와 영양분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TV속 예능에서 오로라를 보러간 출연자들을 부러워하다가 플라스마까지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궁금한게 뭐야'라는 질문을 받고 떠오른 궁금증이 아닌 일상 생활에서 언제든지 생길 수 있는 호기심을 너무 편한 상대인 아버지가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설명해주는 대화이기 때문에 아이들 눈높이에 최대한 맞춰서 말하고 있고, 이해하기 쉽도록 곳곳에 저자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 들어가있습니다. 그렇다고 동화책처럼 어른이 보기에 심심한 책은 아닙니다. 책에는 모두 26개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그들 중 제 전공과 관련되지 않은 부분이나 평소에 관심이 적었던 분야에 대한 부분은 읽으면서 그런 원리였구나하고 새로 알게되거나 맞아 이런거였지 하고 옛생각을 떠올리기 일쑤였습니다.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219쪽부터 30여페이지 정도 펼쳐지는 '그림 용어' 부분입니다. 각 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는동안 나온 여러 용어들을 한글과 영어로 정리한 부분입니다. 용어 뿐 아니라 본문에 나왔던 그림 중에 필요한 그림도 다시 그려서 정리해놨습니다. 167페이지에 나온 SI UNITS을 왼쪽·오른쪽으로 나눠서 영어와 한글로 정리한 페이지를 펼쳐보고는 푹 빠져서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녁먹을 때 페이스타임으로 영상통화를 한 조카 생각이 났습니다. 궁금한건 많지만 아직은 알아들을 수 있는 나이도 아닌 조카가 좀 더 커서 제 설명을 알아들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조카를 데리고 앉아서 함께 [사이언스빌리지]를 읽고 싶습니다. 물론 책 한 권으로 궁금한게 끝날 리가 없습니다. 추천사에서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은 '질문은 대답을 낳고 다시 대답은 새로운 질문을 낳는다'라고 하셨습니다. [사이언스빌리지]를 읽으면 새로운걸 알게된걸로 끝날리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읽으면 [사이언스빌리지]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질문이 끊이지 않을게 분명합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과학으로 그리고 세상으로 한 발 더 내딛을 수 있게될터입니다.


"책은 아이들에게, 그리고 또 어른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그 속에서 자신은 누구이고, 인간은 어떤 가치를 두고 살아가야 하는지. 물에 빠져 죽어가는 작은 참새를 왜 구해야 하는지, 그것이 어떤 가치를 지녔는지. 스스로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해지길 바랍니다."

-'상상은 모든 새로운 것의 시작입니다' [사이언스빌리지] 저자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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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건으로 본 초대 한국교회사 - 한국개신교 역사의 최초 45가지 사건들
옥성득 지음 / 짓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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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다닐 때 제가 가장 좋아했던 교과서는 '사회과 부도'였습니다. 주로 글로 되어있는 사회 교과서에 다 싣지 못한 지도나 도표 자료를 따로 모아서 별도의 책으로 만든 교과서였습니다. 아무래도 도표보다는 지도가 눈에 잘 들어왔습니다. 친구랑 지도에서 도시 찾기 퀴즈를 서로 내고 맞추고 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첫 사건으로 본 초대 한국교회사>를 읽으면서 이상하게 학창시절 사회과 부도 교과서가 생각났습니다. 이 책이 같은 저자가 쓴 <다시 쓰는 초대 한국 교회사>와 와 같은 시대를 다루고 있지만 첫 사건들만 모아서 별도의 책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인지 장소별로 나누어서 책의 1부에서 4부까지 구성을 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책 속에 나오는 몇 장의 선교 여행 지도가 제게 강렬한 인상을 주어서일수도 있습니다.



 앞서 잠시 언급한것처럼 <첫 사건으로 본 초대 한국교회사>는 1부 해외에서 한국으로, 2부 서울에서, 3부 서북 지방으로 그리고 마지막 4부 전국으로 부분까지 지역으로 나눈 후 각 지역에서는 대체로 시간순서를 따라 첫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부와 4부는 서울과 전국으로 나뉜것 같지만 실상은 1900년을 기준으로 이전 사건은 2부에서 이후 사건은 4부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일어난 일을 말하는 1부와 서북지방을 다루는 3부 또한 시간을 크게 거스르는 흐름은 아닙니다.


 책이 나오기 전에 존경하는 선배님이 저자인 옥성득 교수님을 만나서 식사한 이야기를 해주셨었습니다. 세 사람이 함께 식사를 했는데 동석한 또다른 분이 특정한 현안에 대해서 한참 말씀하시면 가만히 듣고계시던 옥교수님께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그 사건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어서 지금까지 흘러왔는지를 설명해주셨답니다. 지난 30년간 각종 1차 사료를 읽어오신 옥교수님이시기에 그런 일이 가능한거 같다는 얘기를 듣고 선배님이 부러웠습니다. <첫 사건으로 본 초대 한국교회사>를 한꼭지씩 읽으면서 옥성득 교수님과 식사하실 때 선배님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조금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 사건으로 본 초대 한국교회사> 속 마지막 첫 사건은 1910년 4월에 나온 성경전서 번역 완성입니다. 1882년 첫 복음서가 만주 선양에서 발간된 후 1910년 4월에 구약이 완역되면서 전체 성경의 번역이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성경의 번역은 1910년에 일제의 식민지가 되면서 일본어 교육이 강화된 가운데 한국어를 지키는데 도움을 주면서 동시에 성경을 읽고 자란 첫 세대들이 사회참여도 적극적이었습니다. 책에서는 맥켄지 기자를 인용하여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은 세대가 불의한 정권이나 폭정을 만나면 그 세대가 종식되거나 불의와 폭정이 종식된다.

-첫 사건으로 본 초대 한국교회사,옥성득 저, 짓다, 395쪽 중에서



 성경이 완역된 지 100년이 지났고, 그동안 여러 종류의 한글 성경이 번역되었습니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누구나 여러 가지 버전의 한글 성경을 접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와 동시에 누가봐도 불의한 정권이 판치는 시대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성경이 어떤 의미인지 아니 저에게 성경은 어떤 책인지 고민하면서 <첫 사건으로 본 초대 한국교회사>를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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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초대 한국교회사
옥성득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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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날 때부터 교회를 다녔습니다. 교회 주일학교에서 주기적으로 성경 퀴즈 대회를 했습니다. 교회에서 잘 하면 지역대회에 나가고 거기서도 잘 하면 전국대회에 나가기도 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교회가 속한 교단인 성결교단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대회라고 기억합니다. 동생이 전국대회에 나간 덕분에 곁다리로 껴서 저도 전국대회에 나가서 시험을 쳐 본 경험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교회에서까지 공부를 해야한다는 싫은 마음과 부모님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멀리까지 여행을 한다는 좋은 마음이 섞인 심정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이왕 참석하는거라면 학교 공부하듯이 열심히 했다면 어땠을까하고 약간 후회했었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굳이 열심히 하지 않았음에 대한 후회라기보다 교회와 세상을 분리했음에 대한 반성이었습니다. <다시 쓰는 초대 한국 교회사>를 읽으면서 어린 시절 성경 퀴즈 대회에 참석하면서 열심히 하지않았던, 그래서 왜 교회와 세상을 나눠서 생각했을까 후회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지난 봄에 읽은 <한국 기독교 흑역사>를 읽을 때만해도 아무도 지난 시간 교회가 걸어온 길을 알려주지 않았음을 안타까워 했는데, <다시 쓰는 초대 한국 교회사>를 읽으면서 인류의 혹은 우리 민족의 역사에 대한 관심은 있었으면서 아니 '기독교' 자체의 역사에도 관심은 가졌으면서 '한국 교회사'에 대해서 공부할 생각은 제대로 하지 못했음을 반성했습니다.


2016/05/17 - [2016/Book] - <한국 기독교 흑역사> 한국 기독교의 꼭 필요한 기억을 찾아가다


 <다시 쓰는 초대 한국 교회사>는 미국 UCLA에서 연구하시는 옥성득 교수님이 쓰신 책입니다. 책은 대표적인 두 가지 기독교 사관을 살펴보는 1부, 여러 선교사에 대해 소개하는 2부, 초대 한국 교회에 초점을 맞춘 3부, 한국 교회에서 드려지는 각종 예배들의 기원을 살펴보는 4부 그리고 마지막 5부에서 초대 한국 교회에서 논쟁했던 쟁점들을 살펴보는 구조로 채워졌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그리고 왜 이런 모습일까 고민하게 만든 여러 교회 안의 모습들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책입니다. 책 제목에 '교회사'가 들어있지만 '초대 한국 교회사'를 다루기 때문에 책 전체가 시간 순서로 구성되어있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책의 머리말에서 저자가 직접 밝히고 있듯이 ''적당히 만들어진 이야기나 역사적 오류들이 검증 없이 재생산되는 역효과'를 바로잡기 위한 책이니만큼 방대한 1차 자료를 바탕으로 하나하나의 사건 혹은 주제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도록 쓰였습니다.


 그 바람에 책을 띄엄띄엄 읽어서는 초대 한국 교회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흐름이 머리속에 그려지지 않는다는게 하나 남는 아쉬움입니다. 아직도 역사는 공부해야하는 과목의 하나라는 선입견에 중고등학교 국사 교과서같은 책을 기대하고 있는 제가 이상한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고보면 어린시절 국사 교과서를 알지도 못했지만,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읽은 덕분에 고려 이전의 역사는 제 머리속에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을 소개하면서 리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지난 역사를 바로 알고, 온전히 돌아보고 그를 바탕으로 바른 길을 가는 이 땅의 교회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비록 허구일지라도 감동만 주면 좋은 걸까?...(중략)... 목사들과 신학자들 그리고 기독 문인들은 신자들의 인격과 삶을 변하게 하고 실천을 통해 사회운동으로까지 나아가게 하는 글을 쓰고 말씀을 전해야 한다. 그리고 이때 반드시 하나님의 말씀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그 내용을 전해야 한다. 모로 가도, 넓은 길로 가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서울로만 가면 되는 것이 아니다. 바른 길, 좁은 길로 가지 않으면 천국에 갈 수 없다.

 -다시 쓰는 초대 한국 교회사, 옥성득 저, 새물결플러스, 155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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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9회말 - 반전은 지금부터
정광민 지음 / 더로드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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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를 좋아합니다. 따로 저녁약속 없는 저녁이면 6시 반부터 응원하는 팀 경기중계를 보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같이 근무하는 분과 나란히 컴퓨터 앞에 앉아서 야구를 보는날이면 프로야구 5경기 모두를 모니터에 띄워두고 중계를 보기도 합니다.

 야구와 관련된 가장 널리 알려진 격언이라면 메이저리그 뉴욕양키스의 포수였던 요기베라가 뉴욕메츠 감독시절에 했다고 알려진 "끝날 때까지는 끝난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말입니다. 미묘한 심리묘사를 잘 하는 일본 만화작가 아다치 미츠루의  H2 초반부에 주인공 친구인 포수가 던지는 '타임아웃이 없는 게임의 묘미를 알려주지'라는 말은 요기베라의 말만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제가 참 좋아하는 대사입니다.

 '어쩌다 9회말 / 반전은 지금부터'이라는 책 제목을 듣는 순간 야구에대한 말이지만 인생에도 잘 어울리는 '끝날때까지는 끝난게 아니다'와 '타임아웃어 없는 게임의 묘미를 알려주지'가 생각나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5꼭지에서 7꼭지의 글이 모인 장이 전부 7개가 있습니다. 각각의 장에 제목이 있지만, 각 장에 포함되어있는 꼭지글들이 딱히 개연성이 넘치지는 않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꼭 순서대로 전체를 읽지 않아도 괜찮은 책입니다. 잠시 한숨 돌리는 순간에 책을 들고 아무쪽이나 펼쳐서 읽어도 되고, 목차를 살펴보고 관심가는 글을 읽어도 됩니다.

 책 앞날개에 적혀있는 저자의 소개 정도가 제가 저자에 대해서 아는 내용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시행착오를 부추기는 응원단장을 자처한다는 대목입니다. 처음 책을 펼쳐서 저자소개부분을 읽을 때부터 책의 상당부분을 읽어나갈때까지는 실망에 가까운 평가를 하고있었습니다. 저자소개 마지막 부분에 '오늘도 그녀는 당당하게 그라운드를 누빈다.'라고 되어있지만 저자는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이기보다 응원 단장에 더 가깝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선수에 가깝든 응원 당장에 가깝든 어짜피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사는건데 뭐가 상관이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출판가에 쏟아지는 수많은 책들이 힘들고 어렵지만 자꾸 시도하라고 말하는데 이런 책들은 개인이 힘든 이유를 온전히 개인에게 돌리기만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사회가, 시스템이 조금만 잘 갖추어져있다면 개인이 좀 더 쉽게 시도할 수 있을테고 그러다보면 필요한 성취를 이룰 수도 있습니다. 책 뒷부분에 나라별로 실패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는 부분을 보면 저자도 제가 언급한 부분을 아예 모른체하지는 않습니다.

 책 중간즈음을 읽을때까지는 실망에 가까웠지만, 책 마지막장을 덮을 때는 읽기를 잘 했다고 생각이 바꼈습니다. 저자가 정말 선수가 아니라 응원 단장이라해도 응원석위에 서있는 순간에는 그 자리가 저자의 현장입니다. 어디에 서 있더라도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좌절하지않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라는 저자의 말을 공허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야구는 투수가 공을 던져야 경기가 진행됩니다. 투수는 투구판을 밟아야만 하고, 타자는 타석에 들어서야만 합니다. 타자가 아무리 강해보여도 투수는 투구판을 밟고 공을 던져야만 하고, 투수가 아무리 강속구 투수라도 타자는 타석에 들어가서 배트를 휘둘러야 경기가 진행됩니다. 자신의 공을 던질 용기와 스스로의 힘으로 공을 쳐내기 위해 배트를 휘두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팁을 책 속에서 얻은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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