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상실을 통과하는 과정을 능청스럽게 담아낸 임선우 작가의 소설집이다. 이 소설집에는 상실을 겪은 다양한 이들이 등장한다. 연인이 물로 변해버린 <프랑스식 냄비 요리>, 아버지의 죽음 이후 단절된 시간을 보낸 수의 이야기 <지상의 밤>, 몰래 좋아하던 언주와 멀어지게 된 <동네 친구>, 키우던 반려견 묵과 이별한 희재의 이야기 <한겨울 따뜻한 실내에서>, 유령이 된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유령 개 산책하기>가 그렇다.<프랑스식 냄비 요리>의 설정은 다소 기괴하게 보일 수 있겠으나, 오히려 소중한 누군가와 함께한 시간이 체화되어 나의 일부분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해서 좋았다. 형체가 사라진다고 끝이 아니라는 것을, 마치 죽음 이후 존재가 원자로 흩어져 우리 곁에 존재하게 된다는 물리학자의 말처럼 어떠한 모습으로든 머물 수 있다는 것을 저자만의 방식으로 그려내는 것 같았달까. 그래서 이별이 영원한 끝이 아님을 상기시켜 주는 것 같아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무엇도 남아 있지 않으리라 여겨온 사람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듯했다.이러한 결은 <유령 개 산책하기>로 이어진다. 100일 남짓 키우던 ‘하지’가 세상을 떠나고 유령으로 나타나지만, ‘나’는 유령이 된 ‘하지’를 산책시키며 낙관의 마음으로 나아가게 된다. 임선우 작가의 소설에는 유령이 되거나 사물로 변해버리는 이들이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과정이 다소 황당한 설정일 수 있겠지만, 등장인물 누구도 이 상황을 황당무계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이 일상을 이어간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별일도 별일 아닌 것이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저자의 문장처럼 세상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알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p.127)’ 곳이니까. 이런 천연덕스러움이 임선우 작가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저자의 글은 우리가 알기 어려운 정책 결정 과정을 낱낱이 파헤치며 한국의 정책 생태계를 분석한다. 그 과정에서 한 번 더 상기하게 된 것은 선거 기간에 급조되어 만들어지는 정책 담론과 선거의 승리에만 포커스가 맞춰진 대한민국의 정치 생태계였다.경제 부처의 권한, 한국 정당이 정책 정당이 되지 못하는 이유, 관피아의 문제 등을 들어 각 장마다 정책이 실패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저자가 모색하는 정책 혁신이 도달해야 하는 최종 목적지는 “시민이 직접 이끄는 정치를 만드는 일”(p.356)이다. 저자는 투표하는 행위만이 정치 참여가 아니라 시민이 직접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보았다.대한민국의 정책 생태계는 소수 엘리트의 참여로만 기조가 세워지고, 그마저도 선거철에 급조되어 단발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정치에 신물을 느낄 때가 많았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결론에 동의하게 된다. 저자는 시민이 의견을 제시하고, 함께 고민하고 설계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조력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정책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민주주의의 위기가 올 때마다 시민들이 촛불혁명을 일으켰던 것처럼, 정책 결정 과정에 있어서도 시민들이 감시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야 하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달콤한 디저트와 다양한 음식이 등장하는 소설집이다. 독특한 점이라면 모든 소설의 화자가 ‘나’라서 같은 인물이라고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이랄까.저자의 여행 경험이 담긴 것일까? 소설 속 배경이 되는 장소가 단편마다 다르다. 파리, 리스본, 샌프란시스코, 런던, 코펜하겐, 네덜란드 등등. 다양한 배경과 다양한 음식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여행지에 동행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다만, 조금은 단조롭게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이라서 하나의 이야기와 다른 이야기 간의 격차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화자가 계속 ‘나’인 상태로 이야기가 나열되다 보니까 등장인물 간의 매력이나 특색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게 또 현실에 지친 이에게는 읽기 좋은 장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어떠한 갈등 상황도 등장하지 않아 감정의 파고를 느낄 일이 없어서 심신이 지친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소설이 될 듯하다.복잡한 마음을 떨쳐 버리고 싶은 사람, 혹은 소설에 이제 막 입문한 사람에게 읽기를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좋아하는 작가가 내는 독서에 관한 에세이는 언제나 옳다. 물론 이런 에세이를 읽을 때마다 내 언어의 한계를 마주하는 것 같아서 좌절하지만.일단, 읽고 싶어서 담아둔 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언급되었다는 점이 반가웠다. 에두아르 루이의 ‘에디의 끝’, 아고타 크리스토프 ‘문맹’, 다니엘 페나크 ‘몸의 일기’, 카멜 다우드 <뫼르소, 살인사건>, 레일라 슬리마니의 작품, 조르주 페렉의 ‘사물들’, 게다가 내가 너무 좋아하는 소설 가엘 파유의 <나의 작은 나라>까지. 선별한 책들 대부분이 내 관심사에 있거나 소장하고 있는 책들이라 저자와 취향이 겹치는 느낌이라 더 좋았다. 작품마다 깊이 있게 파고들어 던지는 질문들도 너무 좋았고.저자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우리가 문학을 읽는 이유에 깊이 공감했다. 저자는 “우리 자신의 삶을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 책을 읽는지도 모른다. 그와 비슷한 혹은 다른 무언가를 우리 삶에서 발견하기 위해(p.32)”라고 말한다. 내가 문학을 읽는 이유도 비슷하다. 문학을 읽으며 타인의 삶에서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자아 성찰로 나아가게 된다. 그렇게 조금씩 나를 재발견하고 있다고 믿는다. 미세하게나마 내 세계의 균열을 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