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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건 내일 할래! 2 ㅣ 팡 그래픽노블
주쓰 지음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3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만화를 좋아하는 딸에게 선물한 책인데 아내도, 나도 재미있게 잘 본 작품인 '진지한 건 내일 할래!'의 두 번째 이야기다.
딱히 사건이랄 것이 없는 일상적인 에피소드들인데 그 안에 무언가 감동이 있고, 따뜻함이 있었던 작품이어서 이번 2권도 기대가 됐다.
이번 작품 역시 계절별 간식을 먹으러 간다든지, 옷 쇼핑이나 학원, 시장, 치과와 같이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가게 되는 장소들에서 일어나는 가벼운 에피소드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각 이야기들마다 시간의 흐름도 매우 빠른데, 초반에 새 학기가 시작되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중후반쯤 가면 졸업사진을 찍는다.
1권까지는 네 명의 친구들이 함께 했었는데 2권에는 새로운 친구 '맛용이'가 등장한다.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온 친구로 상상 속의 동물 용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친구들과 금방 어울리게 된다.
1권에서도 전동 휠체어를 타는 '옹심이'가 아무런 위화감 없이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2권에서도 새로 전학 온 친구를 아무런 편견 없이 맞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요즘 지방으로 갈수록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오히려 양친이 모두 본래 한국 국적인 아이가 더 적을 정도라고 하니 다문화 아이들의 융화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보여주듯이 아이들에게 약간의 생김새 차이는 친구가 되는 것에 있어서 그다지 장애가 되지 않는 것 같다.
어른들이 잘못된 편견을 심어주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인간이 가진 다양성을 잔잔한 일상 속에서 잘 풀어내고 있다.
유령과 용, 빵도 서로 어울려 놀 수 있는데 같은 인간들끼리 어울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
1권을 보면서는 인지하지 못했었는데, 캐릭터들의 가족 구성도 흔히 떠올리는 일반적인 가족 구성에서 조금씩 벗어나 있다.
이모만 둘 있는 친구도, 할머니와 함께 사는 친구도 있다.
하지만 그런 차이는 우리 모두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그저 다른 점이지, 잘못된 점이 아니다.
저자가 작품 속에 다양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의도적으로 투영한 것이라면 굉장히 똑똑한 접근법을 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요즘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반감이 커서 자칫 교조적이거나 억지스럽게 보일 수 있는 설정을 스토리에 아무 거리낌 없이 잘 녹여내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꽤나 작품을 진지하게 뜯어봐야만 '저자가 다양성을 중시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가볍게 읽으면 그저 저자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딸아이 학교에도 부모 중 한 명이 외국 출신인 학생이 몇 있는데 하교할 때 관찰해 보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림에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그 아이가 졸업할 때까지, 또 고등교육을 거쳐 사회에 나가게 될 때까지도 편견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성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이들도 머리가 커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른들의 편견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좋은 책들이 아이들 곁에 있어준다면 이러한 편견이 점차 줄어들어 진짜 글로벌한 나라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상상을 해보게 된다.
'다음 권 또 나오려나?'라는 질문으로 책이 끝나는데 개인적으로도 다음 권이 나와줄지 궁금하다.
내용도 알차고 그림도 귀여워서 다음에 또 만나보고 싶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