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자들
아이셰귤 사바쉬 지음, 노진선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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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처음 보는 작가님이지만 소재가 흥미로워 보여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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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빌어먹을 지구를 살려보기로 했다 - 지구의 마지막 세대가 아니라 최초의 지속 가능한 세대가 되기 위해
해나 리치 지음, 연아람 옮김 / 부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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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저자는 비관적인 시각이 아닌 낙관적인 시각에서의 기후 위기 대책을 담아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낙관적인 주장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베이징 대기질 개선에 관한 주장이 그렇다. 물론, 성공적인 사례인 것은 맞다. 그러나 대기질 개선을 위해 공장을 폐쇄한 게 아니라 동부 해안으로 이주시켰다는 사실은 망각한 걸까. 당장 베이징의 대기질은 개선되었겠지만, 특정 지역의 대기질이 개선되었다고 전체적으로 대기질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을까?

고기 대용품에 대한 낙관론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고기 대용품이 육류 시장을 잠식하려면 ‘맛이 좋아야 하고, 쉽게 구매할 수 있어야 하며, 일반적인 식단에 잘 녹아들고, 저렴해야 한다.’(p.287)라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긴 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비건 식품이 비싸다. (실제로 스팸보다 대체육 스팸이 더 비싸다) 환경을 위한 소비를 하려면, 돈을 더 많이 써야 한다. 환경을 위해 소비자가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아이러니를 낙관론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나는 이런 방식에 종종 회의적인 시각이 든다. 기업은 이윤을 위해 저렴하게 물건을 생산하느라 환경 파괴는 뒷전인데 왜 소비자는 더 많은 돈을 쓰며, 환경을 지켜야 하는가 말이다. 왜 환경을 지키는 것은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만의 몫인 건데? 기업인은 지구인 아닌가요?)

무엇보다 저자가 실천한다는 환경 보호를 위한 요리 습관은 굉장히 이율배반적으로 느껴진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하고, 즉석요리 식품을 즐겨 먹는다는 것이 ‘지속 가능한 식단’이라는 사실이 다소 충격적이었다. 식재료의 이동은 탄소 배출량이 그리 크지 않고, 농작물 생산과 가축을 기르는 것의 탄소 배출량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마치 종이 빨대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와 같은 기분이었달까.

저자의 낙관론적인 이야기가 의아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점진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엔 적절해 보인다. 서서히 실천할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으니까. 적어도 소고기를 섭취하는 횟수를 줄이고, 소와 양보다는 돼지를, 돼지보다는 닭을 먹는 정도의 노력은 해볼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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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0-20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보존하려면 원시시대로 돌아가야 할까요? 더 많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숙명적인 과제입니다. 비판적인 독서법이 좋아 보입니다.
 
숲의 신
리즈 무어 지음, 소슬기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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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반라 가족이 운영하는 ‘에머슨 캠프’에서 한 아이가 실종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사라진 소녀를 둘러싼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다양한 인물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서술되며, 점차 진실에 가까워진다. 생각보다 등장인물이 많아서 관계도를 그려가면서 읽었다. 점차 밝혀지는 집안의 비밀과 그들 사이의 관계를 보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소설을 읽으면서 자꾸 시점을 망각하다가 여성 관점의 이야기가 펼쳐질 때마다 1975년이 배경이라는 점을 상기하게 됐다. 여성 최초로 주 경찰관이 되었다는 럽택을 향한 ‘아가씨’라는 호칭, T.J 휴잇을 향한 사회의 시선, 루이즈와 존의 관계를 보면서 여성에 대한 억압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었다. 그저 집안의 마네킹처럼 휘둘리는 반라가의 여성들 위치 또한 그랬고.

소설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유전무죄 무전유죄’였달까. 돈이 있는 사람은 있던 죄도 없앨 수 있고, 돈이 없는 사람은 없던 죄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씁쓸하다. 권력을 가진 자가 가문을 지키기 위해 무슨 짓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결말이 궁금해서 한순간도 책을 놓을 수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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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디츠 - 나치 포로수용소를 뒤흔든 집요한 탈출과 생존의 기록
벤 매킨타이어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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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장교급 포로들의 수용소로 사용된 콜디츠성의 역사를 재구성한 책이다.

세계 대전 당시에 유대인 포로수용소와 콜디츠의 상황은 너무 달랐다. 콜디츠는 제네바 협약을 준수하여 운영되었다는 사실이 너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콜디츠 외곽의 수용소에서 헝가리 유대인들이 노예 노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과 콜디츠의 포로들이 신사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 극명한 대비를 이뤄서 더 충격적으로 느껴졌달까.

이들은 포로여도 장교인 덕분에 봉급을 받을 권리가 있었고, 적십자사의 구호품을 받았으며, 신체 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콜디츠의 극장에서 연극, 콘서트, 합창단 활동 등의 문화생활을 누리기도 했다. 그러니 이들은 최소한의 복지는 누릴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탈출 시도는 꾸준히 이어진다. 성공적으로 스위스 국경까지 도착하는 포로가 있는가 하면, 중간에 발각되어 다시 콜디츠로 이송되는 경우도 많았다. 포로들의 탈출 방법이 진화할수록 독일군의 감시 체계도 강화되는데 그것이 마치 창과 방패의 대결처럼 보여서 흥미로웠다.

가장 인상 깊었던 포로는 인도인 장교 마줌다르였다. 그는 백인 포로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하고, 형편없는 대우를 받았음에도 자신의 기개를 굽히지 않았다. 대영제국에 반대하면서도 전쟁이 선포되었을 때 영국을 지키기 위해 전쟁에 나섰던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저버리지 않았다. 그에게 여러 차례 정치적 제안이 들어왔지만, 그는 영국 왕에게 충성을 맹세했다는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켜낸다. 그의 꼿꼿한 기개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콜디츠의 존재를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유대인 포로수용소는 익히 알고 있어도 콜디츠의 존재는 생경했으니까.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라 처음부터 끝까지 생생하게 느껴졌고, 책 후면에 담긴 이들의 사진을 보니 인물의 입체감이 더 뚜렷해졌다.

탈출하려는 자와 감시하는 자, 이 팽팽한 창과 방패의 대결을 여러분도 만나보시길. 다른 전쟁 서사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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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그녀의 것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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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스무 살의 홍석주가 쉰여덟 살의 노련한 편집자가 되기까지의 여정이 담긴 소설이다. 한 사람이 문득 책이라는 세계에 빠져 출판사에 들어간 이야기가 이 소설의 전부이기 때문에 스토리만 보면 굉장히 간결하다고 볼 수 있다.

‘출판사’라는 세계를 굉장히 집약적으로 보여준 소설이 아닐까. 책이라는 물성을 갖기까지 가려진 노동이 참 많다는 것을 이 소설 덕분에 알게 됐다. 편집자의 일이라는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감춰진 부분이 많다는 사실도.

‘책을 좋아해요?’라는 단순한 물음에 속수무책으로 뛰어들었던 새내기 출판인은 그저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석주는 그 과정을 한 번도 쉽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전심전력을 담아낼 뿐이다. 무언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정의하라고 한다면, 석주의 삶을 꺼내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소설을 다 읽고 나는 ‘숭고하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다른 말로는 석주의 삶을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짙은 여운이 남았다. 지금도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 원고를 쳐다보고 있을 그림자 같은 이들을 떠올리게 만들어서, 책을 향한 그들의 열정이 오롯하게 느껴져서 이 책을 나는 더 오래 기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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