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행복해지는 거절의 힘 - 웃으면서 거절하는 까칠한 심리학
마누엘 스미스 지음, 박미경 옮김 / 이다미디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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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서 거절하는 것은 우리에게 죄책감을 준다고 한다. "내가 행복해지는 거절의 힘"은 원서 제목이 '나는 아니오라고 말할때 죄책감을 느낀다'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거절을 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하지만 두드러지게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 말고도 마음이 약한 사람에게도 맞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더 넓게는 마음 조작을 하는 사람에게 맞서려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총 8장으로 구성되었는데, 내용으로 분류하면 3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서론과 문제의 원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1~2장에 있다. 3~5장에는 자기주장 기술의 총론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3가지 관계종류별 세부내용이 서술된 6~8장이 각론이라 할 수 있다. 


1. 문제의 원인

"(기술적 설명이) 왜 그것이 효과가 없을까가 아니라 무엇이 효과가 있을까를 아는 게 중요하다."

심리적 문제해결에는 크게 두가지 흐름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원인을 해석하여 해결하려는 프로이트의 방법이고, 다른 것으로는 바로 해결책을 적용하려는 시도이다. 나는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필요한 게 아니라, 바로 행동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책도 그 흐름에 속한다.



***

"우리는 늘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러가지 갈등과 문제가 그녀의 수동적 공격성과 수동적 도피에서 비롯"

앞부분에서는 분노, 두려움, 우울의 원인에 대해 논하고 있다.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 때문에 좌절하거나 혹은 바꿀 수 있는 것에 대처하기 위해 타고난 구두능력을 사용할 수 없다면, 감정적으로 우울해질 가능성이 높다."



***

정신조작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교양서 같은 심리서적에 정신조작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나올줄 몰랐다. 저자는 심리조작이 인간관계를 뒤튼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선천적으로 후천적으로 교육받아 다른 사람을 조정한다. 이건 사실 누구나 하는 것이지만, 문제는 그 정도가 심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조작적-반조작적 상호작용의 촌극에서 ..... 누가 상대방을 더 찔리게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타인이 원하는대로 행동하다 보면, 불만이 쌓이고 우울해지며 타인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혼자만의 세계로 빠져들고 자존감을 잃는다. 분을 삭이고서 우리 뜻대로 행동한다면, 타인과 멀어지고 자존감을 잃는다. 그런 상황에서 도망치려고 한다면, 갈등과 그 갈등을 야기한 사람을 피하고 자존감을 잃는다."


상대가 나를 마음대로 조작하면 이에 대한 방어를 하는 방법이 3가지라고 한다. 싸우거나 도망가거나 우울해지거나. 참으로 생각만 해도 우울해진다. 많은 발버둥을 쳐보았으나 싸워서 기분 나쁘고 도망가서 참담하고 포기해서는 슬퍼지게 된다는 것이다.


"대등한 관계 유형에서 개인적인 불안감이나 무지의 소치로 친구나 룸메이트, 남편이나 아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끼어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넌 이래야 해. 넌 이걸 해야해.' 이런 말의 본질적 위험성을 모르면서, 당연하다는 식으로 말을 걸어 정신조작을 한다면 당하기 힘들다. 아예 속으면서 계속 살지 않는다면, 처음에야 그냥 당하지만 오래 같이 살다보면 깨닫게되어 화나고 우울해진다. 이와 달리 정상적인 상황은 상대와 역할분담을 논의하고 서로의 역할을 정하는 것이다. 원래부터 그렇게 정해진 것은 없다.


"내가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가 당신의 유일한 판단기준이다."

판단을 상대에게 맡기지 말고 스스로 하라는 의미이다.

2. 자기주장 기술 총론

저자가 말하는 자기주장 기술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자존감'이라는 말과 비슷한 뜻으로 보인다.

"자립적인 삶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은 타인도 무력한 존재이기 때문에 통제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으로 놀라운 서술이다. 자꾸 감정조작을 하려는 사람 앞에서 우울해지곤 했다. 괜히 조작에 대한 책을 읽었었기에, 이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었기에 더 힘들었던 것은 아닐까. 어쩌면 그냥 순순히 노예가 되는 것을 택하는 편이 나았을까. 물론 그건 좋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그런 수동적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편이니 그냥 화만 냈을 것이다. 화를 내지 않으려면, 도망가거나, 우울해져야 한다.


"학생들에게 상황에 대한 사실만을 간단히 언급하라고 가르친다. 가령 지각한 학생은 사과부터 하는 게 아니라 '맞습니다. 제가 좀 늦었습니다.'라고 말하면 된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이 방법은 이와 별도로 개인적 사색으로 도달했던 결론과 같았다. 이번에 "내가 행복해지는 거절의 힘"를 읽으면서 이에 대해 명확히 정립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이런 객관적인 태도를 가지면서도 주관적인 답변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정신이 있을땐 명확히 대답할 수 있으나, 대개 정신조작하는 것은 몇개의 말이 동시에 들어오거나, 앞뒤가 안맞는 말이 태연하게 전개되거나, 다른 뭔가에 정신집중하고 있을 때 전혀 상관없는 말로 들어오기 때문에 듣는 사람은 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

저자는 앞에서 말한 철학들을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실제 대화의 예와 함께 제시한다. 먼저 (1) '고장난 레코더 기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원하는 것을 반복해 말하는 것이다. 이의 주목적은 자존감을 찾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의 무료정보와 (2) 자기공개를 활용하라'고 한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라는 것이다. 단순한 거절기법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화법과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이다.


***

이후 (3) 안개작전, (4) 부정적단언, (5) 부정적질문의 세가지 기법을 설명한다. 이런 것들을 통해 "옳고 그름에 대한 타인의 임의적 구조를 자동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말해준다. 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나는 비판에 대해 무대응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어쩌면 이는 도망이라는 부정적 반응과 유사하지 않을까 고민이었다. '안개작전'은 이와 유사하지만 단순한 무대응이 아니라 상대의 말의 진실과 가능성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해주는 것이다. 안개처럼 대응하는 것이다. 즉 상대가 하는 말은 그냥 받아주는 것이다. 가령 '넌 이것저것 안한건 잘못이야'라고 하면, "그래, 그렇겠지.", "그래 나는 뭐뭐했지" 등의 방법으로 상대가 하는 말을 부정하지도 수긍하지도 않으면서 이에 대해 슬퍼하지도 않는 것이다.

[2] '부정적 단언'은 자신에 관한 부정적인 것들을 당당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법적인 사항에서는 적용하지 않는다)
가령 '너 나뻐' 하면, '그래 나 나쁘구나' 정도가 되겠다.

[3] 친한 상대에게는 그가 조작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펼치도록 유도하는 '부정적 질문'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질문을 할 때 부인하거나 방어적이거나 역공을 펼치면 안된다. 차분하게 더 많은 비난을 유도하고, 비판자에게서 '잘못'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유도하여 조작적 악순환을 깨뜨려야 한다고 말한다.
가령 '너는 이것 왜 안했니'라고 하면, '이것 안하는 것이 잘못이야?'라고 부드럽게 질문하는 것이다. 대개 그런 것은 잘못이 아닌데 상대가 하는 질문의 힘에 의해 우리는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다.

(물론, 조정을 잘하는 사람은 앞에서 예를 든 경우와 같은 직접적 서술은 안한다. 대개는 간접적 명령문이나, 은유를 통한 서술을 사용하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이 책에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서술과 반대의 서술을 가르쳐 주는 책이다.)



책에서 기억할만한 부분이 많아 적다보니 리뷰라기 보다는 요약서 같아졌다. 앞에서 문제의 원인과 그 해결방법의 개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정도면 책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상당히 살펴본 것 같다.

더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이유는 그것들을 다 옮겨적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런 내용들을 책에서 직접 읽어야한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처음은 철학서 같다가 나중에는 실용서적으로 읽혔다. 각 경우마다 예제 대화가 있는데 이는 저자가 실제 강의 중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예제 대화를 바탕으로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연습을 해야한다.

즉 이 책은 독서로 끝내서 될 것이 아니라 연습을 해야하는 종류인 것이다. 실제 수업을 듣는다 생각하고 생활중에 발생하는 일들에 대해 하나씩 적용해 보아야한다. 그것이 책 후반부의 내용을 제대로 읽는 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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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 - 행복은 삶의 최소주의에 있다
함성호 지음 / 보랏빛소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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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호시인이 재미있는 산문집을 내었다. 단순히 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그린 만화 혹은 일러스트가 함께 있는 형식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은 여러 가지 다양한 이야기가 녹여진 카툰 에세이이다.

 

 

워낙 다양한 대상에 대한 사색이 담겨 있어서 주제를 간명하게 파악하긴 어렵지만, 저자는 책 표지에 부제로 "행복은 삶의 최소주의에 있다"라고 이를 알려주고 있다. 행복과 삶의 관계에 대해 '최소'라는 공학적 은유를 부지불식간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삶을 이루는 방정식 'Y = F (X)'는 2차 방정식으로 풀이될 수 있어서, 'Y = X^2'으로 해석될 수 있나 보다. 삶(Y지수)의 최소점에 행복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함성호시인에게 행복의 근간이 되는 관심사(X인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앞에서 나는 책의 부제에 대해 조금은 과한 해석을 내놓았다. 보통은 말도 안되는 논리겠지만 부제를 설명하면서 순간적으로 떠오른 2차 곡선의 그래프는 사실 함성호시인에게서 연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시인 외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건축가가 그의 다른 본업이니 앞의 나의 해석은 크게 탈나지 않을 것이다.

 

그외에 그림, 미술비평, 건축평론가, 만화, 만화비평, 영화비평, 전시/공연 기획자라니 참으로 다양하지 않는가. 예전 그의 시집에 실렸던 작가설명에서 읽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다시 한번 놀라며 묘한 질투심을 유발한다.


책의 부제와 저자를 설명한 것은 여기서 이 책의 구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이란 대명제 하에서 다양하고 재미있는 대상들에 대해 기묘한 상상력을 넣어 즐거움을 파헤치고 있다.

 

 

총 5부로 구성되어 각 부마다 대략 10개의 에세이여서 총 48개의 글이 있다. 책 소개를 쓴 함민복시인의 말처럼 각각에 이야기의 살을 붙이면 하나의 책이 될 것 같다. 이런 다양한 이야기는 산만하다는 느낌을 주기 쉬운데, 내가 책을 비평하기 위해 읽는 것은 아니니 상관없다. 전체 주제인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을 삶의 여러 단면에서 저자와 공감할 수 있을 뿐이다.


만화를 읽던 기억에서 나의 만화 읽기를 떠올렸고, 활자 중독자의 행복에서 지금 읽고 있음을 깨달았고, 목사가 되려다만 친구의 이야기와 신자도 아닌데 방학 숙제로 성경을 다 읽었던 이야기에선 개인적 신앙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생각은 저자의 생각과 전혀 다른 종류이겠지만, 어쩌랴 나는 그저 '책 읽기의 최소점'에서 행복에 빠져있을 뿐이니.


저자는 어린 시절 읽었던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들'이라는 이야기에 나오는 노인의 '망각'이라는 대답에서부터, 건축사무소 '회이재'가 있는  건물 옥상에서 아래로 바라본 산벗나무의 이야기를 지나, 티벳트 여행과 '카일라스'의 이야기까지 자신의 삶에서 인식의 지평을 확장시키는 순간을 기다리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책을 읽으며 그가 원하던 '인식 체계가 주밀'한 글을 생각했다. 아무도 설득하지 못하는 산문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자기의 사유체계를 이식해 펼쳐나가는 고급한 산문'을 생각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은 최근에 읽었던 "시간의 향기"와 매우 비슷한 책이다. 비슷한 향기를 풍기는 사색적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책이 철학교과서 같다면 이 책은 만화당에서 정신없이 보던 어린 시절의 풍경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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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향기 - 머무름의 기술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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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피로사회"라는 책을 내었던 철학자 한병철의 저서이다. 이것 역시 독일어로 저술된 것을 다른 분이 번역하였다. "시간의 향기"는 "피로사회" 보다 먼저 출간되었던 책이다. 12개의 작은 논문들의 모음으로 구성된 책 같아 보였다. 길이는 짧으나 내용은 만만치 않다.

 

'시간의 향기'라는 은유를 통해서 저자는 현대 사회의 가속화의 원인이 무엇이며, 이의 해결책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간단하게는 가속화의 원인이 향기를 잃은 시간에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색적 삶과 머무름의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간단해 보이는 이 명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런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는 실존주의적 역사 개념에서 대안을 찾는다. 이제 역사적 장력은 자기의 강조에서 나온다." (p107)

"자기의 실존적 동원을 통해 시간에 대한 잃어버린 주권을 다시 확립하기 위한 시도이다." (p108)

 

하이데거의 연구 초기의 전략으로서  '자기'를 강조하고 있다. 시간의 중력으로서 자기 자신을 사용하고자 한다. 이는 현대인이 가장 쉽게 택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것이 이 책에서 제시하는 답안은 아니다.

 

 

이제 책의 주제인 하이데거의 후기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하이데거의 후기 저작에서는 역사적 시간 모델에서 벗어나 반복의 이미지들이 등장한다고 말한다." (p108)

"하이데거는 거듭 왕복의 이미지로 회귀한다." (p109)

"이러한 반복을 통해 들길은 반복과 수확의 이미지가 된다. ..... 들길은 영원한 반복이 일어나는 고요한 장소이다." (p110)

 

현대철학이 찾아가는 다음 전략의 전형이다. 순환적 세계관을 통해 안정을 찾고자 한다. 윤회론이 일어나는 공간에 다름 없다.


 

<떡갈나무의 냄새>

앞에서 본 사고흐름은 이 장에서도 반복된다. 하이데거는 일반적 철학흐름을 따라가는데 초기에는 실존으로의 자기를 찾아 시간에 대한 주권을 찾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는 뻔한 결론, 즉 절재적 절망에 빠질 뿐이다.


하이데거는 후반기에 이를 극복하고자 '받침대'를 새로 고안해 내어야 했다고 한다.

 

"하이데거가 말하는 '의미'는 목적론적이지도 절망적이지도 않다. ..... 여기에는 방향이 없다. ..... 그것은 말하자면 원을 그리면서 존재 속으로 깊이 침잠해가는 의미이다." (p124)

 

앞 장에서 본 바와 같이 순환적 세계관으로 들어간다.


이는 인간이 결국에 찾아가는 공허한 순환적 세계인 것이다.

 

 

또한 "'들길이 건네는 위로와 격려의 말'이 신의 언어로서 들리게 될(p125)" 수 밖에 없는 세상에서 위안을 찾는 것이다.

 

철학자 한병철은 하이데거의 후반기 사고를 기반으로 사색적 삶이 있어야 깊은 권태의 저주를 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책의 각 장은 하나의 논문 같은데, 마지막 '사색적 삶'은 가장 길다. 4개의 소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저자는 사색적 삶의 중요성을 논하고 있다. 마지막 단락에서 "노동의 민주화에 이어 한가로움의 민주화가 도래해야 한다. 그래야만 노동의 민주화가 만인의 노예화로 전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 저자가 말하는 사색적 삶이란 무엇일까.

 

"오직 사색적 삶을 되살릴 수 있는 것만이 인간을 노동의 강제에서 해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노동하는 동물은 또한 이성적 동물과도 근친관계이다. 이성의 활동 그 자체는 일종의 노동이기 때문이다." (p176)

 

즉, 노동과 사색을 분리하고 있으며, 노동인 이성과 다른 차원의 사색이 인간 해방에 필수라고 말한다.

 

"인간이 그래도 동물 이상의 존재인 것은 바로 사색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사색하는 능력을 통해서 인간은 지속적인 것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한다." (p176)

 

동물과 그 반대에 위치하는 지속적인 것. 이 두가지 상징은 마치 '이성 혹은 노동'과 그 반대에 위치하는 사색과 대비된다. 인간의 절망을 그는 사색이라는 방법으로 헤쳐나가려 한다.

 

 

저자가 말하려는 요점은 사색의 신비적 차원이다.

 

"사색이란 신의 애정어린 관심 속에 머무름으로서, ..... 오히려 신비로운 합일 속으로 분리선과 울타리가 완전히 해체된다." (p177)

 

신비주의가 그의 최종적 방법론인 것이다. 이의 구체적 수단으로 사색을 사용함으로 머무름의 기술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책 뒷면의 서평들이 말하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가속화의 시대에서 멈춘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이다. 사색이란 '들길이 건네는 위로와 격려의 말'을 신의 언어로 삼아 신비로운 합일 속에 머무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색적 머무름이 그가 속한 순환적 세계에서, 시간을 늘리고 존재를 넓히는 것이 될지 아니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게 될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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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전2권 (한글판 + 영문판)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 영문판) 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장영재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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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유명한 이 소설은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하게 출간되었습니다. 선물로 사주기도 하고, 집에도 다른 출판사의 책으로 2권 짜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구매하여 읽은 것은 ebook으로 나와서 보기 편하고, 가격도 매우 싸고, 다시 한번 읽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더구나 한글과 영문이 동시에 있습니다.

총 7개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는데, 책 제목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와 "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계시다"가 분량도 길고 유명합니다.



아무튼 톨스토이의 작품이 계속 읽히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재미있고, 인생에 도움이 됩니다.
이번에도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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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에 대한 백과사전
마티아스 반 복셀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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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는 정확하게 말해서 지성을 가지고 있어서 위험하다."

"어리석음에 대한 백과사전"은 백과사전이 아니라 에세이 모음 같은 책이다. 솔직히 어떤 내용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나도 어리석게 행동한 것이다.

총 8장으로 구성되었는데, 각 장마다 다양한 범주의 어리석음을 조사한 별도의 책으로 보인다. 어리석음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유쾌하게 서술하고 있다. 다만 구성이 산만해 무엇을 읽고 있는지 이해가 안될때가 많았다.

어쩌면 위에서 내가 언급한 내용들의 원인은 처음부터 저자가 의도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백과사전은 알파벳 또는 한글 자음 순서로 되어있다. 하지만 "어리석음에 대한 백과사전"은 최초에 베이컨이 백과사전에서 원했던대로, 자연의 역사와 연대기를 나타낼 수 있는 책이 되기를 원했다. 저자는 철학책이면서 유머책이 되기를 원하면서 다양한 분야에 대해 자유로운 에세이를 쓰고 있다.


인상적인 부분으로는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가 있었다.

"이 바보는 보이지 않는 옷이 진짜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있지 않은 이 바보가 우리의 행동을 결정한다. 안전한 곳에 서기 위하여 우리는 보이지 않는 옷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우리가 모두 그렇게 될까봐 두려워하는 바보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바보의 역설'이라는 이 현상은 여전히 우리를 지배한다. 조금만 사실들을 관찰하면 진실을 알 수 있음에도 우리는 언론이나 선동하는 자들의 말에 세뇌되어 바보가 되어간다. 혹은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

"깨달음은 어리석음과 환상을 끝낼 뿐 아니라, 이들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돌아가는 세계까지도 끝내버린다."

저자는 적당한 바보가 되야 사회가 유지된다고 했다. 그건 그가 입헌군주제가 가장 좋은 정치체계라고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편견에 가깝다. 아니, 어쩌면 이는 저자의 유머 내지는 풍자일 수도 있다.


우리는 진실을 찾아 깨달아야하며, 국가와 사회를 선동과 모략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야한다. 비록 완전한 진실을 다 찾지는 못해도 조금은 깨끗한 국가, 정직한 자가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진실이 무엇인지 알며, 조작과 약점을 이용한 거짓 정보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언론에 의한 악한 행위를 보는 건 참으로 견디기 힘든 일이다. ..... 바보가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조금은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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