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전-안드로이드 인간 수브다니의 바람을 담은 <수브다니의 여름휴가>, 두 자아로 살아가는 인물을 다룬 <양면의 조개껍데기>, 진동 패턴을 언어로 그려낸 <진동새와 손편지>, 인간과 고래가 공존하는 세상을 그린 <소금물 주파수>, 소리로 가득 찬 세계에서의 외로움을 담은 <고요와 소란>, ‘살아있음을 감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인간 실존을 탐구하는 <달고 미지근한 슬픔>까지 대체로 다 좋았지만, 특히 내 마음에 울림이 있던 단편이라면 <비구름을 따라서>이다.나를 세계에 붙드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의 작품을 읽고 생각하게 된 질문이다. 세상은 늘 자신의 존재 이유와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바쁘다. 나이대별로 이뤄야 하는 보편적인 삶의 목표가 있고, 사람들은 그 평균의 몫을 해내기 위해 분주하다. 이렇게 존재 가치를 늘 증명해야 하는 세상에서 나를 붙잡아 두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그래서 ‘쓸모를 증명하라고 말하는 세계에 저항(p.366)하는 인물인 이연의 세계는 특별하다. 이연은 쓰레기 더미처럼 그저 쌓여 있었던 잡동사니들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배치하며 질서와 맥락을 이루는 세계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다. 이연이 붙들고 있는 세계 안에서는 어떠한 것도 사소하지 않다.저자는 이연이 붙들고 있는 세계로 독자를 초대함으로써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사소하게 보이는 것들도 다 존재 이유가 있다고, 그러니 사소한 것이란 없다고. 우리 모두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