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랑 몽타구의 나의 영원한 파리 - 낮부터 밤까지 파리를 느낄 수 있는 모든 것
마랑 몽타구 지음, 손윤지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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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영원한 파리 _ 마랑 몽타구>



📍
- 나는 유럽 여행을 가본 적이 없고 파리는 더더욱 가본 적이 없다.
주변엔 파리를 다녀오고 “생각보다 별로였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파리를 쉽게 놓지 못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
우디 앨런을 좋아하고, 그의 영화 중 <미드나잇 인 파리>를 가장 좋아하며
나의 최애 작가는 에밀 졸라다.
이 정도면 파리를 막연히 사랑하게 되는 것도 거의 필연 아닐까.

📍
- <나의 영원한 파리>는 그런 나의 로망과 잘 맞는 책이었다.
여행자의 시선이 아니라 그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의 시선으로 소개한 파리.

목록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곳의 분위기와 사랑받는 이유 등
장소를 아끼는 이의 눈으로 포인트를 짚어준다.

공원과 상점은 물론 장인의 가게, 박물관, 서점, 카페, 비스트로.
하다못해 이발소, 묘지, 성인용품점까지 ㅋㅋㅋ

인터넷을 찾아봐도 리뷰가 잘 나오지 않는 낯선 공간들도 많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
-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파사주라는 공간 자체에 대한 로망이 또 있는데
(로망이 매우 많음 😅)

파리의 파사주들을 쭉 정리해 준 부분도 특히 반가웠다.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구경하며 마음에 드는 장소를 인덱스고 표시하고
언젠가 그곳에 있을 나를 상상해 보기도 했다.

가본 적도 없는 도시를 그리워하고, 겪어보지 않은 도시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니.
생각해 보니 좀 웃기긴 하지만.

📍
- 구별로 정리되어 실제로 여행 중 시간이 붕 뜰 때,
“이 근처의 어디를 더 가볼까?” 하며 펼치기도 좋은 책이다.

양장이라 들고 다니기엔 조금 부담스럽겠지만
그만큼 책의 만듦새는 훌륭하고 소장 가치가 굉장히 높다.

<나의 영원한 파리>는 여행서라기보다
파리를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을 독자의 손에 쥐여주는 책.

파리를 언젠가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거나
현지인의 감성으로 도시를 경험해 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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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애나 일러스트 리커버)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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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_ 폴오스터>

💡
<바움가트너>는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닌 것 같다.
뭐 나의 독서 능력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
이야기가 서사적으로 뚜렷하게 앞으로 쭉 나아가는 소설은 아니고,
한 사람의 기억과 생각, 이야기들이 여기저기로 흘러간다.
의식의 흐름처럼.

겉으로 보면 짧은 이야기들의 모음처럼 보이지만,
읽다 보면 그 조각들이 모두 하나의 길로 이어져있다는 걸 알게 된다.
여러 개의 가지를 지닌 나무를
천천히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다.


💡
10년 전,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노교수 바움가트너는
아내의 부재 속에서 조용히 삶을 이어간다.
그러다 아주 사소한 사건들을 계기로 기억들이 다시 떠오른다.

책에는 ‘환지통’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한다.
이미 사라진 신체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고통.
이 개념은 누군가를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태와 너무나도 닮아있다.
곁에 있던 누군가는 사라졌지만, 그 고통과 추억, 감각은
여전히 남아있다.

💡
책 속에 등장하는 애나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녀가 지금도 어딘가에 반짝이며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기억 속 인물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으로
글 안에서 계속 살아간다.

기억함으로써 떠나간 이들은 영원히 곁에 머물며
그리움과 고통을 느끼고 받아들이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간다.

고통을 느끼면서도 살아나가는 것이 삶이라는 식으로.

작가의 유작이기에 더욱 특별히 느껴지는 소설.

글 속에 남아 여전히 살아 가는 이에게.
굿 바이, 폴.


📍
- 그는 이제 인간 그루터기, 자신을 온전하게 만들어 주었던 반쪽을 잃어버리고 반쪽만 남은 사람인데, 그래, 사라진 팔다리는 아직 그대로이고, 아직 아프다. 너무 아파서 가끔 몸에 당장이라도 불이 붙어 그 자리에서 그를 완전히 태워 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P.37

- 그는 자신에게 말했다. 고통을 두려워하며 사는 것은 살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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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마지막 수업 - 삶의 마지막 순간에 비로소 보이는 것들
모리 슈워츠 지음, 김미란 옮김 / 부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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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리와 함께한 마지막 수업 _ 모리 슈워츠>


📍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배우면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알 수 있고,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배우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알 수 있다.
몸이 아프더라도 세상에는 노력과 에너지를 쏟아부을
다른 건강하고 즐거운 일이 얼마든지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P.53

- 나는 애도란 삶에, 유한한 삶에 경의를 표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P.88

- 남자 파도가 대답했습니다.
“모르는구나? 우린 조금 있으면 해안에 부딪혀 사라져 버리고 말 거야.”
그러자 여자 파도가 말했습니다.
“너야말로 모르는구나. 우린 파도가 아니라 바다의 일부야.” P.302


💡
사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해 온 말들이다.
사랑, 관계, 삶의 태도 같은 것들.
그래서 자칫하면 “다 그래, 그렇지” 하고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의 상황과 나이
그리고 삶의 끝자락에서 이 말들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읽게 될 때
전혀 다른 깊이로 다가온다.

비판하거나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나의 현재 태도와 비교해 보게 된다.

💡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끊임없이 연필을 들고 밑줄을 그었다.

이건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부분,
이건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루게릭병으로 몸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상황에서도
모리가 좌절에 빠지기보다 그 순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라도 찾으려 했다는 점이다.
도움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삶의 태도만큼은 스스로 선택하고 있었고
그 모습은 감동을 넘어 존경이라는 감정으로 남았다.

💡
언젠가는 나 역시 지금의 젊음과 건강을 당연하게 누릴 수 없는 날이 오겠지만
그때에도 나라는 사람의 존엄과 가치는 육신의 자유보다
어떤 마음으로 선택하며 살아가는지, 어떤 태도로 삶을 받아들이는지에
달려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요즘 내가 중요하게 느끼는 고요함과 평안함에
가장 가까운 방식으로 다가온 책이었다.
삶의 소음을 조금 줄이고 싶을 때 조용히 펼쳐보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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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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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완벽한 장례식 _ 조현선>


📚 간단 줄거리

스무 살의 주인공 나희는 병원 매점에서 야간 근무를 시작한 뒤,
인적 드문 밤마다 설명할 수 없는 존재들과 하나둘 마주하게 된다.

반려묘를 가게에 홀로 남기고 온 미용실 아주머니,
치매 걸린 아내를 돌보는 사장님, 홀로 세상에서 고립되어 간 고등학생,
의료 기구에 연결된 채 괴로워 보이는 할머니 그리고 희귀병에 걸린 환자까지. 나희는 이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타인의 삶, 죽음에 관여하게 되고,
진실에 다가선다.

💡

그동안 판타지 소설에서 자주 보아온 배경은 서점이나 사진관,
카페처럼 비교적 익숙한 공간들이었다.
그런 점에서 <나의 완벽한 장례식>이 종합병원 안의 매점을 배경으로 삼은 것은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아프고 지친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이라는 설정만으로도
읽기 전부터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

💡

이 매점에는 눈을 감고도 끝내 놓지 못한 무언가를 품고 죽은 자들이
주인공 나희에게 다가와 부탁한다.
그 부탁들은 거창하지 않고 오히려 너무 사소해서 더 마음이 쓰인다.

망령이 드나드는 공간이라는 설정 때문에 으스스함도 있지만
이야기는 결국 따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야 할 이들이
마지막으로 웃음을 되찾는 장면에서는 안도와 함께 눈물이 자연스레 따라온다.

💡

이 소설은 공감의 폭도 아주 넓다.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주변의 친구들, 부모님, 그리고 나 자신의 마지막까지도 떠올리게 된다.

가독성도 좋아서 주말에 소파에 앉아
후루룩 읽기 좋고, 각 사연이 챕터로 나뉘어 있어
짬을 내어 끊어 읽기에도 부담이 없는 책이다.

서스펜스와 힐링이라는 상반된 분위기를 함께 느끼고 싶은
독자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

📍

- “사람들은 죽는 순간 마음을 꽉 잡고 있던 한 가지만 기억해. 죽음의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진짜 웒나는 바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거지.” P.54

- 세상일은 어떤 방식으로든 쉽게 풀리지 않았다.
완전한 행복은 참 먼 일이다. 어쩌면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몰랐다. P.93

- 삶만큼 죽음도 모두에게 고유한 것이다. 죽음의 순간이 모든 사람에게 다르듯 죽음 이후도 달랐다.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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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문법
박민혁 지음 / 에피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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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의 문법 _ 박민혁 >


💡
- 예전에 인간극장을 좋아하시는 아버지 옆에서
함께 봤던 에피소드 하나가 유독 기억에 남아 있다.

8살 차이의 연상연하, 사제지간이었던 부부의 이야기.
흔치 않은 설정도 있지만
무엇보다 서로를 대하는 태도가 참 보기 좋아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기억의 문법>을 쓴 박민혁 작가가
바로 그 에피소드의 주인공이다. 😊

💡
- 이 책은 잘 알려진 러브스토리만을 다루기보다
저자의 어린 시절의 기억과 가족에 대한 사랑,
그 기억들이 어떻게 삶의 선택과 용기로 이어졌는지를 담아낸 에세이다.

문학적으로 감성에 치우치기보다는
솔직하고 경험 위주의 기록에 가깝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했던 등산,
국내 산을 넘어 히말라야까지 함께했던 경험들과
가족과 함께 떠났던 여행, 따뜻했던 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한계를 만들기보다 세상을 보여주려 했던’
부모님의 태도가 인상 깊게 남는다.

💡
- 그런 기억들이 쌓이고 쌓여
힘들게 선택한 길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용기,
그리고 쉽지 않은 사랑을 선택할 수 있었던 마음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나는 가장 중요하게 느껴진다.

말로 딱 설명하긴 어렵지만
이런 경험과 기억들로 인해
지금의 삶과 사랑에 다다랐구나 싶었던 책.

삶을 단단하게 만든 기억과 사랑, 용기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


📍
가슴에 품고 사는 존재 하나쯤 다들 있지 않을까. 아무 말 없이 꼭 안아주고 싶은 존재가. P.57

📍
나는 나만의 우주선을 만들어 우주로 갈 것이다. 다시 지구로 돌아오지 않을 반직선의 여정을 떠나, 내 눈으로 우주를 보고 그곳에서 생의 마지막을 맞고 싶다. 물론 현실성은 거의 없다. 그래도, 꿈은 가슴을 뛰게 만들면 충분하지 않은가? P.69

📍
삶의 흔적이 녹아 있는 기억을 떠올리는 일, 그것의 문법이 있다면 사랑이 아닐까요.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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