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이렇게 쓸모없지만 너무나 재미있는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직전에 읽은 저자의 책이 우주에 대한 여러 질문과 짧은 대답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이 책은 천문학이라는 학문이 지금까지 발전해 온 일대기를 쭉 훑는 형식이다.
당연히 몇 천 년간 우리 인간을 지배해왔던 지구 중심적 사고방식에서 출발한다.
코페르니쿠스가 지구 역시 태양 주위를 도는 수많은 천체들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밝혀내기 전까지 인류는 당연히 모든 천체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생각했다.
물론 관측 결과가 그렇지 않다는 것은 당시 다른 과학자들도 다 인지하던 바였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자꾸 새로운 개념을 추가해 지구를 도는 천체들의 움직임을 설명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고 하면 그 모든 추가적인 설정들이 불필요해진다.
이처럼 답은 간단하지만 우리의 깊은 곳에 새겨진 관념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이 책은 천문학의 역사 역시 이러한 관념과의 싸움의 연속이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빛이 파동이라면 빛이 이동할 수 있는 매질이 필요한데 아무리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어 일단 그 매질을 '에테르'라고 불렀던 역사와 빅뱅 이론이 처음 탄생했을 때의 비난들, 중력이 시공간을 왜곡한다는 이론에 대한 혼란 등 우리가 지금 사실이라 믿고 있는 우주과학도 수많은 이론과 논쟁이 탄생시킨 결과물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우주를 바라보는 우주관이라는 것도 과학의 발전과 함께 변하기 마련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구는 태양 주변을 돌고, 태양은 은하 중심을 기준으로 돌며, 우주는 빅뱅 이래로 계속 팽창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불과 몇 세대 전만 하더라도 인류가 믿는 우주의 모습은 그런 게 아니었다는 말이다.
정작 우주 자체는 변한 적이 없는데 우리가 바라보는 우주는 과학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