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미워했던 여름 래빗홀 YA
이로아 지음 / 래빗홀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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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무당 행세를 하는 엄마가 혼수상태가 되었다. 그런 연제 앞에 한겸이 나타나면서 연제는 엄마와 한겸이 운명적으로 얽혀있음을 알게 된다. 한겸이 죽어야 엄마가 깨어날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의 전작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를 좋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 책도 선뜻 받게 되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원정이 연제를 괴롭히던 내용을 보는 것이었다. 그런 원정을 구해주었던 연제를 나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
앎과 이해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차원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안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해도 다 아는 것은 아니니까.

연제의 갈등을 보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봤다. 자신을 괴롭히던 원정을 들개로부터 구해줄 수 있을지, 엄마의 운명과 얽히고설킨 한겸의 죽음을 두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며 연제와 함께 고민하게 된다. 물론 나는 연제와 같은 결정을 내리긴 어려울 것 같지만. (나보다는 연제가 더 용기 있는 선택을 한 듯)

연제의 결정을 주제로 토론하면 좋을 소설인 것 같아서 청소년 독서 모임으로 활용하기 좋을 듯하다. 연제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이들의 운명 공동체는 어떤 방향을 향하게 되는지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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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 원만 빌려줘 트리플 36
안보윤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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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자신이 공감‘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우리는 타인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타인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얄팍한 공감이 얼마나 무지하고, 폭력적인가를 되짚어 주는 소설이었다.

<이 만원만 빌려줘>의 순호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동주의 죄책감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오직 그들 자신뿐이고, <(알수없음)>속 이서의 고통을 온전히 알 수 있는 사람은 이서뿐이다. ‘우리’라는 단어로 묶을 수 없는 <우리가 될 수 없는>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연작 소설집이다. 한 편의 에세이는 덤이고.

나도 나를 온전히 알 수 없는데 우리가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저자는 그 얄팍한 이해와 공감이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그려낸다. 각자의 고통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무관심처럼 보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는 그것이 서로를 가장 ‘존중’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는 것을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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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의 주문 - 일하는 여자들을 지탱하는 언어와 관계, 그리고 마음, 개정증보판
이다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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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일하는 여성의 길을 꾸준히 걷고 있는 저자의 에세이다. 제목만 보고 내가 상상했던 내용은 출근길의 주문(注文)이었으나, 막상 열어보니 출근길의 주문(呪文)에 가까운 글이었다. 그러니까 직장인의 처세술을 기대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

저자는 선배 직장인으로서 차별적 상황을 지나왔을 테니 그의 글을 읽다 보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여전히 여성 직장인들은 차별을 견뎌야 하는 상황이 많으니까. 흔하게는 동일한 스펙의 동일한 업무를 하는 남녀 직장인의 연봉이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고, 남녀 모두 동일한 스펙이지만, 여성이 승진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 등이 있겠다. 나머지 사소한 것들을 다 나열하면 내 손이 아프니까 일단 넘어가기로 하자.

공감했던 내용은 ‘여성이 겪는 차별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 세상은 그것을 없는 것으로 친다.(p.35)’는 저자의 말이다. 이건 비단 여성 차별에만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이긴 하나, 잘못된 것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도 함께 말할 수 있다는 것에 공감했다.

사실 나는 직업인으로서의 이야기를 더 많이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내용보다는 여성 직장인으로서의 고충과 애로 사항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여성 임원을 보기 힘든 이유, 나이가 많은 여성을 직장에서 보기 힘든 이유 같은 것 외에 차별에 대한 저자의 단상이 담겼다.

저자는 꾸준히 여성 직장인으로서의 길을 만들어 주길, 그 자리에 머물러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많은 여성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여성 직장인으로 최대한 멀리까지 가보는 것. 그것이 우리의 공동 목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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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 빛의 순간들 - 100개의 대표작으로 만나는 클로드 모네의 모든 것
박송이 지음 / 빅피시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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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빛의 화가로 불리는 모네가 86세의 생을 마감할 때까지 붓을 놓지 않았던 순간들이 담긴 책이다.

모네의 그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 훌륭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작품의 설명과 함께 그의 작품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책이었으니까. 빛의 화가로 불리는 그는 눈에 보이는 빛이 시간에 따라 다른 색채로 변하는 것을 관찰하고 빛의 무한 변주를 담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렇게 탄생한 그의 연작을 감상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의 완벽한 성향이 작품을 파괴하는 일로 이어졌다는 사실도 흥미로웠고, 백내장에 걸린 이후의 작품과 치료 후의 작품이 변화하는 과정을 알게 된 것도 새로웠다. 모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따듯하게 수놓아준 클레망소의 일화는 나의 마음까지 따듯해지게 했달까.

세계 각국에 흩어진 모네의 그림을 한곳에 모아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충분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 훌륭한 큐레이션을 곁들여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잠정이 아닐는지.

모네의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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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에 진심 - 우리에게는 서로를 우습게 위로할 권리가 있다 진심 시리즈 3
곽민지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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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ADHD의 아픔을 넘어 충청도식 농담을 지나, 업계의 성차별, 재일조선인 친구의 이야기, 왕따를 당했던 이야기를 보면서 이 책을 마냥 즐겁게 읽을 수만은 없었다. 때론 웃다가도, 조금은 숙연해지고, 혐오 표현을 돌아보고, 외국인의 한국어 구사 능력을 평가하던 나를 반성하게 된다.

자기 안에 슬픔을 가져본 사람이, 아픔을 넘어선 사람이 진정한 ‘농담’의 힘을 안다고 믿는다. 그래서 자신의 아픔을 자조적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사람에게서 그 속에 감춰진 슬픔을 볼 때가 있다. 이 책의 작가가 그렇다.

농담에 진심인 저자는 농담으로 ‘거대한 슬픔을 웃어넘길 수 있는(p.141)’ 사람이었는데 그 표현에 동의하는 바다. 자신을 자조적인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슬픔의 파도를 넘어선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것이 어른이 되어가는 방식이라는 것도.

힘듦을 유머러스함으로 승화시키는 것 또한 우리가 고단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그렇게 농담에 진심인 사람이 된다. 저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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