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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 스페셜 에디션 ㅣ 앤디 위어 우주 3부작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평점 :
- 책의 출처: 도서관 대출
드디어 저자의 우주 3부작 중 나머지 한 작품을 읽게 되었다.
그의 우주 시리즈가 화성은 물론 수십 광년이 떨어진 다른 항성계까지 무대를 넓혔던 반면 이 작품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인 달을 무대로 삼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도 '재즈'라는 이름의 여성이며 과학자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외딴 천체에 홀로 툭 던져지지 않는다는 차이점도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이처럼 다른 작품들과는 확연한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 작품이 참신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기존 작품들과 결이 좀 달라서 실망하는 사람도 있을 법하지 않을까 싶다.
작품의 배경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달이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 달에 '아르테미스'라는 이름의 소도시가 건설되어 있고 약 2천 명 정도의 구성원들이 우주 생활에 필수적인 기능들과 함께 관광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의 도시이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지구의 다른 도시들에 비하면 행정이나 법률과 같은 기본적인 사회 시스템이 꽤나 미흡한 편이다.
주인공은 사우디 출신의 여성으로 공식적인 직무는 배달업(그렇다. 우주 시대가 열려도 배송은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져야만 하는 모양이다.)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달에 반입이 금지된 물품들을 몰래 빼돌려 파는 밀수업자다.
엄격한 용접공이자 무슬림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지만 여러 자잘한 사고를 치는 좌충우돌 캐릭터로 묘사된다.
그런 그녀가 어느 날 거액의 범죄 계획에 가담해달라는 제의를 받는다.
일단 돈을 벌어 팔자를 펴고 싶었던 그녀가 범죄에 발을 담그게 되면서 2천 명 규모의 달 사회 전체가 들썩이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저자의 다른 우주 시리즈와는 분위기나 전개가 확연히 다르다.
일단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우주라는 자연 그 자체의 엄청난 힘 앞에 홀로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려 애썼던 다른 두 작품과 달리 이 작품에서는 재즈를 돕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물론 재즈가 과학자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계산에 굉장히 능한 것으로 나와서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고, 그녀를 돕는 사람들도 굉장히 유능한 편이라 합심해서 위기를 극복해가고는 한다.
오히려 그녀의 작중 행적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그녀를 돕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아르테미스가 작은 사회이고 그들의 생활 공간이기도 하기에 그 공간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돕는 것이라는 점을 작품에서도 충분히 강조해 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에 대한 타인들의 신뢰가 살짝 과도할 정도로 작품을 크게 좌지우지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품의 재미가 떨어지지는 않았다.
특히 끝을 맺을 때에는 후반부로 갈수록 터무니없는 행운들이 겹쳐 주인공 보정을 해주던 기존 작품들보다 낫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물론 이 역시 고립무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전개이기도 하고 말이다.
이렇게 저자의 우주 3부작을 모두 읽어보게 되었다.
아주 빼어난 문장들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품에서 다루는 과학적인 부분들이 적지 않기에 오히려 현학적이지 않은 문체가 집중력을 유지하게 해주지 않나 싶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잘 들려주는 작가라는 점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3부작 중 두 편이 벌써 영화로 제작되었으니 작가로서 작품 활동을 할 경제적인 유인은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3부작을 읽은 팬으로서 앞으로도 좋은 이야기들을 더 들려주기를 기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