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 퀴즈 백과 200 - 풀수록 똑똑해지는 ㅣ 바이킹 어린이 퀴즈 백과 시리즈
신기한 생각 연구소 지음 / 바이킹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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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깨달음을 얻을 때가 있다.

수수께끼라는 놀이도 생각보다 높은 차원의 사고가 가능해야지만 즐길 수 있다는 깨달음 역시 그중 하나다.

어릴 적 수수께끼 책들을 외워서 친구들이나 식구들에게 내보면서 재미나게 놀았던 추억이 있는데 그랬던 것이 '기억' 나는 것을 보면 꽤 자란 후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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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말의 유사성이나 난센스 퀴즈처럼 추상적인 사고를 한 번 더 거쳐야만 온전히 이해되는 수수께끼의 경우 너무 어린아이들은 제대로 즐길 수 없을 것이다.

내년에 학교를 갈 딸아이 역시 최근 들어 부쩍 수수께끼 놀이를 좋아한다.

단순히 동물이나 식물 등 백과에서 읽었던 내용을 퀴즈로 내는 것뿐 아니라 말놀이 형식의 수수께끼도 부쩍 잘 이해하는 것 같다.



그런 아이가 딱 좋아할 만한 책이 또 나와서 함께 읽어보게 되었다.

그간 나왔던 퀴즈 백과는 100개씩 수록되었는데 이 책은 지식 전달이 없는 내용이어서 그런지 200개가 실려 있다.

지식 전달이 없다고 해서 아이가 배울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는 게 아니다.

단순히 상식적인 개념들을 무지성으로 외우는 것도 물론 의미가 있겠으나 특정 단어의 음과 뜻을 모두 해부해가면서 문제가 의도하는 바를 맞춰야 하는 '말놀이' 성격의 수수께끼들은 아이들의 언어력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

수수께끼는 그야말로 '놀이'를 하면서 배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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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곤충과 동물 퀴즈 백과로 먼저 만나본 적이 있는 시리즈여서 아이가 표지를 보자마자 무슨 책인지 딱 알아챈다.

아이가 어린이집 등원을 하기 전에 배송이 와서 잠깐 열어봤는데 그 사이에 몇 문제를 외워서 등원할 때 같이 버스를 타는 친구들에게 문제를 내기도 할 정도로 정말 좋아한다.

동물, 식물, 사물, 이름, 문화, 난센스 퀴즈에 이르기까지 총 여섯 종류의 수수께끼가 200개나 실려 있으니 꽤 오랫동안 즐겁게 읽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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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 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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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면 부모 입장에서도 좋은 책을 얼마든지 더 접하게 해주고 싶기 마련이다.

아이도 좋아하고 내용도 충실해서 나올 때마다 아이에게 선물하고 있는 책인데, 앞으로도 재미난 주제로 계속 나와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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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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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ㅣ 클래식 리이매진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티나 베르닝 그림, 이영아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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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유명한 작품들의 경우 내용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 읽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사실 한 번도 읽지 않았던 작품일 때가 있다.

나에게 이 작품이 딱 그랬다.

지킬과 하이드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고 결말을 알고 보는 작품은 아무래도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인지라 딱히 손이 가지 않았던 것 같다.

이미 많은 판본으로 출간된 바 있지만, 이 책은 시각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소개가 마음에 들어 이번 기회에 작품을 읽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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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이야기에 앞서 스토리 외적인 부분인 그림에 대한 감상을 먼저 남겨본다.

출판사의 소개처럼 삽화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이 눈에 띈다.

글의 분위기와 잘 맞으면서도 읽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게끔 편집도 잘 된 느낌이다.

그냥 슥 넘기기만 해도 보기 좋은 책이라서 소장한다면 꽤 자주 들춰보지 않을까 싶다.

하이드를 처음 만나는 장면의 삽화. 그가 가진 어두움이 잘 느껴진다.

(pg 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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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은 후의 소감은 역시 결말을 그저 '알고' 있는 것과 실제 작품을 '읽는' 것에는 꽤 많은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이미 사건이 일어났을 때부터 어떻게 흘러갈지를 뻔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주는 재미가 반감되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오히려 진실이 언제 어떻게 밝혀질지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읽어나갈 수 있었다.

100년이 훌쩍 넘은 작품임에도, 게다가 결말이 널리 알려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현시대의 독자에게 이런 독서 경험을 안겨주는 것을 보면 괜히 고전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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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이야 이중인격을 가진 인물을 다루는 작품이 워낙에 많지만 그 작품들의 가장 근본적인 모티브가 이 작품이라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작품과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작품들이 지금도 많이 제작되고 또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을 보면 인간의 이중성이 매력적인 소재라는 점은 틀림없는 것 같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상대방이 '그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말이야'라고 운을 떼면 자기도 모르게 집중하게 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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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지능과 지적 지능을 동원하여 하루하루 진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네.

작은 파편만 발견해도 나를 지독한 파멸로 빠뜨리고 말 그 진리를 향해.

인간은 진정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라는 진리.

(pg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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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지만 도덕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양면성의 한계가 어디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이 주제를 놓고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늘 착하게 살 수도 없지만 늘 악하게 살지도 않는 것이 인간이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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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의 여자 - 뮤리얼 스파크 중단편선
뮤리얼 스파크 지음, 이연지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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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하는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는 자연히 참신함에 대한 기대가 함께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책은 마케팅 포인트로 '서사의 전형성을 비튼다'라고 소개하고 있어서 그 기대를 더욱 높여준다.

보통 기대가 높으면 실망도 클 수 있지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읽게 되었다.

여러 작품이 수록된 중단편집으로 표제작이 그 시작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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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감정은 '혼란스러움'이다.

'서사의 전형성을 비튼다'라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스토리를 간략히 요약하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욕망을 가진 리제라는 여인이 여행을 떠났다가 죽음을 맞게 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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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갔으면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을법한 내용인데 이 작품에서는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행동 이면에 숨겨진 의도나 목적을 독자 입장에서는 전혀 알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리제가 왜 여행을 떠났는지, 왜 타인으로 인한 죽음을 원했는지, 그녀를 죽인 범인은 왜 그녀를 죽일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리제는 왜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며 피해를 입힌 것인지까지도 무엇 하나 속 시원히 밝혀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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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각 인물들의 행동이 빚어낸 결과를 독자 스스로 숙고하고 그 행동에 의미를 부여해야만 하는 작품인 것이다.

문학 역시 예술의 한 분야로서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잘 알지만, '저자의 의도'를 오지선다 보기에서 찾아내는 문제를 학창 시절 내내 풀어야만 했던 한국인 입장에서는 더욱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워낙 독특한 맛이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호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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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검은 선글라스'나 '포토벨로 로드'처럼 처음부터 모종의 사건이 벌어질 것만 같은 서술이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모든 진실이 빵 하고 터져 나오는 이해하기 쉬운 작품들도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그런 작품들조차도 서술의 흐름이나 사용된 문장들이 굉장히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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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힘을 준 듯 가슴에 와닿는 문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후반부까지 모두 읽고 나면 앞의 문장들이 마치 다른 뜻을 가진 것처럼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작가가 아무 의미 없이 슬쩍 흘려둔 것 같은 단어의 조각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가 곧 완성되어 버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언급하지 않은 다른 작품들 역시 작가의 스타일대로 독특한 느낌을 충분히 전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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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편들의 모음이니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를 찾기는 쉽지 않다.

책 후미의 작품 해설에 실린 것처럼 당시 여성의 사회적 지위나 의미 등을 생각할 수도 있겠고(실제로 모든 작품의 핵심 인물이 모두 여성이다.) 단지 독자가 부여된 결말까지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의미를 스스로 찾아보길 원했던 작품들의 모음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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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생각한 이 책의 주제는 바로 '거짓'이었다.

굳이 언어의 형태로 발화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몸짓이나 표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거짓을 표현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 책에 수록된 모든 작품에서 주요 서사를 이끌어가는 사건들은 모두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크고 작은 '거짓'들이다.

우리는 자신의 체면을 위해서든, 타인을 깎아내리기 위해서든, 그저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든 수많은 거짓말을 하는데 그런 거짓말의 끝이 어디로 향할 수 있는지를 다소 극단적인 예시로 보여주는 작품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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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사족이지만) 보통 책 후미에 수록된 작품 해설은 자신의 현학성을 자랑하기에 급급해 정작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의 작품 해설은 내용 이해에 꽤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꼭 책을 다 읽은 후 해설까지 읽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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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떠나온 세계 (2주년 기념 리커버)
김초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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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러 작품들이 출간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SF 작가라는 지인의 추천으로 읽게 된 김초엽 작가의 책이다.

저자가 상당히 어린 편인데 이미 여러 작품이 출간되었을 정도로 화제인 모양이다.

이번에 읽은 작품은 저자의 SF 단편집으로 총 7편이 수록되어 있다.

SF 작품들을 좋아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소재가 너무 허황되거나 전개가 유치한 작품들을 매우 싫어하는데 다행히 처음 접하는 작가의 작품들이었지만 수록된 7편 모두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북으로 읽었는데 해당 콘텐츠에 페이지가 적혀 있지 않아서 발췌문에 페이지를 표기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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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열면 '최후의 라이오니'라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에서는 멸망해가는 기계 행성으로 향한 한 소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기계들이 더 이상 스스로 유지 보수가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되어 버린 행성에 버림받은 채 서서히 몰락해가고 있고, 인류는 이미 그곳을 떠난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보통 기계의 수명이 인간보다 길다고 설정하기 때문에 '바이센테니얼 맨'처럼 기계가 사람을 떠나보내는 작품은 많았지만 이 작품은 기계의 마지막을 떠나보내는 인류를 상상함으로써 참신한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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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마리의 춤'에서는 특정한 장애를 지닌 계층이 특수한 기기를 통해 서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에 익숙하다면 시각 장애인들만 공유할 수 있는 칼라가 있어서 서로 연결되어 있는 세계를 상상하면 된다.)

당연히 두 계층은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워하기 때문에 서로 구분되어 살아가고, '마리'는 이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오래도록 준비한 테러를 감행한다.

테러 이후 나누어지는 여론과 결과들을 꽤나 사실적으로 묘사한 부분이 인상적이었고, SF 소재에 신체적 결함으로 인한 차별 문제를 잘 녹여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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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수록작인 '로라'에서는 '신체통합정체성장애'라는, 자신이 인지하는 신체와 실제의 신체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극단적인 사례가 등장한다.

실제로 이런 증상을 겪는 사람들의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적이 있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종종 올라왔었는데 그때마다 '장애 호소인'이냐며 비아냥대거나, 진짜 장애인들을 모욕하는 행위라며 비난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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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정신적인 문제인지라 해당 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시각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과정에 반드시 '이해'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 작품에서 저자는 '우리가 비록 머리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그들을 배척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네가 떠나면 난 아주 슬플 거야. 너를 사랑하는 일은 나를 기쁘게 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되는 일을 포기할 수는 없어."

'로라' 中

그 밖에도 후각 정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미래 세대의 인류를 다룬 '숨 그림자', 모든 구성원이 공유하는 거대한 클라우드 같은 지식의 공간을 상상한 '인지 공간' 등의 작품에서도 SF적인 상상력에 '소수'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섞어놓고 있어서 저자가 '소수자 문제'에 애정과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었다.


[어떻게 그걸 확신해? 어차피 우린 다 비슷한 본성을 지녔어. 어떤 세계가 너를 받아주는 게 아니야.

그저 그곳에 너를 받아주는 어떤 사람이 있는 거야.]

'숨 그림자' 中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면서도 재미있게 읽은 작품은 '오래된 협약'이라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행성은 행성 자체가 하나의 유기체인 곳으로 그 속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외계 생명체로서의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DC 세계관에 익숙하다면 그린 랜턴인 '모고'를 떠올리면 된다.)

이 행성의 인류는 대기 속 특정 물질 때문에 30년도 못 되는 수명을 지닌 채 살아가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행성 곳곳에 존재하는 특정 물질을 섭취하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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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지인들은 이 물질을 신성시하면서 절대 손상하거나 훼손하지 않는 문화를 고집하고, 지구에서 온 인류는 이 관습을 이해하지 못한 채 떠나고 만다.

처음에는 나 역시 '맹목적인 종교적 관습 유지'를 비판하는 작품이라 생각했는데 그 안에는 보다 숭고한 약속이 숨어 있었다.

“신도 금기도 없지. 오직 약속만이 있단다.”

'오래된 협약' 中

마지막으로 시간 개념이 개체마다 다를 수 있다는 상상력을 전개시킨 '캐빈 방정식'이 수록되어 작품의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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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인터넷 위키 페이지에 저자가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다고 소개되어 있어서 작품이 '정치적 올바름(PC)'으로 떡칠되어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은데 읽어본 소감으로는 주인공들이 여성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PC스럽다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았다.

저자가 주목하는 '소수'에 대한 부분도 현재의 성소수자나 장애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SF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창조해낸 세상에서의 소수자들을 상정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리 불쾌한 부분은 없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는 빨갱이라 서사가 엉망인 것이 아니면 이러한 부분을 본질적으로 싫어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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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이야기들이 모두 매력적이고 문장도 간결해서 읽는 내내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인생 경험이 작품의 퀄리티와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자명한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것 같다.

저자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더 유명한 것 같은데 이 책 역시 빨리 읽어보고 싶어진다.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책인데, 나는 그 지인에게 '테드 창'의 저작을 알려드렸으니 서로가 좋은 작가를 한 명씩 더 알게 된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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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 위인 1 : 전근대편 ㅣ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10
이건홍 지음, 박빛나 그림 / 유앤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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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부터 영어까지 아이들에게 주로 언어적인 지식을 습득하게 해주던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에서 한국 위인 편이 나왔다고 하길래 아이와 함께 읽어보게 되었다.

보통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책 치고 부모 마음에도 드는 책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이 책은 전달하는 지식의 수준이나 양이 적지 않은데도 재미가 있어서 그런지 아이도 정말 좋아하는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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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도착하자마자 아이가 소리를 지르며 좋아한다.

물론 아직은 그림이 없는 책은 잘 읽으려 하지 않지만 그래도 아이가 새 책이 오면 기뻐하고 한동안 그 책만 읽고 또 읽고 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로서 뿌듯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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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요즘 만화로 된 역사책들을 많이 접하고 있어서 책에 나오는 위인들이 그리 낯설어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귀여운 '빵빵' 캐릭터들도, 그들의 소소한 이야기들도 여전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재미있게 만화를 읽으면서 위인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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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은 '전근대편'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단군왕검부터 시작해 흥선대원군까지를 다루고 있다.

국가로 치면 고조선부터 조선까지 다루는 것이니 사실상 일제강점기 이후의 근현대사를 제외한 대한민국 역사 전체를 다룬다고 보면 되겠다.

일제강점기 이후에도 아이들이 알법한 독립운동가나 정치가 등 위인들이 상당히 많은데 그분들은 2권에서 다루지 않을까 싶다.

동양 위인, 서양 위인 등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이어질 수 있는 시리즈여서 한국 위인 다음에 어떤 콘텐츠로 돌아올지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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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런 책을 접하면 아이가 그림만 보고 텍스트는 깊이 읽지 않는 것 같아 걱정하는 부모도 있을 것 같은데, 비록 그림만이라도 책을 보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면 같은 책을 여러 번 들춰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 내용을 달달 외우는 아이를 발견하게 될 테니 그리 걱정 마시라는 조언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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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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