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호더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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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출처: 도서관 대출

유명한 페이지 터너라며 소개된 글을 보고 오랜 연휴를 대비하고자 급히 빌려온 책이다.

추천받은 사람에게 감사함을 느낄 정도로 정말 쉴 새 없이 페이지가 넘어갔고, 첫 장을 넘긴 지 이틀 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작품은 12세 미성년자인 '엘라'의 과거와 교사였다가 모종의 이유로 해고당해 깊은 숲속 오두막에서 생활하는 '케이시'의 현재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역대급 폭풍우가 예고된 밤, 케이시는 자신의 창고에 피 범벅이 된 여자아이가 침입한 사실을 알게 된다.

아이의 팔에는 담뱃불 흉터와 같은 학대 흔적이 뚜렷했고 폭풍우 속에 아이를 홀로 남겨둘 수 없었던 케이시는 아이를 집안에 들이게 된다.

하지만 아이의 신뢰를 얻어내는 데 실패하고 역으로 케이시가 위협을 당하게 되면서 긴장감이 높아진다.

후반부에 반전들이 몰려 있는 편이지만, 이런 종류의 책을 많이 읽어왔던 터라 과거 사건의 진상과 친절한 이웃의 정체까지도 그리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말까지 도달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예측 가능한 반전이 작품 전체의 인상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아동학대라는 민감한 주제와 사적 제재라는 더욱 민감한 주제를 다룬 작품이므로 꽤나 자극적인(?) 맛을 자랑한다.

특히 저자가 작품 내에서 사적 제재를 비판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흥미롭다.

아동학대를 저지르는 자라면 그래도 싸다는 인식이 있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이 세상에는 죽어도 싼 인간들이 있어.

법으로 처벌하기 힘들면 직접 나서서 정의를 실현해야 해."

(pg 309)

물론 사적 제재를 옹호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작품의 전개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준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웠다.

개인적으로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학대 피해 아동들에게 더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이미 재미난 페이지 터너로 유명한 저자라서 국내에도 다수의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다.

읽을 것이 떨어졌을 때나 독서에 흥미를 갖기 어려울 때 무난하게 선택할 수 있는 작가를 하나 더 알 수 있어서 반가웠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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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멸종 - 기술이 경험을 대체하는 시대, 인간은 계속 인간일 수 있을까
크리스틴 로젠 지음, 이영래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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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출처: 구입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렸다.

보고서, 이미지, 음악, 영상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영역까지 자동화의 물결이 밀어닥치고 있는 요즘이다.

그렇다 보니 이 책처럼 인간이 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는 책도 큰 인기를 끄는 모양이다.

직관적인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우리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실제로 하는 경험보다 기술이 매개하는 경험을 더 선호하게 된 세상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책이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대체된 인간의 경험에는 손 글씨와 같은 비교적 덜 중요한 영역에서부터 인간 대 인간의 상호작용 저하로 인한 사회 공동체 와해와 같은 거대한 담론까지 그 범위가 넓다.

요즘 세상에 손으로 글씨를 쓸 일이 딱히 없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나 역시 이 글을 키보드를 통해 작성하고 있지만, 저자는 손 글씨가 우리에게 주는 경험은 학습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고 말한다.

뮬러와 오펜하이머는 노트북 사용이 학습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했다.

그 결과 "필기에만 노트북을 사용하더라도 인지 처리 과정의 깊이가 얕아지기 때문에

학습 능력이 손상될 수 있었다."

그들은 세 가지 다른 실험을 통해 노트북을 사용하는 학생이

필기하는 학생에 비해 개념적 질문에 약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pg 100)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도 크게 공감한다.

나는 지금도 회의록을 작성할 때 노트북 대신 개인 수첩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회의 때 노트북을 쓰는 직원들보다 회의록을 더 빨리, 정확하게 작성하는 편이다.

노트북을 사용하게 되면 그 사람이 발언한 바를 녹취록처럼 수동적으로 따라 쓰게 되는 반면, 손으로 쓰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의 발언을 정리, 요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회의 내용이 더 구조적으로 잘 정리되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휴대폰 녹음 기능만 켜 두면 인공지능이 회의록도 대신 써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 회의에 참석한 인간은 회의 내용을 더욱더 기억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그리고 기억에 남지 않는 회의는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또한 기술의 발달은 대중교통을 기다릴 때나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릴 때와 같이 일상생활에서의 시간 개념도 바꿔 놓는다.

이제 무언가를 기다릴 때 스마트폰이 없는 환경은 상상하기 힘들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의 기다림 속에는 오늘 해야 할 일을 시뮬레이션하거나 어제 본 드라마의 내용을 회상하는 등 우리 뇌를 능동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알고리즘이 추천해 주는 영상이나 가벼운 게임 같은 것들로 그 기다림의 순간을 지워버릴 수 있다.

이제 기다림은 정상적인 인간 경험이 아닌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되었다.

시간을 쉽게 채우는 데 익숙해지면 기대의 기회는 사라진다. - 중략 -

진화심리학자들은 앞날을 생각하고 미래의 사건에 대비하는 능력이

지각과 인지의 측면에서 상당한 혜택을 준다고 했다.

기대는 미래에 대한 일종의 준비다.

기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정서적 건강에도 중요하다.

(pg 164)

이렇게 우리는 혼자 사색하는 경험 자체를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

더 이상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저자에 따르면 그저 알고리즘 회사들에게 데이터를 넘김으로써 편안함이라는 보상을 받는 실험실 쥐와 같은 존재로 추락해 버린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기술의 역할은 우리의 감각을 확장하는 것이지, 내 몸과 마음보다 나의 욕구와 욕망을 더 잘 안다고 주장하는 센서와 알고리즘으로 감각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도구를 감각의 효과적인 대체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우리의 관계가 재구성되고 있다.

(pg 322)

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 심심할 겨를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인류의 위대한 업적들은 고요함 속에서 골똘히 생각할 때 나온다.

아르키메데스에게 스마트폰이 있었다면 목욕을 하면서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감상하느라 유레카를 외칠 기회가 없었을 지도 모른다는 의미다.

인공지능의 시대, 모든 것을 기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미래가 다가온다.

사유하는 동물로서 수천 년을 존재해온 우리는 지금 그 사유의 기능마저도 외주를 주려 하고 있다.

영화 월-E 속 전동 휠체어 위의 인간이 지금 우리가 맞이할 수 있는 인류의 미래상과 가장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런 미래가 끔찍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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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빨용병단 눈떠보니 과학 3 - 생명과 진화 기초 튼튼 통합과학 시리즈
알에스미디어 지음, 정수영 그림, 대치동 솬쌤(김소환), 111퍼센트 감수, 운빨용병단 원 / 서울문화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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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벌써 세 권째 만나고 있는 시리즈다.

요즘 고등학교에서는 통합과학이라고 해서 우리 때처럼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이렇게 나누지 않고 통합적으로 배우는 모양이다.

사실상 다른 과학 분야도 물리적 지식을 기반으로 다루는 주제가 다를 뿐이니 굳이 나누지 않고 통합해서 학습하는 것이 과학을 배우는 목적 자체에는 더 부합하지 않을까 싶다.

여하간 그러한 통합과학을 초등학생 눈 높이로 재미난 만화를 곁들여 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리즈라 1권 출시 때부터 아이와 함께 보고 있다.

이번 3권에서는 '생명과 진화'라는 과학의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지식들이 알차게 담겨 있다.



주제가 '생명과 진화'이므로 첫 시작은 역시 생명의 기본 단위라 할 수 있는 세포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세포들이 모여 이룬 생명체 내에서 이루어지는 물질대사와 에너지의 변환 설명도 이어진다.

진화를 설명하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이 빠질 수 없으므로 스토리 상으로는 공룡의 부활을 다룸으로써 흥미를 이어간다.

중반쯤에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개념이 된 RNA를 소개하고 있다.

담고 있는 지식의 수준이 생각보다 높아서 나도 읽으면서 '아 이런 게 있었지' 하며 기억을 더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스토리 상 공룡이 등장했기 때문에 이들이 어떤 과정으로 멸종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뒤에 어떤 단계들을 거쳤는지를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질 시대 내용으로 넘어간다.

그러면서 대멸종이라는 개념에 대한 소개와 함께 생명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까지 담아내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아이들 학습만화의 기본적인 흐름처럼 무언가 사건이 벌어지고 각종 노력과 우연이 겹쳐 이를 해결해 나가는 단순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지식수준이 결코 가볍지 않다.

또한 만화가 곁들여져 있을 뿐 텍스트의 양도 적지 않기 때문에 만화에서 줄글로 넘어가야 할 시기에 권해주기 딱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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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
지웅배(우주먼지)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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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유튜브 영상으로도 매우 좋아했던 저자의 책을 최근에 두 권 읽고 저자가 더욱 좋아졌는데, 운이 좋게도 그의 첫 에세이집을 나오자마자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이미 여러 권의 책을 쓴 저자지만 서두에서 가장 집필이 어려웠던 책으로 이 책을 꼽고 있다.

우주에 관한 이야기는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펼쳐놓지만, 개인을 많이 드러내야 하는 에세이 형식 앞에서는 적잖이 부담이 된 모양이다.

하지만 그의 부담과는 별개로 상당히 재미있어서 책을 받은 지 이틀이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다 읽었다.

천문학자가 쓴 에세이답게 자신의 연구 주제와 삶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의 주 연구주제가 우리 은하 밖 먼 은하들의 상호작용이라는 점도 알 수 있었다.

천문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지구의 중력과 냉혹한 우주 환경이라는 거대한 장애물 앞에서 제한된 관측이라는 행위를 통해 행해지다 보니 머나먼 은하를 관찰하는 데 있어서 우리 은하 자체가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은하가 미워 보이기도 한다는 고백부터 시작하고 있다.

우리가 누군가를 혐오하고 미워한다면,

그건 우리의 시선이 올바른 방향에 놓여 있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pg 38)

여러 이야기들이 담겨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인류라는 존재가 매우 작지도, 매우 크지도 않은 스케일의 존재라는 점을 강조했던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애매한 사이즈로 탄생했기 때문에 우리는 양자역학을 통해 아주 미시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천문학을 통해 아주 커다란 세계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메조 코스모스'다. 원래 우린 어중간한 존재로 태어났다.

우주가 우리에게 쥐여준 이 어중간함이라는 행운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한 채,

극단적인 우주를 서로에게 강요하며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pg 52)

저자 역시 많은 사회적 역할이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정체성은 부정할 수 없이 과학자일 것이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천문학자를 꿈꿨고 단 한 번도 흔들린 적 없이 그 꿈을 이뤄왔다고 한다.

저자가 일곱 살이나 어린데도 존경스럽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지점이었다.

이처럼 어릴 때부터 과학자를 꿈꾼 저자에게 영감을 준 많은 과학자들의 삶도 소개하고 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일화로 우리 은하가 우주의 전부라고 믿었던 시기, '할로 섀플리'라는 천문학자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는 자신의 부하 직원이었던 '에드윈 허블'이 우리 은하가 유일한 은하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한 뒤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이 편지가 나의 우주를 파괴했다."

정말 훌륭하지 않은가!

나는 이 문장이 천문학뿐 아니라, 과학, 아니, 모든 역사를 통틀어서

스스로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한 가장 멋진 문장이었다고 생각한다.

(pg 62)

과학이 다른 학문과 가장 중요하게 차이가 나는 지점이 이 지점인 것 같다.

지금까지 사실이라 믿어왔던 것이 사실이 아님을 가리키는 데이터가 나타날 경우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 태도 말이다.

특히 천문학의 경우 인류 전체가 밝혀낸 것을 다 합쳐도 아직 모르는 부분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만큼 가야 할 길이 먼 학문이지만 당장의 경제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저자 역시 책의 제목을 이렇게 자조적으로 뽑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이렇게나 넓고 광활하면서도 텅 빈 우주가 이렇게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이유를 영원히 모른 채 살아가기에는 인류가 가진 호기심이 너무도 큰 것 같다.

경제성이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는 사회인지라 그와 같은 학자들이 자신의 뜻을 마음껏 펼쳐보기에는 여러 현실적 제약이 따르겠지만, 대중과 함께 소통하며 과학의 저변을 넓히려고 노력하는 학자이므로 그의 노력에 감응하는 학문 후속 세대들이 계속해서 탄생할 수만 있다면 우주를 향한 인류의 호기심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는 날이 오리라 기대해 본다.

인간은 건방지다.

바다로 나아가기 전까지 망망대해는 두려움과 꿈이 가득한 신비의 세계였다.

하늘을 날기 전까지, 하늘은 몽상가들의 꿈이 펼쳐지는 무대였다.

하지만 바다와 하늘을 마음껏 누비는 시대가 도래하자 인류는 오히려 실망했다.

배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만 기다리며 지루해한다.

이제 겨우 태양계 행성 몇 개 돌아다는 주제에 우주를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허세를 부린다.

(pg 148)

200페이지가 살짝 넘는 다소 얇은 분량이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재미'라는 측면 하나만으로도 문학 작품이 계속해서 생명력을 얻는 것처럼 저자의 과학 이야기도 전혀 쓸모없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충분히 증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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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 사면 과학 드립니다 과학 드립니다
서원호 지음, 윤동 그림 / 풀빛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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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지난해에도 아이를 위해 많은 책을 만났는데, 아이도 자기 취향이라는 게 있는지라 내가 권해주는 책을 모두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유독 잘 읽었던 책 중에 '과자 사면 과학 드립니다'라는 책이 있었다.

아이에게 익숙한 소재들을 통해 과학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었는데, 내용도 워낙 좋고 아이도 좋아해서 인상 깊었던 그 책의 후속편이 나오게 되어 이번에도 아이와 함께 읽어보게 되었다.



이번에는 편의점 못지않게 아이들 마음을 흔들어놓는 문구점에서의 과학 이야기다.

우리 때 문구점도 사실 학용품보다는 재미난 장난감이나 자질구레한 소품들이 더 인기였는데, 요즘 문구점 역시 대체로 무인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비슷한 결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연필, 지우개와 같은 문구류뿐 아니라 돋보기, 리코더와 같은 준비물류, 슬라임이나 물총과 같이 아이들의 지갑을 호시탐탐 노리는 장난감 종류도 함께 다루고 있다.

책의 기본 콘셉트는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물들에 담긴 과학 지식들을 알려주는 것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책에서 소개하는 과학 지식 그 자체보다도 그 지식을 선택하게 된 계기, 즉 그 사물을 통해 품게 되는 궁금증 자체가 매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연필은 왜 종이에는 잘 써지는데, 유리에는 써지지 않을까?', '왼손잡이용 가위는 왜 생긴 것이 다를까?'와 같은 질문들이다.

사실 눈여겨보지 않으면 이러한 궁금증 자체를 갖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보다 보면 이런 것들에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갖게 되고 이러한 호기심 자체가 과학적 사고의 기본이 될 수 있다.

단편적인 지식을 보고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원적인 호기심을 갖는 것이 곧 학습의 동기를 결정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었다.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그림이 많기는 하지만 만화가 아닌 줄글로 되어 있어서 아이의 독서 습관을 잡아주기에도 매우 좋다.

추위 아니면 미세먼지 때문에 야외 활동이 쉽지 않은 요즘, 양질의 책과 함께 아이가 집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고 싶은 부모라면 선택지로 생각해 봄직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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