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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냉전 시대
제이슨 솅커 지음, 김문주 옮김 / 더페이지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2차대전을 마무리하며 시작된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는 소련이 붕괴하며 막을 내렸다. 문제는 미국이 소련이라는 거대한 적을 죽이고자 다른 적과 손을 잡았다는 것. 바로 중국이다. 미국이 의도적으로 손을 잡아준 중국은 폐쇄정책을 거두고 미국의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했고, 같은 공산주의 세력으로서가 아니라 같은 체제 내 일종의 경쟁자와도 같이 소련을 대했다. 결과적으로 소련은 졌고, 중국은 유례없는 속도로 새로운 강대국의 자리에 등극하게 되었다. 그리고 미국의 가장 크고 새로운 적이 되었다.
중국이 괴물이 되도록 지원한 것이 사실상 미국이나 다름없다. 미-소 냉전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것이 중국이었으며, 미국은 러시아 고립을 위해 중국이 대만에 영향력을 뻗치는 것을 용인해버렸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는 의문을 갖는다. 사실 냉전이 소련/러시아 와의 싸움이라는 것은 서구 중심의 사고 때문에 생긴 오해 아닌가? 기존의 이미지와 달리 실제 냉전은 중국과의 문제가 아니었는지 근본적으로 다른 사고를 해본다.
중국은 그 명칭에서 보듯 전통적으로 동양 세계관의 중심지였고, 근대에 잃어버린 동아시아 지역 패권을 다시 장악하고 싶어한다. 바로 거기서부터 모든 문제가 발생하였으며, 정작 냉전기에도 주요 전쟁은 서구가 아닌 한국과 베트남,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 곳곳에서 발생했다. 소련과 미국이 대결할때에도 중국은 언제나 동아시아 패권을 쥐고자 노력했으며, 그러한 경향이 소련 해체 이후 그대로 오늘날로 이어지는 것이 바로 2차 냉전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과거 미소 냉전이 그러하였듯, 오늘날의 2차 냉전 역시 대리전 양상을 띈다. 러-우 전쟁,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그리고 잠재적 폭발물과도 같은 대만과 중국의 양안문제까지 실시간으로 전장이 펼쳐지고 있다. 게다가 심각한 사이버 전쟁이 2010년대 부터 진행중이다. 과거 비밀리에 파견되어 사회 혼란을 조장하던 첩보전과 달리, 현대에는 사이버 커뮤니티와 사회 전반에 침투하여 사회적 여론을 조성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교묘한 사이버 전쟁이 현실화되었다. 저자에 따르면 이는 러시아에서 먼저 미국에 활용한 것으로, 이후 중국이 적극 차용하였다고 한다. 한국의 주요언론과 대중은 이를 부정하기 바쁘지만, 여러 정황으로 파악컨대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해서도 같은 전술과 영향력을 펼친 결과가 2025년 작금의 현실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교묘하게 진행되고 있는 2차 냉전이 공포스럽게도 다가오지만, 한편으로 저자는 이것이 미국과 우방국들이 확실히 큰 기회를 거머쥐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이야기 한다. 갈등이 극에 달했다는 것은 어느쪽으로든 해결 역시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정확한 현실 인식과 빠른 행동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말에 희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