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탐구 보고서라는 설정이 재미있었다.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가 인간을 탐구하고 그 결과를 어떻게 풀어 놓을지 그리고 그 주요
대상이 초등학생이라니 초등 4,5학년인 나의 두 자녀에게 꼭 읽혀 주고 싶었다. 책이 도착한 후 겉표지를 보고서 서로 자기 책이라며 갖겠다고
아우성이었다. 그냥 같이 돌려가며 읽으면 될 것을 굳이 자신의 소유로 도장찍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든 것이 이 책의 겉표지에서 우러나오는
느낌이랄까?
저자는 카이스트 교수이면서 딸 셋을 둔 아버지이다. 그리고 전공을 살려 만일 자녀들에게 '마음의 과학'에 대해 읽힐 책을 쓴다면
단연 이 책이어야 한다고 자신하면서 서두를 열고 있다. 나를 이해하고 내 주변인 가족, 친구들, 그리고 이웃들을 이해하는 열쇠 뇌과학,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과 친구를 이해하는 지도로 접근하길 바란다는 마음을 얘기 하고 있다.
주요 등장 외계인으로 아싸(덩치 작고 머리 좋음, 지구에서 외모 출중한 초등남학생으로 변신), 바바(첨단 장비를 잘 다룸.
지구에서 지팡이 짚은 할아버지로 변신), 오로라(아우레 행성의 군인, 지구에서 깔끔하고 단정한 이미지로 늘씬하고 이쁜 엄마로 변신),
라후드(외계 문명 탐험가, 덥수룩한 이미지로 아빠로 변신)는 아우레라는 행성이 더이상 살기 적합하지 않게 되자 이주 계획을 세우고 탐험하다
지구에 도착한다.
이 네명의 외계인은 지구인 모습의 슈트를 입고 지구인 행세를 하면서 지구가 과연 자신들이 이주해서 살 수 있는 공간인지 탐험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지구인들로 변신하기 위해 슈트를 입고, 집을 구하며, 지구에서 잘생기면 감시를 받을 수 있고, 튀지 말고 유행에 순행하라는
것, 지구인들이 생각하는 외계인 등에 대한 이야기 거리로 얘기를 전개해 나간다.
'지구인은 유행을 따른다'라는 부분 중 10대
사이에 유행이 강력한 이유를 설명하는 실험결과가 있어 흥미로웠다. 뇌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발달하는 부분은
전전두엽이고 여기서 결정하고 계획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한다. 또한 10대는 아직 이 부위의 발달이 완성되지 않았다. 실험은 10대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는
음악과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 중 구매시 최종 선택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결론은 유행하는 음악이란다. 분명 자신이 선호하는 음악을 들을 때 뇌의
보상 중추가 활성화 되는데, 또래의 유행과 다를 때는 결정의
영역인 전전두엽과 함께 불안의 영역인 편도체가 활성화 되어 다른 사람의 선호와 자신의 선호가 다르다고 인지하는
순간 불안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또래 집단의 선택을 따라 함으로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는 매우 줏대없어 보이는 결과를 자초한다. 아! 뇌에서의 이러한 작용때문에 부모의
잔소리 보다도 또래 집단의 결정과 소속감, 유행이 더 크게 작용하는 원리가 이해가 되었다.
이렇게 저자는 마음을 탐구하는 학문인 뇌과학과 심리학을 외계인이 지구인이 되어 생활하며 탐구하는 보고서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
인간의 사고, 판단, 행동에 대해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책을 딸도 읽고 아들도 읽었다. 재미 있게 읽고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 옆집에서
치킨을 가져다 줘서 먹었던 부분이라고 얘기해 준다. 물론 책을 통해 저자가 전달하려는 전전두엽이 어떻고 하는 부분까지 다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외계인의 입장에서 지구인을 바라봤을때의 모습과 인간인 이웃이 외계인들에게 베푸는 따뜻한 관심에서 저자가 의도하는 세세한 인간 존재의 매력이
충분히 전달 되었으리라 본다. 이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도 아들은 또 이 책을 두번 세번 보고 있다. 그만큼 재미있고 읽을때 마다 전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리라 기대한다. 책 맨 뒤에 2권을 예고하는 내용이 나온다. 2권도 충분히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