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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이 문이 되는 순간 - 질주하는 시대의 등에 올라타는 창의적 발상
김시래 지음 / 파람북 / 2019년 8월
평점 :
벽이 문이 되는 순간이 있을까? 갑자기 예전 영화 인디아나존스에서 고대유적지에 숨겨진 성배를 찾기 위해 주인공이 탐험하다 막다른 벽에 다다른 줄 알았는데 문이 되어 열린것 같은 생각지도 못한 뜻밖의 순간인가? 내 삶에 벽인줄 알았는데 새로운 길로 가는 문이 되는 순간들이 종종 있었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사고의 전환에 관한 책일까?' 궁금증을 자아내며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광고를 만드는 사람이자 광고계 교수이며 여러 매체에 칼럼을 쓰는 저자이고, 저서로는 <생각의 돌파력>, <잭팟 아이디어>가 있으며 우리가 흔히 아는 삼성생명 '브라보 유어 라이프' , S-OIL '좋은 기름이니까', 해찬들 ' 맛있게 맵다', 코레일 '당신을 보내세요' 등의 광고로 여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유수한 대기업과 대학에서 홍보 마케팅 강의도 하고 있다.
발상의 천재를 살리는 법이라는 주제로 서두를 열어가는 이 책은 저자가 광고주인만큼 창의성에 대해 두드러 지게 얘기 하는데 개인적 수준의 창의성 뿐 아니라 그 사람이 하는 일의 특성이라던가 환경도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러기에 '조직전체'를 위한답시고 열사람의 범인이 한사람의 초인을 쫓아내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도 얘기 한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에게 있어 발상의 전환이라는 말은 참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발상의 전환 하면 나는 김건모가 먼저 떠오른다. 김건모 같은 연상주도형은 분석 결과에 대한 해석이 남다르단다. 엉뚱해서 인과의 개연성이 안 보이고 일단 남과 다르니 얻어 걸리면 대박인데, 역발상의 천재들이 대부분 여기에 속한단다. 모 프로그램에서도 일상을 종종 볼 기회가 있는데 역발상의 천재라는 말에 공감이 가니 말이다. 두번째, 움직이고 생각이 뒤 따라 오는 연예인을 꼽으라면 노홍철 이란다. 즉 경험을 통해서 배우는 스타일로 자수성가형이면서 CEO에 이런 유형이 많단다. 세번째로 관찰지향형은 꼼꼼히 따져보고 해결책을 찾기에 큰 실패도 없고, 큰 성공도 없이 안정적인데 김구라가 대표적이고, 그래서 재무관리자나 정책 관리자에 이런 유형이 포진해 있다. 마지막으로 융합형은 다른 생각을 거르고 모아 또 다른 생각을 만들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는 적고 타고난 리더십으로 생각을 이끌어 내는 사람이란다. 누굴까? 그런 연예인이.. 바로 유재석 같은 부류인데 참 적절하게 연예인을 짝지어 놓아 고개가 끄덕여 졌다.
고등어 비린내를 없애는 방법에 무엇이 있을까? 냉장고에 넣는다. 조리한다. 지퍼백에 잘 밀봉해 둔다. 향을 피운다. 고양이에게 먹으라고 던져 준다. 등이 있을 수 있겠다. 그런데 문제의 본질을 생각해 보란다. 고등어 인가? 냄새인가? 냄새라면 '코를 막는다'라는 역발상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모든 가치는 상대적이어서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역발상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자는 의미이다. 물론 코만 막는다고 근본적으로 냄새를 없애지는 못하겠지만, 저자가 원하는 답은 역발상의 시도에서부터 발상의 전환이 시작된다는 의미이겠다.
벽은 차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제한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 그러나 누구는 벽 앞에 주저앉아 있고, 누구는 그 벽을 넘기 위해 부딪히고 매달리고 기어오른다. 나는 어디에 속할까? 저자는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신만의 소신, 원칙을 세우면 벽을 만나 실패한것 처럼 보이더라도 덤벼들어 훗날 성공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벽이 문이 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는 절박함의 승리였다. 체력이나 실력에서 우리가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이탈리아보다 앞서지 않았음에도 이긴것은 이겨봐야 겠다는 절박함에서 오는 집중력과 몰입의 힘이었으며 그런 국민적 에너지가 선수들에게도 전해졌기에 가능했다. 우리는 종종 실패하면서 절박함을 느낀다. 그런 절박함이 간절함을 낳고 결국 놀라운 성과로 이어진다. 그런데 절박함의 상대적 개념이 재미 였던가? 저자는 '재미'가 몰입의 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재미 있어야 빠져 들고 그런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의 재미는 또다른 창의적 성과를 가져 온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일상의 소소한 얘깃거리로부터 우리가 눈여겨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건드리면서 발상의 전환이나 창의적 사고로의 연결을 일러주고 있다. 혹 아이디어의 벽에 서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어려운 원론적 이론이 아닌 주변의 애기로 술술 읽히면서 저자가 경험한 통찰이나 사물의 관찰, 생각의 역발상 등을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