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마지막 수업 - 삶의 마지막 순간에 비로소 보이는 것들
모리 슈워츠 지음, 김미란 옮김 / 부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모리와 함께한 마지막 수업 _ 모리 슈워츠>


📍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배우면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알 수 있고,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배우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알 수 있다.
몸이 아프더라도 세상에는 노력과 에너지를 쏟아부을
다른 건강하고 즐거운 일이 얼마든지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P.53

- 나는 애도란 삶에, 유한한 삶에 경의를 표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P.88

- 남자 파도가 대답했습니다.
“모르는구나? 우린 조금 있으면 해안에 부딪혀 사라져 버리고 말 거야.”
그러자 여자 파도가 말했습니다.
“너야말로 모르는구나. 우린 파도가 아니라 바다의 일부야.” P.302


💡
사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해 온 말들이다.
사랑, 관계, 삶의 태도 같은 것들.
그래서 자칫하면 “다 그래, 그렇지” 하고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의 상황과 나이
그리고 삶의 끝자락에서 이 말들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읽게 될 때
전혀 다른 깊이로 다가온다.

비판하거나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나의 현재 태도와 비교해 보게 된다.

💡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끊임없이 연필을 들고 밑줄을 그었다.

이건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부분,
이건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루게릭병으로 몸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상황에서도
모리가 좌절에 빠지기보다 그 순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라도 찾으려 했다는 점이다.
도움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삶의 태도만큼은 스스로 선택하고 있었고
그 모습은 감동을 넘어 존경이라는 감정으로 남았다.

💡
언젠가는 나 역시 지금의 젊음과 건강을 당연하게 누릴 수 없는 날이 오겠지만
그때에도 나라는 사람의 존엄과 가치는 육신의 자유보다
어떤 마음으로 선택하며 살아가는지, 어떤 태도로 삶을 받아들이는지에
달려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요즘 내가 중요하게 느끼는 고요함과 평안함에
가장 가까운 방식으로 다가온 책이었다.
삶의 소음을 조금 줄이고 싶을 때 조용히 펼쳐보기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나의 완벽한 장례식 _ 조현선>


📚 간단 줄거리

스무 살의 주인공 나희는 병원 매점에서 야간 근무를 시작한 뒤,
인적 드문 밤마다 설명할 수 없는 존재들과 하나둘 마주하게 된다.

반려묘를 가게에 홀로 남기고 온 미용실 아주머니,
치매 걸린 아내를 돌보는 사장님, 홀로 세상에서 고립되어 간 고등학생,
의료 기구에 연결된 채 괴로워 보이는 할머니 그리고 희귀병에 걸린 환자까지. 나희는 이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타인의 삶, 죽음에 관여하게 되고,
진실에 다가선다.

💡

그동안 판타지 소설에서 자주 보아온 배경은 서점이나 사진관,
카페처럼 비교적 익숙한 공간들이었다.
그런 점에서 <나의 완벽한 장례식>이 종합병원 안의 매점을 배경으로 삼은 것은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아프고 지친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이라는 설정만으로도
읽기 전부터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

💡

이 매점에는 눈을 감고도 끝내 놓지 못한 무언가를 품고 죽은 자들이
주인공 나희에게 다가와 부탁한다.
그 부탁들은 거창하지 않고 오히려 너무 사소해서 더 마음이 쓰인다.

망령이 드나드는 공간이라는 설정 때문에 으스스함도 있지만
이야기는 결국 따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야 할 이들이
마지막으로 웃음을 되찾는 장면에서는 안도와 함께 눈물이 자연스레 따라온다.

💡

이 소설은 공감의 폭도 아주 넓다.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주변의 친구들, 부모님, 그리고 나 자신의 마지막까지도 떠올리게 된다.

가독성도 좋아서 주말에 소파에 앉아
후루룩 읽기 좋고, 각 사연이 챕터로 나뉘어 있어
짬을 내어 끊어 읽기에도 부담이 없는 책이다.

서스펜스와 힐링이라는 상반된 분위기를 함께 느끼고 싶은
독자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

📍

- “사람들은 죽는 순간 마음을 꽉 잡고 있던 한 가지만 기억해. 죽음의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진짜 웒나는 바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거지.” P.54

- 세상일은 어떤 방식으로든 쉽게 풀리지 않았다.
완전한 행복은 참 먼 일이다. 어쩌면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몰랐다. P.93

- 삶만큼 죽음도 모두에게 고유한 것이다. 죽음의 순간이 모든 사람에게 다르듯 죽음 이후도 달랐다. P.10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의 문법
박민혁 지음 / 에피케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기억의 문법 _ 박민혁 >


💡
- 예전에 인간극장을 좋아하시는 아버지 옆에서
함께 봤던 에피소드 하나가 유독 기억에 남아 있다.

8살 차이의 연상연하, 사제지간이었던 부부의 이야기.
흔치 않은 설정도 있지만
무엇보다 서로를 대하는 태도가 참 보기 좋아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기억의 문법>을 쓴 박민혁 작가가
바로 그 에피소드의 주인공이다. 😊

💡
- 이 책은 잘 알려진 러브스토리만을 다루기보다
저자의 어린 시절의 기억과 가족에 대한 사랑,
그 기억들이 어떻게 삶의 선택과 용기로 이어졌는지를 담아낸 에세이다.

문학적으로 감성에 치우치기보다는
솔직하고 경험 위주의 기록에 가깝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했던 등산,
국내 산을 넘어 히말라야까지 함께했던 경험들과
가족과 함께 떠났던 여행, 따뜻했던 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한계를 만들기보다 세상을 보여주려 했던’
부모님의 태도가 인상 깊게 남는다.

💡
- 그런 기억들이 쌓이고 쌓여
힘들게 선택한 길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용기,
그리고 쉽지 않은 사랑을 선택할 수 있었던 마음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나는 가장 중요하게 느껴진다.

말로 딱 설명하긴 어렵지만
이런 경험과 기억들로 인해
지금의 삶과 사랑에 다다랐구나 싶었던 책.

삶을 단단하게 만든 기억과 사랑, 용기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


📍
가슴에 품고 사는 존재 하나쯤 다들 있지 않을까. 아무 말 없이 꼭 안아주고 싶은 존재가. P.57

📍
나는 나만의 우주선을 만들어 우주로 갈 것이다. 다시 지구로 돌아오지 않을 반직선의 여정을 떠나, 내 눈으로 우주를 보고 그곳에서 생의 마지막을 맞고 싶다. 물론 현실성은 거의 없다. 그래도, 꿈은 가슴을 뛰게 만들면 충분하지 않은가? P.69

📍
삶의 흔적이 녹아 있는 기억을 떠올리는 일, 그것의 문법이 있다면 사랑이 아닐까요. P.1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 바틀비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_ 김영웅 >

📍읽고 싶었던 마음

-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은 독서 모임의 기록을 담은 에세이다.
개인의 감상을 풀어놓는 일반적인 에세이라기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책을 읽으며 오간 생각과 질문들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 책에 가깝다.

좋아하지만 유독 어렵게 느껴지는 작가가 누구에게나 한 명쯤은 있을 것 같다.
나에겐 그게 도스토옙스키다.

톨스토이보다 그의 문학에 더 끌리면서도
끝까지 읽어낸 작품은 많지 않아 늘 마음 한쪽에 짐처럼 남아 있었다.

이 책은 나처럼 도스토옙스키의 세계에 들어가고 싶지만
어렵고 길다는 이유로 쉽게 손대지 못했던 독자에게
입문을 돕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준다.

📍 입문자를 위한 책

- 책은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초기·중기·후기로 나누어
출간 순서에 따라 소개한다.

저자의 반복 독서 경험에 더해
독서 모임 구성원들의 감상과 질문이 함께 실려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참여자들의 통찰이다.
아마추어라 소개되지만,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은 깊고 날카로우며
동시에 재치도 있어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부담이 없다.
지금 읽고 있거나 관심 있는 작품부터 골라 읽어도 충분하다.
저자는 작품을 어떤 방향으로 읽으면 좋을지,
어디에 주목하면 좋을지도 짚어주어
처음 도스토옙스키를 만나는 독자에게도 여유를 준다.

이미 읽은 작품은 다른 시선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고,
아직 읽지 않은 작품은 나에게 맞을 이야기를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완독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태도,
읽는 과정 자체를 남기고 즐겨도 된다는 용기를 주는 책이다.
👍🏻👍🏻👍🏻

💡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이 어렵고 길다는 이유로 읽기를 망설인 독자,
혹은 읽다 멈춘 경험에 선뜻 손이 다시 가지 않았던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마취 상태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9
이디스 워튼 지음, 손정희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이 책의 제목인 ‘반마취 상태’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궁금해하며 읽기 시작했다.

반마취 상태란 완전히 무감각하지는 않지만 아픔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상태.
고통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의학적 방법이다.
이 개념을 1차 세계대전 이후라는 시대적 배경에 놓고 보면
‘전쟁의 상처와 혼란을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채로
소비와 쾌락을 통해 감각을 마비시켜
고통을 잊고자 했던 상태’를 가리키는 은유처럼 보인다.

💡
- 책을 읽으며 거트루드 스타인이 말한 ‘길 잃은 세대’가 떠올랐는데,
옮긴이의 말에서도 이 부분이 언급된다.
이 소설의 인물들은 전쟁 이후의 세대가 느꼈던 정신적 공백과 공허를
각자 다른 방식의 ‘반마취 상태’로 회피하며 견디고 있는 듯 보인다.

먼저 폴린은 하루 일정을 정확히 계획하며
가정과 체면, 질서를 유지하는 것으로 고통을 없던 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덱스터는 삶을 사건처럼 대하며 감정적 교류 없이 관계에서 거리를 둔다.

리타는 쾌락과 소비로 권태와 공허를 견디는 재즈 시대 젊은 여성의
상징처럼 보인다.
‘지루하다’라는 말로 모든 것을 밀어내며 가장 적극적으로 현실에서 달아나려 한다.

반면 노나는 유일하게 고통을 느끼는 인물처럼 보이고,
그래서 가장 정상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노나의 미래도 그럴까?

💡
- 소설의 결말은 유의미한 극복보다는 아주 정교하게 함께 회피하는 방식에 가깝다.

그렇게 본다면 난 노나의 미래 역시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노나도 결국 사회에 편입되고 결혼하고 어른이 되며
폴린의 길을 따라가게 되지 않을까? 🧐

100년 전에 쓰인 소설이지만,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소비와 즉각적인 즐거움으로
불안을 낮추며 버티는 지금의 한국 사회와도 겹쳐 보인다.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

✔ “물론 출산에 ‘고통’이 있어서는 안 되지.... 그저 ‘아름다움’만이 있어야 해....” (p.23)

✔ 중년인 사람들은 낙관적으로 결심을 하고 하나같이 슬픔과 악을 무시하려는 것 같았다. 그들은 슬픔과 악이 마치 계몽된 미국인들에게는 가당치 않은 유럽의 폐기된 미신들이 노쇠한 악귀처럼 다시 살아난 것인 양 ‘생각에서 몰아내 버리려’ 했다. (p.6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