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가와 란포의 트릭 해부학 - 추리소설의 트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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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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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셜록 홈스 같은 추리소설을 꽤 많이 읽었다가 성인이 된 후 일본 작가들을 접하게 되면서 추리소설이 더 좋아졌다.

요즘도 책이 잘 잡히지 않으면 추리, 미스터리 장르의 책을 집어 들고는 하는데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이 쓴 트릭 해부학이라는 책이 나와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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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신이 읽었던 작품들과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만나 소통하면서 추려낸 작품들의 트릭들을 정리해둔 책이다.

물론 저자가 옛날 사람인데다 그때까지 발매되었던 작품들 중에서도 오래된 작품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최근 작품들의 스포일러에 대한 우려는 전혀 하지 않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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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이 책에 담긴 것처럼 여러 트릭들을 활용해서 정말 독자들과 추리로 대결을 펼치는 느낌의 작품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물리적인 트릭이나 범인의 정체보다는 심리적 트릭이나 범행의 동기 쪽에 중점을 두는 것 같다.

따라서 이 책에 담긴 트릭들을 요즘 작품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수 있는데, 생각해 보면 이런 책까지 나온 마당에 어지간한 트릭을 썼다가는 독자들에게 외면받기 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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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들만 쭉 나열되어 있다 보니 보면서 느낀 첫 감상은 인간의 창의력은 정말 무궁무진하구나 하는 점이었다.

사람을 죽이고는 싶은데, 처벌은 받고 싶지 않으니 별의별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등장한다.

대략 기억나는 것만 하더라도 시체 위치에 오두막을 지어 밀실로 위장한다거나, 치과 치료를 받던 환자의 입안을 총으로 쏜 후 자살로 위장하는 방법, 심지어는 사자 입에 머리를 집어넣는 조련사를 살해하기 위해 사자의 재채기를 유발하는 방법까지 동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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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소설 속 다른 요소들을 발라낸 채 트릭만을 나열하면 허황되기도 하고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저자 역시 추리소설을 굉장히 좋아했던 사람이기에 그러한 점을 잘 알기에 트릭을 구현하는 작가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탐정소설 작가는 이러한 트릭의 뼈대에 소설적 기교라는 살을 붙여

사실성을 부여해야 한다.

여기에 탐정소설의 어려움이 있다.

기교가 얼마나 뛰어나냐에 따라 이러한 트릭도 그럴듯하게 느껴지고

독자들을 놀라게 할 수 있는 것이다.

(pg 144)

탐정소설의 묘미는 미스터리와 합리주의라는 두 요소가 결합하는 데 있다.

탐정소설의 범죄는 가능한 한 불가사의하고 신비롭고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시작되지만,

결국에는 빈틈없는 합리적 해명으로 귀결되는 것이 정석이자 이상적인 형식이다.

(pg 237)

책을 펴자마자 만나게 되는 챕터 1은 각각의 트릭별로 어떤 작품들이 있었는지를 단순하게 나열하고 있어서 트릭을 세세하게 설명해 주는 것을 기대했다면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챕터 2부터 본격적인 해설이 시작되므로 초반의 정보 나열이 지겹다면 저자가 트릭을 어떤 논리로 분류했는지만 참고하고 챕터 2부터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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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에는 트릭을 정리하다 보니 저자가 느낀 새로운 트릭에 대한 부담감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트릭은 계속해서 나와줄 것이라 믿는 희망도 담겨 있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듯이 일본에서만 해도 매년 수많은 추리소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그중에는 분명 저자가 생전에 보지 못했을 트릭도 담겨 있을 것이다.

기술 발전에 따라 인간의 삶은 늘 변화하고 있고, 그에 따라 인간의 의식도 변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장치, 새로운 동기, 새로운 인간관계가 새로운 트릭의 끊임없는 발원지가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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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것만큼 아주 체계적인 느낌을 주는 트릭 해설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추리소설을 좀 읽는 사람들에게는 흥미를 끄는 책임에는 틀림없을 것 같다.

이제 AI의 등장으로 단순 정보의 정리는 훨씬 더 쉬워진 측면이 있으니 이 책의 저자처럼 이 장르에 애정이 넘치는 마니아가 또 나타나 최신 버전의 트릭 해부학이 나와주면 어떨까 하는 기대를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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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통해 존재한다 - 만물의 평등에 관하여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현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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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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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루는 이론 물리학자치고는 책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는 저자의 신작이다.

서술이 친절해서 일반 독자들이 접근하기에 좋아서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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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에서 양자 중력이론에서는 사건의 선후관계와 엔트로피의 변화는 있어도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불필요하다)고 주장했었는데 이번 책 역시 그 이론의 연장선에 있지 않을까 싶어 읽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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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저자가 철학자들과 함께 논쟁하는 과정에서 쓴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이 물리학자의 시각에서 볼 때 의미가 없음을 주장하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책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GD 선생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영원한 건 절대 없어")

즉 저자는 절대적으로 옳은 지식, 절대적인 선, 절대적인 기준점 같은 것은 존재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저는 '현실 그 자체', '궁극적 존재론', '최선의 체계', '진리' 같은 말들을

세계에 관한 확실한 진술로 받아들이는 일이 별로 흥미롭지 않습니다.

이러한 말들은 심리적, 문화적 고뇌의 투영, 즉 과도하게 발달한 뇌를 가진 포유류인

우리 인간의 두려움에서 비롯된 추론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타당성, 즉 확률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믿습니다.

(pg 68)

물론 저자가 아무런 근거 없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의 전문 영역인 양자 중력이론에서는 세상의 그 어느 것도 관계에서 떨어져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실험실에서 진공관에 원자를 하나 떼어냈다고 하더라도 그 원자는 진공 속에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지구의 중력에 붙잡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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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물이 갖는 속성은 물 분자에 있는 수소와 산소 원자의 관계에서 생겨나듯이, 원자와 원자핵, 전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질의 특징은 다른 물질과의 관계 속에서 생겨난다.

또한 우리를 비롯한 생물 역시 다른 비생물과 동일한 기본 입자로 구성되어 있으니 생물도 마찬가지고, 입자가 아닌 중력장과 같은 개념도 다른 개념과의 관계 속에서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와 관계없이 항상 일정하게 존재하는 물질이나 법칙, 개념 등은 있을 수도 없고 세상을 기술함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입자, 장, 양자, 원자, 거시적 물체와 같이

과정을 통해 진화하는 실체들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실체들은 정황에 따라 나타나는 속성 외에는

접근 가능한 본질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각 실체를 다른 실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설명합니다.

우리는 항상 관계에 관해서만 이야기합니다.

모든 것이 우리를 관계, 과정, 관점으로 이루어진 사고방식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pg 198)

다시 말해 저자의 시각에서는 어떤 대상을 설명할 때 이를 추상적인 수준에서 설명하든, 원자 레벨의 미시적인 수준에서 설명하든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을 뿐 무엇이 맞다, 틀리다의 개념으로 볼 수 없는 상대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 대상의 절대적인 속성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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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나'라는 대상을 누군가는 직장인으로, 누군가는 아빠로, 누군가는 남편으로, 누군가는 아들로 정의하겠지만 모든 진술이 '나'라는 대상을 적절하게 설명하고 있고 서로 충돌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진술들이 모일수록 '나'라는 대상을 더 잘 정의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누군가가 '나'를 할머니로 정의한다면 이는 명백하게 사실과 어긋나는 진술이므로 논쟁을 통해 해당 진술이 거짓임을 가려내면 그만이다.

우리가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우기 때문이고,

그렇게 변화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전의 실수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호기심을 가지기 위해 반드시 '절대적이고 궁극적인 현실'이라는 신화를

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과학을 한다는 것은 최종적 진리를 갈망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단지 세상을 더 잘 이해하려는 것을 의미합니다.

(pg 185)

결국 논지의 핵심은, 우리가 세상을 기술하는 이유에 충실하도록 모든 관점들이 저마다의 쓰임이 있다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의 관점이 더 특별하게 중요할 이유가 없다는 것으로 수렴된다.

특히 단 하나의 정답을 찾기 위한 논쟁은 소모적일 뿐이다.

그러나 이 점이 과학적인 관점은 항상 옳고 철학적인 관점이 틀렸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나'에 대한 진술처럼 다만 그 쓰임이 다를 뿐인 것이다.

우리는 결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미 습득한 세계관 속에, 즉 우리를 둘러싼 것들에 관한 해석,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체계화된 지식 속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한 지식이 틀리거나 불완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웁니다.

(pg 244)

모든 관점이 다른 관점과의 관계에서 나오고, 모든 물질도 다른 물질과의 관계에서만 의미가 있으므로 이 지점에서 저자는 우주 만물이 모두 평등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서로가 서로에게 관계되어 있으므로 상호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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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놓고 보면 저자의 논지가 굉장히 간단해 보일지 모르겠으나, 책 자체는 저자가 철학 교수들과 논쟁하면서 쓴 글이기 때문에 아주 쉽지만은 않다.

실제로 읽으면서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부분도 적지 않았다.

만약 이 책을 읽다가 어려움을 느낀다면, 분량이 그리 길지 않으니 조금만 인내심을 갖길 바라며 초반에 저자의 핵심 논지를 머릿속에 담아두고 읽다 보면 그나마 이해가 쉬울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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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물리학자이기 때문에 물리 이론에서 출발하지만 결국은 '세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답하기 위한 책이므로 철학 책에 가깝지 않나 싶다.

과학의 근원도 따지고 보면 자연철학이므로 아주 동떨어진 주제는 아니다.

서술이 쉽다고는 하나 근본적으로 어려운 개념을 설명하는 책이라 아주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 나서 수긍하는 부분이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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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 소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지연리 옮김 / 창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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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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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영원한 동화 어린 왕자를 다시 읽게 되었다.

이렇게까지 판본이 많은 작품은 어떤 판본으로 읽느냐가 독서 경험에 많은 영향을 준다.

어차피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읽어봤을 것이기 때문에 출판사마다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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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판본의 차별점은 뭐니 뭐니 해도 디자인이다.

표지의 소재부터 책의 머리와 배, 밑부분으로 이어지는 별 그림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에서 신경 쓸 수 있는 부분은 모조리 다 신경 썼다고 느껴질 정도로 받자마자 피부와 눈으로 느껴지는 감각이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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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판본의 역자와 삽화가가 동일 인물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는 생텍쥐페리의 그림을 그대로 수록하거나 삽화가와 번역가가 다른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번역과 삽화 모두를 한 사람의 시각으로 작업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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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의 그림부터 시작하는 작품이므로 이 작품에서 그림이 갖는 역할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삽화에 들인 공이 상당하다는 것이 잘 느껴진다.

원작의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따뜻한 파스텔톤으로 재해석한 삽화가 작품의 따뜻함을 더욱 잘 살려준다.

삽화를 보며 읽게 되는 글 역시 따뜻한 어조로 되어 있어 책장을 넘기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아무리 협업을 잘 한다 하더라도 삽화가와 번역가가 다르다면 이렇게까지 일관된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여.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pg 128)

번역이 경어체로 친절하게 되어 있어서 본 작품을 처음 접하는 어린 학생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단순히 어린 왕자가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고 왔다는 건조한 서술이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가 따뜻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처럼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감각적인 책 디자인 덕분에 옛날 책이 주는 고루한 느낌도 없으니 선선해진 요즘 따스한 감정을 충전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자신에게 주는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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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의 언어 - 소리, 몸짓, 냄새로 소통하며 진화해 온 생물들
롭 던 지음, 송근아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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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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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와 이로 인한 생물 다양성 감소가 심각한 문제라는 이야기는 이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다른 생물의 도움 없이 홀로 생존할 수 있는 생물이 전혀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지금 공생이 인류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알려주는 이 책에 관심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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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는 바로 '상리공생'으로 서로 이익을 보며 공생하는 관계를 의미한다.

자연에는 상리공생뿐 아니라 편리공생(한 쪽만 이익을 얻고, 다른 쪽은 이익도 불이익도 없는 관계), 편해공생(한 쪽만 불이익을, 다른 쪽은 이익도 불이익도 없는 관계), 기생(한 쪽은 이익을, 다른 쪽은 불이익을 입는 관계)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관계가 있지만, 저자는 상리공생이야말로 인류뿐 아니라 생물의 진화 과정 전체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할 수 있는 관계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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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먹이사슬로 대표되는 자연의 관계에서는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만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책에서는 상리공생을 통해 서로 번성하는 수많은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식물은 개미에게 거처를 제공하고 개미는 식물의 번식을 돕는가 하면, 과일이라는 형태로 유인원들에게 먹이를 제공한 식물들은 유인원 덕분에 뿌리를 내린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고 여러 지역으로 뻗어 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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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인간 역시도 수많은 상리공생 사례를 통해 진화해왔다.

불과 몇 세대 전만 하더라도 아프리카에서 발견되는 꿀잡이새와 인간의 관계가 돈독했다고 한다.

밀랍을 좋아하는 꿀잡이새가 소리로 인간을 부르면 인간이 와서 꿀을 따고 보답으로 새에게 밀랍을 남겨주는 방식의 거래였다. (본 책의 원제 역시 '꿀잡이새의 부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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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관계가 비교적 직접적인 소통을 통한 방식이라고 한다면, 효모와 인간의 관계처럼 그저 취향과 진화의 방향이 맞아떨어져 발생하는 상리공생 사례는 더욱 많다.

효모가 주는 독특한 맛과 향, 알코올 등의 부산물은 인간을 끌어들이고 여기에 길들여진 인간은 양질의 효모를 번식시키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서로가 서로의 진화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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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술의 발달은 자연과의 많은 상리공생 관계를 깨뜨리는 방향으로 이어져 왔다.

설탕이 값싸게 공급되기 시작하자 더 이상 꿀잡이새의 소리에 인간이 반응할 필요가 없어져 버렸고, 질소 고정을 위해 콩과 다른 작물을 번갈아 심으며 지력을 유지하던 농법도 화학 비료로 대체되었다.

우리는 야생의 새와 맺었던 경이로운 관계를 버리고, 그 대신 거의 무한한 사탕수수와

그로 인해 태어난 거대한 노예제와 잔혹한 제국들,

그리고 결국 옥수수 시럽으로 그 관계를 대체했다.

(pg 133)

물론 이러한 변화가 인류의 숫자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주요 원인임에는 틀림없다.

관점에 따라서는 지금 우리가 관계 맺고 있는 옥수수나 밀, 닭이나 돼지와 같은 동식물들과 새로운 상리공생 관계를 만들어왔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한 조류는 닭인데, 생물학적으로는 자손을 남길 가능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 종은 번성했다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야생 닭은 이미 멸종했고, 인류의 손이 닿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닭의 현재 모습이 과연 '번성'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지만 말이다.

오늘날 우리는 농업이 시작되었던 당시 인류가 맞닥뜨렸던 변화보다 훨씬 거대한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 시기 못지않게 풍요로운 '생각'의 번식이 필요하다. - 중략 -

어떤 공생 관계는 우리가 바라는 사회를 만들어낼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올바른

공생의 조건, 그리고 올바른 문화나 정책이라는 맥락에서만 가능하다. - 중략 -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공생을 선택할 것인가?

(pg 249)

그리하여 46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기나긴 여정의 결론은 무엇일까?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지금 이 순간이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할 순간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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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지속가능성에는 수많은 동식물뿐만 아니라 균류, 미생물을 포함하는 거대한 생물군과의 상리공생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어떤 관계가 어떤 이익으로 돌아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생물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또 그들과의 상생을 위해 창의력이 필요하기에 과학자뿐 아니라 예술가나 요리사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협업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희망하는 바는 우리에게 이익을 주는 생명 종들이

더욱 번성하는 세상을 상상하고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존재들을 이롭게 함으로써 우리 자신에게도 이로운 세상 말이다.

(pg 464)

꽤나 두꺼운 책이지만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다.

생물들의 사례도 많고 서술적인 측면에서도 저자가 현학을 빼고 꽤나 유머를 곁들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아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생물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명제는 참이지만,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피부에 와닿게 설명하는 책이라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좋은 교양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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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2027 편한 가계부 ㅣ 2027 편한 가계부
소울하우스 지음 / 소울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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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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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손으로 가계부를 쓰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까 싶지만 오히려 자동화되는 것이 많아질수록 직접 무언가를 하는 재미는 더 각광받을 것 같다.

AI가 그림을 그려준다고 해서 그림 그리는 취미가 사라질 것 같지는 않듯이 말이다.

급여는 늘 고정이고 대출과 상환이라는 심플한 금융 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돈 관리 방법이라고는 절약밖에 없는데, 그 첫 시작으로 아내와 함께 가계부를 좀 써볼까 싶던 차에 좋은 기회를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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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파스텔톤의 네 가지 색깔로 출시된 가계부인데, 아내가 고른 색상은 '버터' 색상이다.

가계부를 처음 쓰는 병아리의 마음으로 쓰기에 딱 좋은 색깔인 것 같다.

표지(라일락 컬러는 2026 버전인데 표지 디자인은 같다)

처음부터 지출 현황을 쓰라고 하면 당황할 사용자를 위해 첫 장을 열면 소비 계획을 세우는 방법과 소비 습관에 관한 조언이 반겨준다.

돈이야 많을수록 좋겠지만, 수입을 마냥 늘리기는 불가능하니 현명하게 소비하는 것이 사실 생활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카드값 관련으로 인터넷에 떠도는 밈을 보더라도 무심코 쓰는 돈이 모이면 꽤 큰 지출이 된다는 점은 많이들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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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는 연간 스케줄과 월별 소비 기록, 연간 결산에 이르기까지 지출 내역을 직접 작성해 보면서 소비 습관이 어떠한지를 체크해 볼 수 있다.

후미에는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는 노트가 마련되어 있어서 특이사항이 있을 때 별도의 수첩을 따로 쓰지 않아도 되게끔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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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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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가계부도 한 부 받아서 9월부터는 2026에 쓰고 오는 1월부터 산뜻한 마음으로 2027 가계부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2027 버전에는 '정기 지출 자세히 살펴보기'란이 추가되어 있는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고정지출이 꽤 큰 편이라 꽤 도움이 될 것 같다.

QR 코드를 통해 엑셀로 된 파일도 무료로 제공해서 귀찮은 계산까지 수작업으로 하는 번거로움은 피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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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는 것이 균일해서 소비 패턴도 꽤나 균일한 편이지만, 이 기회를 통해 줄일 수 있는 부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내와 상의한 대로 이렇게 줄인 돈으로 아이의 미래를 위한 저축을 늘리거나 가끔 가는 여행비로 쓸 수 있게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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