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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으로 마음을 만지다 - 자존감을 포근히 감싸는 나다운 패션 테라피
박소현 지음 / 여름 / 2019년 8월
평점 :
옷으로 마음을 만진다고 해서 옷의 스타일을 통해 그 사람의 심리나 성격 또는 추구하는 이상 등을 가늠해 볼 수 있을까에 궁금증이 생겼다. '옷으로 마음을 만진다.' 옷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을까? 등등 의구심도 생겼다. 책 뒷편에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글들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자존감이란 단어와 내적 패션 코디네이팅, 회복이 눈에 띄었다. 아.. 이 책을 읽고 나면 내가 그간 잊고 있던 나 자신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도 피어 올랐다.
이 책의 저자는 패션 디자이너 였다가 패션 마케팅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교수이다.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바늘귀에 실을 꿰듯이 바라본다'라는 표현을 좋아 한다는데 세상과 패션을 유연하게도, 때에 따라서는 꿰뚫어 볼 듯한 기세로 바라보는 마음으로 계속 지필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진다. 1장 내안의 힘을 깨우는 시작점, 2장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 3장 워라밸을 위한 자존감 스타일링, 4장 나만의 혼감(혼자서 자존감 관리하기) 스타일링으로 자존감과 그 자존감을 어떻게 스타일링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 이다.
2장에서는 내 안을 들여다 보기 위해 자신의 자존감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한 테스트가 나온다. 자존감이 너무 낮으면 자신을 과소평가하여 주변을 과하게 신경쓰게 되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에 전전긍긍하게 된다. 또한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전이나 시도를 이런 저런 이유로 회피하게 만든다. 저자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을 믿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대로 자존감이 너무 높으면 스스로를 과대평가 하며 과잉된 자기 신뢰로 오만, 자만을 자신감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이게 지나치면 타인을 무시하고 남을 배려하지 못하게 된다. 이럴때는 상황을 항상 객관적으로 보며 차분하게 자존감을 조절하려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악덕 시어머니 밑에서 지낸 며느리가 나중에 그 악덕 시어머니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이유가 뭘까? 인간은 누군가에 의해 자존감이 공격을 받을때 그 자존감이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한다고 한다. 그렇게 자신을 공격했던 공격자와 닮아가는 것을 자기방어 기제 중 '동일시'라고 하는데, '적대자와 동일시'는 두려운 적대자를 골똘히 생각하며 자신이 적대자와 닮아가면 더는 공격받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공포를 극복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나다움이 사라지고 가장 싫어 했던 사람을 닮아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나의 자존감이 잠식당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3장에서 말하는 자존감 스타일링이란 무엇일까? 말그대로 자존감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즉, 외모 가꾸기나 옷이 가진 힘을 빌려 스스로를 사랑하도록 만들어 자존감에 보탬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혼감이 자존감과 대화하는 것으로 자기 자신의 힘을 찾는 것이라면, 자존감 스타일링은 그 힘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지지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자존감 스타일링을 설명하면서 '흔들리는 미의 기준'이라는 부분에 글로벌 기업의 도브에서 실행한 실험이 있다. FBI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몽타주 전문가가 A,B 두 참가자의 얼굴을 보지 않고, 설명만을 듣고 몽타주를 그린다.
A는 평소 자기 자신의 얼굴에 대해 설명하고, B는 상대인 A의 얼굴을 보면서 설명한다. 그런데 그 결과가 참 첨예하다. A 설명의 본인 얼굴은 정말 못났다. 반면 B에 의해 표현된 A의 얼굴은 평범하다. 험하거나 날카롭지도 않고 평온한 모습이다. 즉, 누군가 나의 외모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말이 매일 보는 자신의 얼굴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못나 보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렇듯 부정적인 말은 우리의 자존감과 눈을 세뇌시킨다. 이럴때 저자는 개그우먼 김영자씨처럼 하자고 제안 한다.
이 책을 읽고 '옷을 잘 입어야 겠다' 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 내 속의 자존감의 위치 바로 알기와 내가 더 나 답기 위해 자존감 스타일링을 덧입혀 당당한 모습으로 살아가야 겠다는 것이다. 자신을 되돌아 보기 위해 또는 잠시 일에 지쳐 나 자신을 찾고 싶은 일상의 쉼표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세상의 풍파에도 자존감이 흔들리지 않고 제 모양새 그대로 유지될 수 있게 이 책이 '나답기' 위해서 자존감에 심지를 붙이는 시간으로 쓰이면 좋겠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존재한다고 느껴지지도 않지만 우리의 틀을 잡아주는 그런것 말이다. / p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