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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건으로 본 초대 한국교회사 - 한국개신교 역사의 최초 45가지 사건들
옥성득 지음 / 짓다 / 2016년 10월
평점 :
중학교 다닐 때 제가 가장 좋아했던 교과서는 '사회과 부도'였습니다. 주로 글로 되어있는 사회 교과서에 다 싣지 못한 지도나 도표 자료를 따로 모아서 별도의 책으로 만든 교과서였습니다. 아무래도 도표보다는 지도가 눈에 잘 들어왔습니다. 친구랑 지도에서 도시 찾기 퀴즈를 서로 내고 맞추고 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첫 사건으로 본 초대 한국교회사>를 읽으면서 이상하게 학창시절 사회과 부도 교과서가 생각났습니다. 이 책이 같은 저자가 쓴 <다시 쓰는 초대 한국 교회사>와 와 같은 시대를 다루고 있지만 첫 사건들만 모아서 별도의 책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인지 장소별로 나누어서 책의 1부에서 4부까지 구성을 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책 속에 나오는 몇 장의 선교 여행 지도가 제게 강렬한 인상을 주어서일수도 있습니다.
앞서 잠시 언급한것처럼 <첫 사건으로 본 초대 한국교회사>는 1부 해외에서 한국으로, 2부 서울에서, 3부 서북 지방으로 그리고 마지막 4부 전국으로 부분까지 지역으로 나눈 후 각 지역에서는 대체로 시간순서를 따라 첫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부와 4부는 서울과 전국으로 나뉜것 같지만 실상은 1900년을 기준으로 이전 사건은 2부에서 이후 사건은 4부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일어난 일을 말하는 1부와 서북지방을 다루는 3부 또한 시간을 크게 거스르는 흐름은 아닙니다.
책이 나오기 전에 존경하는 선배님이 저자인 옥성득 교수님을 만나서 식사한 이야기를 해주셨었습니다. 세 사람이 함께 식사를 했는데 동석한 또다른 분이 특정한 현안에 대해서 한참 말씀하시면 가만히 듣고계시던 옥교수님께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그 사건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어서 지금까지 흘러왔는지를 설명해주셨답니다. 지난 30년간 각종 1차 사료를 읽어오신 옥교수님이시기에 그런 일이 가능한거 같다는 얘기를 듣고 선배님이 부러웠습니다. <첫 사건으로 본 초대 한국교회사>를 한꼭지씩 읽으면서 옥성득 교수님과 식사하실 때 선배님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조금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 사건으로 본 초대 한국교회사> 속 마지막 첫 사건은 1910년 4월에 나온 성경전서 번역 완성입니다. 1882년 첫 복음서가 만주 선양에서 발간된 후 1910년 4월에 구약이 완역되면서 전체 성경의 번역이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성경의 번역은 1910년에 일제의 식민지가 되면서 일본어 교육이 강화된 가운데 한국어를 지키는데 도움을 주면서 동시에 성경을 읽고 자란 첫 세대들이 사회참여도 적극적이었습니다. 책에서는 맥켄지 기자를 인용하여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은 세대가 불의한 정권이나 폭정을 만나면 그 세대가 종식되거나 불의와 폭정이 종식된다.
-첫 사건으로 본 초대 한국교회사,옥성득 저, 짓다, 395쪽 중에서
성경이 완역된 지 100년이 지났고, 그동안 여러 종류의 한글 성경이 번역되었습니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누구나 여러 가지 버전의 한글 성경을 접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와 동시에 누가봐도 불의한 정권이 판치는 시대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성경이 어떤 의미인지 아니 저에게 성경은 어떤 책인지 고민하면서 <첫 사건으로 본 초대 한국교회사>를 덮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