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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우정은 첫사랑이다 - 세상 가장 다정하고 복잡한 관계에 대하여
릴리 댄시거 지음, 송섬별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이 책은 사촌 사비나와의 우정을 회고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저자는 사비나에게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 사춘기의 방황을 함께 했던 헤일리와의 절연, 서로를 돌봐주던 사이였던 헤더의 죽음을 회고하며, 반짝이던 시간과 어두웠던 시간을 함께한 친구들과의 우정뿐만 아니라 돌봄의 양태, 엄마 됨의 사유로까지 주제를 폭넓게 확장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이제는 멀어진 친구 S와 J가 떠올랐다. 여전히 그들과 나눈 우정은 좋은 기억으로 내 안에 남아있다. 지금은 멀어져 서로의 소식을 모르지만, 우리가 서로를 아끼고 돌보았던 그 시간만큼은 유효한 상태로 내 안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에게 건넨 애정과 관심이 있었기에 사춘기를 무탈하게 통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서로 소원해진 것과는 별개로 나는 그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행복을 찾아가길 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문장을 소개해 본다. “타인에게 자양분을 주고 돌보는 일, 그 사람에게 다정함을, 그리고 대체로 그 사람에게 일말의 신경조차 쓰지 않는 세계에서 정서적 쉼터를 내주는 일, 사랑받는 사람이 그 사랑이 자기 삶을 지탱한다고 느낄 만큼, 세상에서 혼자가 된 기분이 절대 들지 않을 만큼, 맹렬하게, 무한하게 사랑을 쏟아붓는 일. 가장 친한 친구들이 내게 해주는 일이자 내가 그들에게 해주고자 하는 일은 바로 그런 것이다.”(P.194)
이 책 덕분에 여전히 나에게 그늘이 되어주는 친구들의 든든함을 느낀다. 나의 비상구가 되어준 소중한 친구들을 떠오르게 만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