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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의 심리학 - 우리는 어떻게 감정을 드러내는가?
폴 에크먼 지음, 이민아 옮김 / 바다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사기 전에 인터넷서점의 리뷰를 먼저 읽어보곤 한다. 이 책의 몇몇 리뷰어들은 미드 'Lie to me'를 보고, 드라마의 원래 주인공인 책의 저자를 찾아 이 책을 읽게 되었다고 하였다. 저자인 폴 에크만은 연구를 위해서 뉴기니의 오지로 들어가 외부의 문화에 영향을 받지 않은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표정연구를 하였다. 그리고 표정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표현양식이라고 알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문명세계에서 아주 다양한 경험과 연구를 하게되었다. 드라마에서 보면 경찰, 정치권, 금융계 등 많은 분야에서 표정과 거짓말에 얽힌 일들을 하고 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겠지만, 폴 에크만의 연구영역과 깊이는 매우 높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얼굴의 심리학'이라는 책의 제목과 영어 제목인 'Emotions Revealed'가 적절히 혼합된 것이 책의 내용이 아닐까 한다. 감정은 어디에서 오는가.... ..... 그리고, 그 감정은 어떻게 얼굴에 나타나는가가 이 책의 내용이다.
감정. 아주 서글픈 느낌의 말이다. 적어도 내게는.... 혹은 어떤 아련한 느낌일 수도 있다. 또는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폭발하던 순간의 비참함일 수 있다.... 그리고 조금만 견디면 찾아오는 즐거움, 혹은 환한 웃음의 말일 수 있다. 감정. 과연 어디에서 오는가. 우리는 사실 알지 못하지만, 그 감정을 알아보는 것은 가능하다고 한다.
감정이 서글픈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는 그 감정이란 것을 내가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다는데 있는 것이 아닐까. 특히 정도가 심해져서 나타나는 정서장애는 모든 감정에 다 있는 듯 하다. 분노, 슬픔, 두려움, 심지어 기쁨까지도 통제하지 못하면 정서장애로 나타난다. 슬픔이 깊어지면 우울증이 오고, 분노가 깊어지면 폭발성 장애 같은 것이 오고, 두려움이 깊어지면 불안을 넘어 공황장애가 온다.
이렇게 우리가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이 책에서 말하는 '불응기간' 때문이다.
(이 책의 한가지 아쉬운 점은 번역이다. 갑자기 나타나는 불응기간 이라는 단어는 읽기에 치명적이다.)
불응기간이란 어떤 감정이 나타날때 내가 그 감정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데 필요한 시간이다. 즉,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 순간적으로 분노는 표출되고, 나타내지 말아야 할 분노를 내고 있다고 느끼는데에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이성적으로 설명을 듣고 전혀 분노를 내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란걸 알아도 분노는 내 머리 속에 어느 시간 남아있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란 것이 단순히 가슴이나 머리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우리 뇌의 신경회로를 건드려서 화학물질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즉, 두려움이 발생하면 뇌에서는 그것에 해당하는 화학물질을 누출시키는 사고를 일으킨다. 그 사고를 처리하는데 까지는 오랜시간 고속도로는 정체되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공부를 하듯, 운동을 하듯, 연습을 하듯, 지속적인 노력으로 우리는 신경회로를 발달시킬 수 있다. 인간이 하는 모든 연습은 비연속적이며, 패턴을 따라가며, 세밀하게 나누어 분석해야 하며, 전체를 통합화 해야한다. 그 연습의 기간은 1만시간이다. 아니, 우리가 세계적 성자가 될 것이 아니면 4000 시간이면 되지 않을까?
사람의 육체는 정신과 연결되어 있다. 그냥 솟아나듯 하는 예술이 아니라 노동으로의 예술을 해야 하듯, 표정을 강제적으로 연습시킬 필요가 있다. 웃음이 날 때 움직이는 얼굴근육을 '의지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기쁜 일이 있기에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기뻐하면 즐거운 일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