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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용의자
찬호께이 지음, 허유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4월
평점 :
📙 고독한 용의자
▪️<저자 소개>
- <고독한 용의자>는 <13.67>, <망내인> 등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홍콩 출신의 추리소설 작가 찬호께이의 3년 만의 신작이다.
탁월한 구성력과 몰입감 있는 전개,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묵직한 메시지 덕분에
그는 ‘믿고 읽는 추리작가’로 불린다.
▪️ <줄거리>
✔ “이 소란스러운 도시에는 날마다 다양한 이유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사라져도 사회는 아무 지장 없이 돌아간다.” (p.19)
- 배경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정신병을 안고 있는’ 압력솥 같은 도시, 홍콩.
오래된 아파트 단칭 맨션에서 한 남성이 방 안에서 숯을 피운 채
사망한 채 발견된다.
41세의 셰바이천. 외부와 단절된 채 은둔 생활을 하던 인물이다.
처음엔 자살로 보였다.
하지만 그의 옷장에서 25개의 유리병이 발견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보존액에 담긴 시신의 조각들, 장기, 팔과 다리, 얼굴까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끔찍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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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파민이 싹 오르는 흥미로운 시작이다.
책의 초반만 읽고 친구에게 줄거리를 설명해 줬는데,
너무 재밌겠다며 “왜 초반만 읽었냐, 얼른 읽고 얘기해달라”는 원성을 듣기도 했다. ㅋㅋㅋ
✔ “그냥 다른 사람을 만나기 싫은 것 같았어요. 무슨 병에 걸려서 남에게 전염될까 봐 두려운 것처럼......” (p.37)
- 사건의 중심인물, 셰바이천은 고독한 인물이다.
그는 은둔형 외톨이로, 20년간 한 번도 방 밖을 나간 적이 없다고 한다.
피해자는 남녀 최소 2명.
이 피해자들은 셰바이천과 어떤 관계였으며,
그는 어떻게 사람들의 눈을 피해 범행을 저질렀을까? 너무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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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한 곳에 숨어 남에게 일어난 피비린낸 나는 참극을 구경하며 그 일과 무관한 방관자의 입장에서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은 유구한 역사를 지닌 인류의 저열한 근성이다.” (p.52)
- 찬호께이는 이번 작품에서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주목한다.
렌탈 애인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여성들, 팬데믹 이후
사회와 단절된 이들 등 사회적 보호 밖에 있는 존재들을 통해,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현실을 날카롭게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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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은 세 개의 이야기 줄기로 구성된다.
1️⃣ 현시점에서 벌어지는 사건
2️⃣ 망자의 고백
3️⃣ 작가 ‘칸즈위안’이 쓰는 소설 속 이야기
처음엔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세 이야기 속에 촘촘히 숨겨진 단서들이
서서히 맞물려가며 하나의 거대한 그림을 완성해 간다.
‘용의자는 이 사람일까, 저 사람일까?’ 의심하게 되는 순간마다
작가는 독자의 예상을 비틀며 반전을 이어간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모든 조각이 정확히 제자리에 놓인다.
흩어져 있던 퍼즐이 합쳐지고, 복선이 맞아떨어지고,
주인공의 입을 통해 사건을 경위를 전해 들을 땐,
마치 숨을 참고 있던 긴 시간을 끝내고 깊게 숨을 들이쉰 듯한, 짜릿한 해방감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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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한 용의자>는 단순히 범인을 쫓는 추리소설이 아니다.
읽다 보면 어느새 사건 이면에 있는 사람들의 외로움과 아픔까지 따라가게 되며,
조용히 던지는 질문들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촘촘한 이야기 구성,
거기에 생각할 거리까지 더해져, 책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여운이 이어진다.
▪️ <이런 독자에게 추천>
📚 떡밥이 모두 회수되는 속이 후련한 추리 소설을 찾는 독자.
찬호께이의 전작을 즐겁게 읽은 분.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소설을 좋아하는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