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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속독법 - 10분에 한 권 당신도 속독할 수 있다!
사이토 에이지 지음, 박선영 옮김 / 알파미디어 / 2021년 7월
평점 :
책을 자주 읽다 보니 시간이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람, 빨리 읽는 방법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중고등학교 때는 시험 준비하면서 '지금 내가 속독만 할 수 있다면 교과서를 여러 번 볼 텐데.. ' 하는 생각도 갖곤 했었다. 왜 그때는 생각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지 그렇게 절실하지 않았기에 그랬나 생각해 본다. 어쨌든 속독을 한다면 책을 짧은 시간에 많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건 맞다. 그래서 속독에 대한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은 총 5개의 주제로 나뉘어 있다. 속독법의 기본 노하우, 책의 내용을 순식간에 파악하는 독서 포인트, 속독 실력을 키워주는 테크닉, 실전에 응용할 수 있는 트레이닝 그리고 뇌력을 키워주는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법 이야기로 책을 마무리한다.
책에는 처음에 기본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글자를 하나하나 쫓아 읽지 말고 글자 덩어리로 읽으란다. 전화번호를 외울 때도 4자리씩 묶어 외우는 것처럼 또는 문구점에 가서 여러 종류의 물건들 가운데 우리는 한 번 훑고 나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찾아가는 것처럼 단어의 집합, 구를 한 번에 사진 찍듯 읽어내라는 것이다. 또 하나 그림을 보는 것처럼 문장을 바라본다. 예를 들어 '여고생이 버스를 타고 등교를 한다.' 한 번에 문장을 보면서 머릿속에 상황을 연상시키면 이해도 빠르고 속도도 붙는단다.
묵독과 시독의 차이를 아는가? 묵독은 음독(소리 내어 읽기)에 비해 소리를 내지는 않지만 글자를 하나하나, 입안에서 중얼거리며 읽는 것이다. 이에 비해 시독은 문장을 음성화하지 않고 우뇌의 이미지로 문장 전체를 파악하는 방법이란다. 나는 눈으로 책을 읽다가 시점만 너무 앞으로 건너 뛸 때를 발견하는데 그 이유가 생각지 못했던 단어, 부정어, 조건어를 만났기 때문인데 이때는 잠깐 천천히 읽으란다. 또는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읽고 싶지 않은 책을 읽고 있기 때문이라는데 그래서 시독을 연습하려면 본인이 읽고 싶은 책으로 바꾸거나 집중력이 생길 수 있는 분위기나 정신 상태를 만든 후 연습하길 권하고 있다.
보통 속독 책이라고 하면 안구의 방향과 시야의 확대를 위한 트레이닝을 먼저 떠올리는 게 보통이다. 좌우로 눈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고 위아래로 또는 한 번에 두세 줄씩 읽어내는 연습 말이다. 물론 실제 트레이닝에서 그런 연습을 안내하고 있긴 하다. 다만 단순히 몇 가지 속독 테크닉을 배웠다고 독서 속도와 이해력이 비약적으로 좋아진다고 착각하지 말란다. 속독 기술 습득뿐 아니라 그 기술을 독서에 응용하고 전문 분야의 지식을 축적, 확장해야 비로소 진정한 속독법을 익힌 것이라고 설명한다.
책의 내용을 순식간에 파악하고자 하는데 있어 독서 포인트는 뭐가 있을까?
5W를 파악하며 읽으란다. 연습을 하면 되겠지만 처음에는 힘들 것 같기도 한다. 읽으면서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등을 파악하면서 다시 그 5가지를 조합하면 내용이 빨리 파악되고 요점이 정리된다는데 순식간에 파악하고자 하는 의도에는 오랜 연습과 노력이 요구될 것 같다.
책의 표지, 띠지, 도표, 그래프, 표제어와 그 주변, 차례, 요약, 머리말 등에 먼저 관심을 두고 읽어라.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책의 내용을 예측할 수 있는 단서나 정보들을 알고 시작한다면 책의 내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실 책 제목 옆에 딸린 문구나 문장, 그리고 책 맨 뒤의 먼저 읽은 사람들의 한 줄 요약 소감 등을 읽고 시작하면 '아 ~ 이 책에서 이런 것들을 다루면서 말하려고 하는구나'를 미리 파악할 수 있어 읽는 데 도움이 된다.
속도 별로 세 번 읽는 3단계 로켓식 독서법을 시도해 보라. 초스피드 1단계에서는 한 페이지 당 2~5초의 스피드로 10분 안에 책 한 권을 읽는다는 생각으로 모든 의미를 이해할 필요 없이 훑는 것이다. 중요한 정보의 분포, 흐름, 어디에 있는지 페이지 정도만 메모하는 수준이다. 그리고 이해를 중심으로 2단계에서는 1단계에서 표시한 곳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로만 읽고 불필요한 부분,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은 생략, 또는 빨리 읽고 지나간다. 3단계에서는 읽고 싶은 부분, 중요한 부분에 대해 정독한다. 1, 2단계에서 중요 부분을 훑었기에 거기에 대한 이해, 기억, 학습이 용이해지며 책 읽는 시간을 큰 폭으로 단축하고 심층적 이해가 가능해진다고 한다. 솔직히 이렇게 3회에 걸쳐 책을 읽으면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1, 2단계에서 독서를 끝낼 수도 있지만, 정말 필요한 부분을 여러 번 반복한다는 의미에서 필요한 부분의 이해와 기억에 더 유용하겠다. 소설책이야 한 번 읽고 덮지만, 정보를 습득하기 위한 경우에는 줄도 치고 메모도 하고 책 귀퉁이를 접어서라도 후에 다시 보고 싶어지는데 그 일을 기한 없이 뒤로 미루는 게 아니고 지금 당장 한 번 더 한다는 생각을 하니 로켓식 방법이 유용할 것 같다.
뇌력을 키워주는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법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을 정리해 주어 읽기 편했다. 얼마 전 어느 강사님이 원주율(파이)을 소수 200자리까지 외워서 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미지를 덮이고 스토리를 끼워 넣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님을 보여준 사례인데, 저자도 예시를 보여준다. 1번을 머리카락, 2번은 머리, 3번은 코 ~ 10번은 손가락 이렇게 위치를 순서로 정하고 각각 외우고 싶은 내용을 그 자리에 넣으면서 자신만의 스토리 또는 이미지를 연결시키면 기억력에 도움을 준다. 실제 그리스 원로원에서 연설 시 원고를 사용하지 못할 때 사용했던 방법이라고 한다. 그 외에 아는 노래나 곡에 자신이 외워야 할 내용들을 넣어 흥얼거리는 허밍 기법, 클러스터 암기법(앞에 머리글자만 뽑아서 외우기), 슈퍼 암기 카드 활용법(예, 앞면 영단어와 뒷면 뜻으로 만들어 뒤집어 가면서 암기하는 것) 등은 우리 실생활에서도 유용한 기억력에 도움 되는 방법들이다.
속독법 책을 읽을 때의 기대는 뭔가 엄청나게 안구 운동을 해서 속독 방법을 습득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가졌었다. 그러나 그런 기술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책을 효율적으로 읽고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서 의미 있게 읽어내는 방법, 읽을 때 덩어리로 이미지화 시킨다는 것, 읽기 전 책에서 강조하려는 머리말이나 의도, 책표지의 문구나 표제어 등등에도 좀 더 관심을 갖고 읽어야 된다는 것 등등 다양하게 속독을 또 다른 시각으로 접할 수 있어 유익했다.
*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