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이란 말 따위 - 딸을 빼앗긴 엄마의 마약 카르텔 추적기
아잠 아흐메드 지음, 정해영 옮김 / 동아시아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미리암은 막내딸 카렌을 잃었다. 그는 딸을 납치하고 죽인 일당들을 추적하기로 한다.

부패한 정부와 무능력하고 비협조적인 기관들을 상대로 미리암은 직접 추적한 내용과 법률 근거를 토대로 계속된 민원을 제기한다. 그녀는 대학에 수강 신청까지 하며 법률과 사법제도를 공부했고 이를 토대로 카렌의 사건을 분석하여 수사의 방향을 이끌어 간다.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이 심각하다고 들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다. 이 추적기에는 마약 카르텔이 형성된 과정과 이유가 담겨 있으며, 미리암의 추적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사라지고, 사망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모습에 경악하게 된달까. 그곳은 지옥이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내용인데 이게 실화라니. 첫 장을 여는 순간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이들의 싸움이 어떻게 끝이 나는지 책을 통해 확인하도록 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깥의 사랑들 - 흙과 틈 사이로 자라난 비밀과 상실 그리고 식물에 관한 이야기
쿄 매클리어 지음, 김서해 옮김 / 바람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저자는 할머니의 계보를 찾기 위해 DNA 검사를 했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아버지가 친부가 아니고, 생물학적 아버지는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친부도, 양육자였던 아버지도 사망한 상태에서 진실을 알려 줄 사람은 엄마뿐이다. 그러나 엄마의 진술은 오락가락하고 일관성이 없다. 엄마의 암 진단과 희미해져 가는 엄마의 기억력은 저자를 점점 초조하게 만든다. 맞춰지지 않는 퍼즐 조각이 되어버린 자기 뿌리에 대한 의구심을 과연 해결할 수 있을까.

저자는 어느새 혈통의 의미를 찾으며 자신이 그 영역을 좁혀왔음을 깨닫는다. ‘나라는 존재는 언제나 생물학적 요소를 뛰어넘는 힘들에 의해 형성되어 왔다는 것’(p.390)을 깨달으며 더 이상 엄마의 과거 기억에 붙들리지도, 집착하지도 않게 된다. 그저 이 미완의 이야기가 무엇으로 완성될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음을 인정하고 비로소 빈 여백을 마주하게 된다. 아버지 마이클과 피와 뼈로 이어지지 않았어도 자신을 이끌어준 하나의 이야기로 그들은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무어라 설명해야 할까. 단지 나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한정 짓기에는 너무 납작하다. 결국 이 책은 나를 이루는 것이 무엇인가. 근원적인 물음으로 나아가는 내용이 아닌가 싶었다. 낯선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존재하는 삶, 혼혈인으로서의 정체성, 거기에 유전적 혼란까지 더해진 겹겹의 이야기를 김서해 작가의 아름다운 문장으로 만나보시기를 바란다. 눈길을 붙드는 문장이 참 많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의 크기
이희영 지음 / 허블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찾아온다고 했던가. 서른한 살이 된 설우는 갑작스럽게 권고사직을 당하고, 결혼을 약속한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받는다. 그렇게 설우는 인생의 경로를 수정하게 되는데...

흘러가는 대로 살아왔고, 무엇 하나 욕심내지 않았던 설우가 조금씩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 과정이 담겨있다. 사실 설우가 자기 내면에 신경 쓰지 않고, 욕심도 부리지 않는 성향이 되어버린 이유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물론 그런 상황이 되어보지 않았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긴 하지만, 조금 과한 죄책감처럼 느껴지긴 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설정 자체의 개연성은 부족하다 싶었는데 저자의 문장이 좋아서 그 문장의 힘으로 읽을 수 있었다.

행복의 반대는 불행일까? 설우는 행복의 반대는 안 행복이라고 말한다. “삶이 행복 추구가 아닌, 안 행복의 안의 크기를 조금씩 줄여 나가는(p.164)”것이라고. 종종 사회가 행복 강박을 느끼게 만드는 것 같은데 그런 강박을 부수는 말이라 좋았다. 우리는 행복하지 않은 상태를 크나큰 불행처럼 여길 때가 많으니까. 조금씩 안의 크기를 줄여 나가기만 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활강 텍스트T 17
지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를 꿈꾸던 우희는 경기 도중 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그래도 스키를 포기할 순 없다. 우희는 시각 장애인 스키 선수로 다시 꿈을 향해 나아가기로 한다. 다만, 패럴림픽에 나가려면 선수에게 필요한 가이드 러너를 구해야 한다. 그런 우희 앞에 선수 시절 라이벌이었던 예리가 나타나는데....?

저자가 드라마 각본을 집필해서일까. 소설의 모든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새하얀 설원 위를 시원하게 활강하는 예리와 우희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진달까.

이 소설은 예리와 우희가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한 팀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무엇보다 시련이 찾아와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우희의 모습이 멋지고 부러웠다. 나는 무언가를 그렇게 반짝이도록 좋아한 적이 있었던가 싶어서.

내가 우희라면, 도전을 멈췄을 것 같다. 그렇게 용감한 결정은 내리지도 못했을 거고. 그래서 대리만족하는 기분으로 읽었다. 두 사람의 빛나는 앞날을 응원하면서. 아마도 우희라면 반드시 그 꿈을 이루지 않았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정 너머 한 시간
헤르만 헤세 지음, 신동화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아홉 편의 짧은 소설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데미안』의 씨앗이 된 몽상과 현실의 경계에 새겨진 이야기라는 홍보 문구에 걸맞게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글이 많았다.

첫 단편 <섬 꿈>의 숲의 묘사가 상세해서 뛰어나다고 느껴졌고, 상징적 의미들을 볼 때는 데미안과 같은 결처럼 느껴졌다. <게르트루트 부인에게>를 읽을 때는 단테의 작품을 오마주한 건가 싶었으나 내가 단테의 작품을 읽은 적이 없어서 알 길이 없다는 게 아쉬운 점이고, (누구 읽으신 분...) <왕의 축제>는 약간 환상 동화 같은 느낌이 나기도 했다.

헤세가 산문, 소설, 동화와 환상 문학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글쓰기를 해서일까. 이 소설집에 있는 내용들도 어떤 면에서는 산문 같고, 때로는 환상 소설 같고, 어떤 면에서는 동화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묘사가 가장 좋았던 단편은 역시 <섬 꿈>이었다. 분량도 가장 길고. 그렇지만 내가 완전히 이해했다고 볼 순 없을 것 같다. 그의 은유와 상징을 다 알기엔 나의 문학적 소양이 너무나 부족한 것 같은 느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