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부탁을 과도하게 난감해 하는 이들을 종종 사회에서 마주치게 된다. 불편하다는 이유로 차마 거절을 못하고 지나칠 정도로 헌신하는 인물 유형이 있다. 이 책에서는 피플 플리저(People pleaser)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는데, 사실 부탁이 불편하고 거절이 어려운 것은 정도의 차이일 뿐 누구나 겪는 감정일 것이다.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하는이는 자신이 부탁을 하는 것도 어려워 한다. 의견이 다를 때 다른 의견을 당당하게 피력하지 못하기도 한다. 스스로의 입장을 피력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새로운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면이 있는 편인데, 아마 갈수록 대면소통이 줄어들고 있는 신세대로 갈수록 이러한 심리적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근본적으로 자신이 타인의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서부터 비롯된다고 한다. 타인이 자신에게 집중한다는 생각은 이러한 두려움을 더 크게 부풀려 인간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행동 마저 가로막는다. 사실 인간의 자기중심적인 면은 생존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측면이 있는데, 과도하게 자기중심적인 면도 문제가 되지만 과도하게 자신을 억누르는 것 역시 부정적인 효과를 발생시킨다. 갈등은 무조건 피해야하고,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나쁜 것이며, 타인을 만족시키는 것이 자신의 행복이라는 잘못된 관념이 뿌리박힌 나머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기본적 태도조차 갖추지 못하는 것이 피플 플레져의 문제이다.
이러한 태도는 건강한 마음으로 이타적이고 관대한 태도를 가지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구별되며, 오히려 뒤틀린 감정과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되기에 큰 사고로 번질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피플 플레져와 완전히 동일한 성향을 갖고 있지는 않은 사람이 다수일 것이고 나 역시 그렇지만,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인간관계에서 기분이 상했지만 굳이 지적하지 않고 넘어가거나, 싸우기보다는 피하기를 택하는 성향의 사람들에게는 와닿는 부분이 상당히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람 인생의 대부분이 습관으로 이루어져 흘러가는데, 이러한 성향 역시 어떠한 경험과 습관들이 누적되면서 생겨난다. 나쁜 습관이 타인으로부터 자기 자신조차 지키지 못하게 만들어, 인생을 스스로의 것이 아니게 된다. 그러나 분명히 각자의 삶은 자기 자신의 것이다. 누구도 이를 방해하게 놔두어선 안되며, 단호히 선을 그어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타인에게 베푸는 관대함은 그 다음의 고려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