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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래보고서 2045 - 더 이상 예측 가능한 미래는 없다
박영숙.제롬 글렌.테드 고든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새해가 되기 얼마 전 웹상에 과거에 예측한 2015년 여대생의 모습에 대한 이미지(http://m.nocutnews.co.kr/news/1063263)가 떠돌았습니다. 1995년에 한 잡지에서 그 해에 태어난 아이들이 스무살 대학생이 될 2015년을 상상해서 쓴 기사의 내용이었습니다. 외부환경에 따라 모양과 색상이 달라지는 기능성 옷이나 필기구만한 전자총 등 현재와도 조금은 거리가 먼 내용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모습은 조금 다르지만, USB, 스마트폰 , 전자책 등 과거에 짐작한 아이템의 상당수가 더이상 상상속의 미래가 아닌 현실속의 지금 존재하고 있습니다.
유엔미래보고서는 어쩌면 1995년에 20년 후의 미래를 상상해 본 잡지 속 한 장의 이미지와 같습니다. 2015년 지금 현재를 바탕으로 2045년 미래의 모습을 예측한 책입니다. 당연히 잡지 속 이미지보다는 훨씬 많은 과학 연구와 미래 예측을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20년 전 한 잡지의 미래예측기사를 보면서 잠시 95년도를 떠올려봤습니다. 새삼 인류의 기술 발전이 놀랍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그 놀라운 기술 발전이 과거 예측한 미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깨닳았습니다. 인류 기술이 인간의 상상력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기에 과학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한 미래학이라는 분야가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미래연구 싱크탱크인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한국 지부 (사)유엔미래포럼대표인 박영숙 이라는 분이 쓰신 책입니다. 공동저자로는 밀레니엄 프로젝트와 세계미래연구기구협의회 회장인 제롬 글렌이라는 분이 올라가있습니다. 두 저자가 속해있는 ‘밀레니엄 프로젝트’에 속해있는 여러 연구인력들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 아닌가 짐작해봅니다.
책 서두에 ‘미래 연대표’ ‘2045 메가트렌드’ ‘2045년 일상의 가상 시나리오’ 부분은 꼭 앞서 얘기한 ‘2015년 여대생의 모습’을 떠올리게합니다. 그 뒤 본론 부분에서 책은 크게 Part 1에서 Part 4 까지 네 부분으로 나뉘어있고, Part4를 제외한 세 Part는 A 파트에서 주로 미래상황을 예측하고 B 파트에서 예측되는 미래를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파트는 적게는 8 꼭지에서 많게는 12 꼭지의 글들이 있습니다. 각 파트에서 주로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Part 1 - A 늘어나는 수명, 희미해지는 ‘인간’의 경계
: 건강관리 및 의료기술의 발달
Part 1 - B 삶과 사랑과 죽음이 뒤바뀌는 한국의 미래
: 공유경제, 나노기술, 3D프린팅 등 다양한 미래사회의 갖가지 모습
Part 2 - A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은 인공지능, 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AI 로봇
: 인공지능 및 다양한 분야의 로봇
Part 2 - B 인공지능과 로봇에게 빼앗기는 일자리의 대안
: 미래 직업환경의 여러가지 모습
Part 3 - A 지구를 들끓게 하는 온난화의 심각성
: 지구 온난화의 현실과 미래
Part 3 - B 가장 뜨거운 미래 산업, 에너지
: 여러가지 대체에너지
Part 4 미래 주요 도전과제 15
: 미래를 위해서 고민해야할 각 분야의 과제
책은 전체적으로 짧은 글들이 모여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각 파트마다 약간은 입장의 차이가 느껴집니다. 예를들면 Part - A에서는 건강 및 의료기술의 발달이 가져올 장점을 주로 얘기하고있고, Part 3 - A 에서는 온난화로 인한 심각한 문제만을 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로 인해서 Part 1 - A 에서 예측한 미래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다뤄야 할 Part 1 - B 에서는 A와는 조금 거리가있는 이야기가 나열되고있고, Part 3 - B에서 얘기하고 있는 갖가지 대체에너지는 개발되기만 하면 문제가 없을 것처럼 묘사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미래에 대한 상상도가 아닌 미래학의 측면에서 나온 책인만큼 여러 상황들의 양면을 다루는데 조금 더 애썼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 책 Part 4 ‘미래 주요 도전과제 15’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인상깊었던 대목은 ’05 장기적 관점의 정책 결정’ ’15 윤리적 의사결정’ 두 부분이었습니다. 책에서 보여주려는 미래의 모습이 워낙 다양한 부분이기 때문에 하나의 분야 및 현상을 다른 글 한 꼭지에서 다양한 측면을 말해주거나 충분한 논의를 하고있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눈 앞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한 걸음 물러서서 조금 먼 미래를 이야기해주고있는 ‘유엔미래보고서 2045’야말로 ‘장기적 관점’을 지닌 책이고, 이 책이 말하고자하는 미래에 대한 대비는 결국 ‘윤리적 측면’에서 조금이라도 옳은 방법들을 선택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