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은 후의 소감은 역시 결말을 그저 '알고' 있는 것과 실제 작품을 '읽는' 것에는 꽤 많은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이미 사건이 일어났을 때부터 어떻게 흘러갈지를 뻔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주는 재미가 반감되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오히려 진실이 언제 어떻게 밝혀질지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읽어나갈 수 있었다.
100년이 훌쩍 넘은 작품임에도, 게다가 결말이 널리 알려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현시대의 독자에게 이런 독서 경험을 안겨주는 것을 보면 괜히 고전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이야 이중인격을 가진 인물을 다루는 작품이 워낙에 많지만 그 작품들의 가장 근본적인 모티브가 이 작품이라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작품과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작품들이 지금도 많이 제작되고 또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을 보면 인간의 이중성이 매력적인 소재라는 점은 틀림없는 것 같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상대방이 '그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말이야'라고 운을 떼면 자기도 모르게 집중하게 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