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부 고전 필독서 30 한국문학 편 - 명문대 입학을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생기부 고전 필독서 1
배혜림 지음 / 데이스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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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자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학을 입학할 나이도 아니지만, 선뜻 내가 이 책을 받은 이유는 단 한 가지. 요즘 국어 교과 한국 문학 흐름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내 최애 과목이 국어였으니까. 새로 추가된 작품은 뭐가 있는지, 어떤 작품을 지문으로 쓰는지, 권장하는 필독서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책의 아쉬운 점이라면, 시대의 흐름대로 작품을 배열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고 요약이 더 잘 되어 있었다면 좋을 것 같았다. 줄거리가 뚝뚝 잘려 나간 느낌이라 작품을 아예 안 읽은 사람이 보면 흥미를 유발할 요소가 부족해 보였다.

책의 내용을 토대로 생기부 진로 활동 및 과세특 활용 예시를 보여주는 내용을 보면서 적잖이 놀랐다. 대학교 리포트 과제처럼 심층 분석이 필요한 지점들이 있어서 ‘요즘 고등학생들 입시 준비를 이 정도로 한다고?’라는 생각에 너무 충격이었다. 독서 후속 활동으로 제시된 내용들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적절해 보였다. 입시 방향이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를 일이더라. (라떼는 이렇지 않았는데...)

작품별로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을 제시해 두었으므로 연계 독서가 어려운 학생들에게 좋은 지침이 될 것 같다. 생기부 진로 활동의 방향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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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올리버
올리버 색스.수전 배리 지음, 김하현 옮김 / 부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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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마흔여덟 살까지 사시에 입체맹이었던 수가 시력 훈련을 통해 입체시를 보게 되고, 3차원 감각을 획득한 과정을 올리버에게 편지로 전하면서 두 사람이 편지로 교류한 과정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입체맹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수가 묘사하는 (입체시를 가지고 있던 사람은 경험할 수 없는) 납작한 세상을 미약하게나마 그려볼 수 있었다. 그의 묘사가 아니라면 납작한 세상은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의 일이기에 놀라웠다. 특히나 수가 눈송이 사이사이 공간을 볼 수 있게 된 부분을 묘사한 내용은 너무나 섬세하고 정교했달까.

그러나 수가 점차 입체시에 적응하고, 점점 입체시를 다양하게 느끼게 되었을 무렵, 올리버에게 안구 흑색종이 생기면서 올리버는 입체시를 점차 잃게 된다. 한 사람은 더 정확하게 볼 수 있게 되고, 한 사람은 점점 기능을 잃어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두 사람은 이러한 과정을 편지로 나누며 서로의 사례를 연구하는 일에 몰두한다.

올리버의 시력이 약화해 갈 무렵 그가 좋아하는 두족류 인형을 선물하는 수의 배려가 세심하게 느껴졌고, 그런 배려에 감동하는 올리버의 모습을 보는 게 훈훈했다. 그러나 이 서간문에는 두 신경과학자가 나눈 아름다운 우정만 담겨 있는 게 아니다. 감각에 관한 다양한 사례와 연구, 그들의 지식도 담겨 있다. 이들의 연구 사례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독서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조흐라의 청력에 관한 이야기는 매우 상세해서 놀랍다!)

이들이 주고받는 편지 덕분에 우리가 일상에 누리는 감각들이 절대 당연한 것이 아님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

인생에는 그런 순간들이 있다. 드물긴 하지만 내 우주에 있는 모든 별과 행성이 나란히 정렬하는 것 같은 때. 이날도 그런 순간이었다.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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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면의 조개껍데기
김초엽 지음 / 래빗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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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전-안드로이드 인간 수브다니의 바람을 담은 <수브다니의 여름휴가>, 두 자아로 살아가는 인물을 다룬 <양면의 조개껍데기>, 진동 패턴을 언어로 그려낸 <진동새와 손편지>, 인간과 고래가 공존하는 세상을 그린 <소금물 주파수>, 소리로 가득 찬 세계에서의 외로움을 담은 <고요와 소란>, ‘살아있음을 감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인간 실존을 탐구하는 <달고 미지근한 슬픔>까지 대체로 다 좋았지만, 특히 내 마음에 울림이 있던 단편이라면 <비구름을 따라서>이다.

나를 세계에 붙드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의 작품을 읽고 생각하게 된 질문이다. 세상은 늘 자신의 존재 이유와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바쁘다. 나이대별로 이뤄야 하는 보편적인 삶의 목표가 있고, 사람들은 그 평균의 몫을 해내기 위해 분주하다. 이렇게 존재 가치를 늘 증명해야 하는 세상에서 나를 붙잡아 두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래서 ‘쓸모를 증명하라고 말하는 세계에 저항(p.366)하는 인물인 이연의 세계는 특별하다. 이연은 쓰레기 더미처럼 그저 쌓여 있었던 잡동사니들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배치하며 질서와 맥락을 이루는 세계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다. 이연이 붙들고 있는 세계 안에서는 어떠한 것도 사소하지 않다.

저자는 이연이 붙들고 있는 세계로 독자를 초대함으로써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사소하게 보이는 것들도 다 존재 이유가 있다고, 그러니 사소한 것이란 없다고. 우리 모두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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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
앨러스테어 레이놀즈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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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사일러스 박사는 보조외과의로 데메테르호에 승선한다. 토폴스키 대장이 찾고 있는 구조물로 향하는 그들의 여정은 매번 사일러스의 죽음으로 끝난다. 다시 꿈에서 깨어난 사일러스는 또다시 구조물로 향하게 되는데.. 이 반복되는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사일러스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너무 흥미로웠다. 마치 영화 「인셉션」을 연상하게 만드는 내용이라, 꿈속의 꿈인가? 본인이 쓴 소설인가? 막 온갖 상상을 다 하다가 사일러스의 정체가 드러난 뒤 오히려 흥미를 잃었다. 내가 상상한 방향이 아니라서 기대에 못 미친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놀랍지도 않았다. 그냥 머릿속에 물음표만 뜨는 상태였달까.

사일러스의 정체가 밝혀진 바와 같다면, 뒤팽이 이용되어야 할 이유의 개연성이 부족해 보인다. 아니... 네가 더 똑똑하지 않니...?🤷🏻‍♀️

사일런스의 정체가 이 책의 킥이라면 킥일 텐데 너무 기대하지 않으면 괜찮을 수 있고, 「인셉션」 같은 세계관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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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퍼시벌 에버렛 지음, 송혜리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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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노예 제도가 있던 시기의 이야기로 흑인 노예 제임스의 탈출기가 담긴 소설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소설이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짐’의 시선으로 재해석했다는 것이다.

제임스는 자신이 살던 곳을 ‘지옥’이라고 표현한다. 무언가를 누릴 권리도, 삶을 선택할 자유도 없는 이 땅은 그에게 어딜 가도 지옥일 뿐이다. 누군가의 소유물이 되어버린 삶에 허락된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이 소설에서 중요한 점은 흑인 노예인 제임스가 글을 읽고 쓸 줄 안다는 것이다. 언어의 사용은 권력과도 같았던 시기에 흑인 노예가 글을 안다는 사실은 백인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제임스는 이 사실을 숨긴 채 백인들 앞에서 파괴된 문법과 언어로 말한다. 그러니까 ‘언어’가 삶의 무기로서 작용한다는 사실을 제임스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종이와 연필을 목숨처럼 귀하게 여긴다. 도망자로 살면서도 꼭 몸에 지니고 있으려고 했던 것이 바로 연필과 종이였으니까.

노예 신분으로서의 처절한 삶은 제임스의 입을 통해 여러 번 서술된다. 가장 슬픈 말은 “우리가 있는 곳이 어디든 거기가 그냥 우리가 있는 곳이에요.(p288)"라는 문장이었다. 자유가 없는 그들에게 갈 수 있는 곳은 오로지 노예제가 있는 곳일 뿐이니까.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은 특별하다. 그는 “나를 둘러싼 세계를 인식하고 있는 사람(p126)”이며, 실제로도 이름을 가진 ‘인간’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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