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퍼맨 - 속삭이는 살인자
알렉스 노스 지음, 김지선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흔히 정적인 느낌을 주는 행위로 인식된다.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손에 땀을 쥘 정도'라거나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책을 읽으면서 숨이 막힌다는 느낌이 어떤 느낌인지 경험할 수 있게 해 준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재미나게 읽었기 때문에 최대한 스포일러에 주의하며 소개하려 하겠으나, 의도치 않은

스포가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기 바란다.

작품은 제목 그대로 '위스퍼맨'이라는 연쇄 아동 살인범에 관한 이야기다.

범인은 어린 소년만을 골라 살해했는데, 위스퍼맨은 살해 전 피해 아동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던

것에서 착안된 별명이다.

피트라는 베테랑 경찰이 범인을 검거했지만, 마지막 피해자의 유해를 찾지 못해 20년간 습관처럼 피해자의 시신을

찾아 헤맨다.

그러던 중 과거 위스퍼맨의 범행을 흉내 낸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젊은 경찰인 어멘다와 함께 해결하려 한다.

이 마을에 아내를 잃고 홀로 어린 아들 제이크를 키우는 톰이 이사 오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일단 책을 덮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재미있다'였다.

500페이지가 넘어 살짝 두꺼운 느낌이 들지만 사건의 전개가 빠른 편이어서 금세 책장이 넘어갔다.

게다가 종반부로 갈수록 숨이 막히는 것 같은 긴장감까지 전해져 나중에는 결말이 너무 궁금해 빨리 읽어 버리고

싶은 자아와 한 글자도 허투루 읽을 수 없다는 자아가 충돌하는 개인적으로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해 주었다.

서술상의 특징으로는 매우 끔찍한 사건을 다루면서도 끔찍함의 묘사가 극히 드물다는 점이다.

피해 아동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해되었는지, 시신은 어떤 모습인지, 범행 현장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등등

일체의 끔찍한 서술 없이 사건의 흐름과 인물들 간의 대화로만 상황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그런데도 읽다 보면 묘하게 무서운데, 고어함 없이도 무서운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읽으면서 가장 끔찍한 구절을 고르라면 아래의 문단을 고를 것 같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아래의 문구가 왜 끔찍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는지는 작품을 통해 확인하기 바란다.

안전하게 지켜줘야 할 아이. 사랑해줘야 할 아이.

왜냐하면 그게 모든 아이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거니까.

안 그런가? 부모에게 사랑받고 소중히 여겨지는 것.

그 생각에 심장이 아파왔다.

(pg 419)

특히 사건 자체가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여서 그런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보자니 더 무서웠던 것 같다.

자신이 상해를 입을 것에 대한 두려움과 내 아이가 상해를 입을 것에 대한 두려움은 차원이 다른 것 같이 느껴진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 뉴스를 볼 때에도 우린 무서움을 느끼긴 하지만 만약 그 범죄가 어린

아이만을 대상으로 벌어졌다고 하면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아주 매력적인데, 그중에서도 특히 다양한 남성상을 밀도 있게 보여준다는 점이 좋았다.

젊은 시절 알코올 중독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과거를 반성하며 금욕적인 삶을 이어가는 경찰,

급작스럽게 싱글대디가 되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지만 그 누구보다 아들을 사랑하는 젊은 아버지,

자기보다 약한 자를 괴롭히며 자신의 존재 이유를 확인하고자 하는 사이코패스 악당과 그를 추종하는 추종자까지

정말 영화화하면 좋을 캐릭터들이 전체적인 작품을 이끌어간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런 점이 충분히 알려졌는지 어벤져스 인피니티워로 유명한 루소 형제가 이 작품을 영화화할

계획이라 한다.

아직 캐스팅 정보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없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피트 역할에는 키스 데이비드라는 배우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논리적인 이유는 전혀 없고, 그냥 알코올 중독을 운동으로 이겨내며 범인을 찾기 위해 고심하는 늙은 배테랑

경찰 역할에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만 이번 작품의 경우 어멘다를 제외한 주요 인물들이 모두 남성이어서 최근 헐리웃의 PC 성향에 맞는 작품이

되긴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우려가 든다. (그래서 흑인 배우가 많이 나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책 후반부에서 역자도 언급했듯이 이런 종류의 소설에서는 보기 드물게 문장들이 매우 좋은 편인데,

영화로 만들면 이런 문장들을 느끼기가 어려우니 단순한 서사 위주의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된다.

나비들에겐 어차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게 살아 있는 존재들이 하는 일이다.

아무리 고되기 짝이 없는 환경에서도 그들은 계속 삶을 이어간다.

(pg 114)

여하간 개인적으로는 무척 재미나게 읽은 작품이니만큼 모쪼록 영화로도 잘 나와서 다시금 본 작품의 감동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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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브랜든 1~2 세트 - 전2권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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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d몬 작가의 사람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인 브랜든이 드디어 책으로 발매되었다.

온라인에서야 진작에 완결이 났지만 뭔가 만화는 손으로 넘기는 맛이라고 생각하는 아재인지라 책으로 나와

내 손에 들어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데이빗'에서는 인간의 형상이 인간을 정의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생각하게 해 주었다면,

'에리타'에서는 자신이 정의하는 자신의 정체성이 인간을 정의함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고민하게

해 주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인간에 관한 어떤 질문을 던져줄지 읽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에리타처럼 스토리에 스포일러가 될만한 반전이 있는 편은 아니어서 조금은 자유로운 내용 소개가 가능할 것 같다.

브랜든에서는 각자가 모두 자신을 '사람'이라 여기는 3개의 종족이 등장한다.

주인공인 브랜든은 우리와 같은 인류로 흑인 남성이며 영어를 쓰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브랜든이 어느 날 다른 세계로 가는 포털을 발견하게 되어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 거기서 '올미어'라는 존재를

난다.

올미어는 검은색 구형으로 된 머리에 가느다란 금속막대로 이루어진 몸체를 지녀 마치 거실에 두는 스탠드형

조명기구(;;)같이 생겼다.

올미어의 세상은 압도적인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인격이 모두 데이터화되어 노후된 몸을 계속 바꾸면서 인격이

계승되고, 각 개체 간의 의사소통도 마치 블루투스로 데이터를 전송하듯 이루어진다.

SF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공각기동대의 세계관에 스타크래프트의 칼라이 프로토스가 더해진 느낌이라고

상상하면 얼추 맞을 것 같다.

올미어의 세계에서는 모든 지식과 경험이 모든 개체에게 공유되기 때문에 각 개체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만

몰두하면 되는데 올미어의 경우 그 일이 다른 종족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브랜든을 만나기 전 그는 '라키모아'라는 원시 종족을 관찰하고 있었다.

라키모아는 긴 털 고릴라 같은 생김새를 가진 종족으로 수렵, 채집 시절의 인류와 비슷한 느낌이다.

압도적으로 발전된 사회에서 사는 올미어는 브랜든이나 라키모아를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벌레 정도의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에 브랜든은 자신이 올미어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3개 종족이 서로를 바라보는 관점이 각기 다른데 이 부분이 재미있다.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서로를 최대한 단순하게 표현하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스포가 될 수 있어 흐리게 처리하였다.)

올미어의 시각: 올미어(사람) 브랜든(벌레) 라키모아(벌레)

브랜든의 시각: 올미어(사람) 브랜든(사람) 라키모아(사람)

라키모아 종족의 시각: 올미어(신) 브랜든(천사) 라키모아(사람)

결말까지 스포를 할 수는 없으니 작품의 흐름만 언급하면,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뭔가 대단한 논리적

증명 방법이 나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굉장히 감성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방법이 만화라는 장르에도 부합할 뿐만 아니라

섣부른 논리적 증명 방식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다 읽은 뒤 종합해 보자면 그저 생각하고 느낄 수 있으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고, 과거를 통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존재라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2권이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만화이기 때문에 분량이 그리 길지 않은데, 3개의 전혀 다른 사회를 독자들에게

이해시켜야 하니 각 세계에 대한 묘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주요 서사의 진행은 굉장히 빠르게 지나가버린 것 같은 아쉬움도 든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작가가 할 말만 딱 하는 느낌이어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는 느낌은 3부작 전체에 걸쳐

일관적으로 좋았다.

보통 만화의 경우 인기가 좋으면 무리하게 분량을 늘리려는 시도가 많은 것 같던데 이 작가는 그런 거 없이 자신이

구상한 스토리에 꼭 필요한 장면과 대사만 딱 넣어 마무리 짓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 것 같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평소에 잘 해보지 못했던 질문을 던져주는 좋은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1부와 2부는 재미있게 읽고 나면 끝에 가서 뭔가 찜찜하면서도 생각할 거리가 많이 남는 엔딩이었다면

이번 브랜든은 그야말로 '완결'에 걸맞은 결말을 가지고 있어서 독자 입장에서도 책을 덮으며 한껏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브랜든이라는 캐릭터 역시 충동적인 면과 나약하지만 선한 면을 함께 지닌 평범한 사람으로 등장하는데 이 인물이

책 두 권에 걸쳐 내면적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메리아나, 말했지...신은 없다고...

그저...우리만 있을 뿐이야...

우리는 모두가 달라...

(2권, pg 308)

후반부에 등장하는 이 대사의 감동을 많은 사람들이 느껴봤으면 좋겠다.

보통 만화를 보고서 '아이와 같이 보면 좋겠다'리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3부작만큼은 잘 보관하고

있다가 아이가 좀 더 커서 실존에 대한 고민을 할 때쯤 같이 읽어보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d몬의 사람 3부작 서평

1. 데이빗: https://blog.naver.com/qhrgkrtnsgud/222285818489

2. 에리타: https://blog.naver.com/qhrgkrtnsgud/222464107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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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악에게 묻는다 - 누구나 조금씩은 비정상
김성규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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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목차를 보기 전까지는 나도 선과 악이라는 개념을 그저 동전의 양면이나 흑과 백처럼 대립되는 두 가지

양상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저자가 고심 끝에 선정한 목차를 보니 악에도 나름 카테고리가 있고 그에 따라 죗값의 경중도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체계적으로 분류된(?) 인간의 악행을 짚어보며 보다 더 선하게 사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아 읽게 되었다.

일단 저자와 책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면, 죽음심리학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연구 주제를 가진 교수가 대학에서 같은

주제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쌓인 강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 한다.

살짝 중2병 느낌이 나는 제목인지라 읽기 전에 책의 난이도가 조금 걱정되었는데 다 읽은 후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쉽게 읽힌다'라는 것이었다.

300페이지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에 시각 자료들도 많고(무려 올컬러!), 문체도 친절한 선생님에게 듣는

수업처럼 편안하게 쓰여 있어서 잠깐씩 짬내서 읽기에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 13가지의 주제로 인간의 악행을 들여다볼 수 있다.

최근 대선 정국과 맞물려 다시 이슈가 되고 있는 갑질과 차별에서부터 사기, 관음증, 학대 등의 범죄 행위와

사이코패스, 정신분열, 다중인격 등 정신장애와 연관된 악까지 다양한 주제로 선과 악의 개념을 설파한다.

주제는 다양하지만 논지를 전개하는 방식은 매우 일관적이어서 초중반쯤 지나면 책의 흐름이 익숙해진다.

먼저 들어가는 글을 통해 저자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생각해 볼 주제를 던져준다.

곧이어 주제와 관련된 실험과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인간이 이런 악의 길로 빠지게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런 다음 이러한 악행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는지 예시를 들어준다.

이 때 예시로 역사나 사회적인 이슈는 물론이고 관련된 유명 영화나 드라마, 만화 등 흥미로운 사례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서 주제를 너무 어렵지 않게 고민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선을 추구할 힘이 있다는 것을 설파하며 한 챕터가 끝나게 된다.

(저자가 이렇게까지 일관적으로 모든 장을 서술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지를 마지막 13장을 읽으면서 유추할 수

있었다. 13장의 주제는 '강박'이다.)

주제가 다양하니 어느 하나를 골라 소개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인상 깊었던 구절과 함께 간단한 소감을

남기고자 한다.

아래의 문단은 설령 사이코패스로 태어났다 하더라도 모든 사이코패스들이 미디어에 등장하는 연쇄살인마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례를 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원활한 인간관계를 추구하는 사이코패스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롭게 느껴졌다.

사이코패스는 사람의 감정을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합니다.

누군가 눈물을 흘리며 슬퍼한다면, 그 슬픔에 대한 인과관계를 분석하고

그에 따라 취해야 할 자신의 행동 양식은 무엇인지 따져보는 식입니다.

태생적으로 타인에게 공감할 수 없는 사이코패스는 타인에게 동정하는 방법을

연습하는 길을 택하기 마련입니다.

원활한 인간관계를 위해 말이죠.

(pg 73)

사이코패스를 냉철함을 겸비한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내는 것도 문제지만, 사회에 융화되어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사이코패스도 분명 존재할 것이므로 무턱대고 강력범죄자로 그려내는 것 또한 지양해야 할 것이다.

11장의 주제는 '기억'이다.

현재 기억을 취사선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고 곧 현실 가능해질 수 있다고 한다.

잊고 싶은 기억은 삭제하고 갖고 싶은 기억을 주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 한다.

저자는 이런 기술이 자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해 볼 것을 권한다.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의 뇌는 마침내 기억이라는 과업에서 벗어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기억을 이처럼 자유자재로 다룰 뿐 아니라 기억의 한계를 극복하게 되면

과연 행복할까요? -중략-

행복했던 것과 좋았던 것만 취사선택하여 기억을 남기는 것이 가능한 시대가 온다면

그때의 우리는 '진정한 우리'일 수 있을까요?

(pg 265)

'테세우스의 배' 비유를 여기서도 꺼낼 수 있을 것 같다.

기억 역시 '나'를 구성하는 한 요소로 본다면, 자신의 일부를 조금씩 기술로 변화시켜 간다고 할 때 과연 우리는

어느 수준까지 확실하게 '그래도 나 자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지금 함께 고민해야 할 질문임에는 틀림없다.

책 초반에 저자는 인간을 성악설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인간은 악하게 태어난다. 생존하기 위해 다른 존재를 죽이고 섭취한다.

즉, 다른 존재보다 우월할 때 생존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 인간이고,

그것은 분명 악이다.

남들보다 큰 이득이 없어도 기본적으로 남들보다 우위에 있으려고 하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악하다.

(pg 37)

하지만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저자가 또 한편으로는 인간의 선량함을 굳게 믿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소개되는 악행에는 반드시 반례가 존재하고 언제나 조금 더 선한 쪽으로 변화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가 발전할수록 잔인한 형벌이 점차 사라지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인류는 보다 더 선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책은 읽는 사람들에게 그런 믿음을 갖게 해주는 책이라 할 수 있었다.

우리 인간이 고도의 문명을 건설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다른 존재에 대한 높은 수준의 공감 능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다른 존재와 함께 감정을 나누고 그 존재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본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입니다.

(pg 56)

그러니 우리 이것 하나만 기억하기로 합시다.

우리는 다행히도 불완전하게 태어났다는 사실,

그렇기 때문에 새롭게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과 기회를 가진,

그야말로 너무도 인간적인 인간이라는 사실을!

(pg 312)

솔직히 기대한 것보다는 책 내용이 좀 쉬운 편이어서 다소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접근성이 좋다는 뜻이니 저자가 강의 대상으로 삼는 대학생보다 더 어린 중고등학생들도 충분히 일독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악하다는 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언제나 악과 마주하며 살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항상 스스로를 경계하고,

좀 더 선에 가까운 길을 가고자 끊임없이 모색해야 합니다.

선한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우리를 더욱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고 말이죠.

(pg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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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기의 힘 - 언어와 독서 교육을 중심으로
최승한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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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나고 육아 관련 책을 종종 읽었었는데 생각보다 도움이 되었다고 느낀 책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아이마다 워낙 성향이 다르고 부모의 상황들도 다르기 때문에 좋은 글귀를 읽어도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여태까지 본 그 어떤 육아 관련 책보다 훨씬 더 실용적인 지침을 담고 있었다.

일단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모든 육아책이 다 그렇겠지만 '불안감' 때문이다.

나름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키우는게 맞나?'라는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조금 특이하게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 살다 보니 별 희한한 부모들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아직 우리말도 잘 못하는 아이를 원어민을 붙여 영어 과외를 시킨다거나 어린이집 하원 후 학습지 할

시간이라며 놀이터 가자는 애를 질질 끌고 들어가는 장면들을 보면 이해가 안가다가도 문득

'우리 애만 너무 놀리나'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차에 그나마 내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책 육아 관련 책이 나와서 이왕 책 읽어주는 거

좀 잘 읽어주고 싶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목표 독자가 확실하다.

저자가 책 서두에서 분명히 밝히기를 '아이가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진 부모라면

읽기를 권한다.

공부(특히 수능 중심 교육 체계에서의 공부)라는 것은 반드시 활자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언어능력'이 '학습능력'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이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말한다.

만약 아이가 수준 높은 언어능력을 갖추었다면

수학, 사회, 과학 공부를 뒤늦게 시작해도 성적을 쉽게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남들은 1년 넘게 공부를 해도 높은 성적이 안 나오는데 '언어능력을 갖춘 아이'는

지금 꼴찌를 하고 있더라도 석 달만 죽을 만큼 공부하면 모든 과목에서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pg 355)

고3 수험생을 가진 부모가 본다면 눈이 번쩍 뜨일만한 문구겠지만 안타깝게도 저자가 말하는 언어능력을 갖추는

것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또 아이가 읽는 책의 수준이 빠르게 높아질수록 언어능력의 발달도

심화된다고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부모가 책을 얼마나 즐겁게

자주 읽어주느냐가 이후의 아이 독서 습관을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개는 훌륭하다'에서 대부분의 솔루션이 개가 아닌 개 주인에게 집중되듯 이 책 역시 아이가 책을 잘

읽으려면 당연하게도 부모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게다가 단지 많이 읽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저자는 아래의 4가지 요건이 필수적이라 말한다.

1. TV와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부모

2. 다양한 수준의 책이 많은 집안 환경

3. 수준 높은 책을 읽는 부모

4. 꾸준하고 일관적으로 책을 읽어주는 부모

얼핏 봐도 1번부터 4번까지를 다 지키는 것은 어지간한 부모가 아니면 힘들 것이다.

우리 집의 경우 TV는 거의 안 보는 편이지만 스마트폰은 자주 보는 편인 것 같다.

내가 책을 즐겨 읽기는 하나, 아이가 내가 책 읽는 모습을 그리 인상적으로 봐주는 것 같진 않다.

(물론 내 탓도 크다. 책 좀 방해받지 않고 읽고 싶어서 아이한테 TV 틀어주고 독서를 하곤 했으니 말이다.)

특히 2번의 경우에는 나의 가치관과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어서 조금 고민이다.

나름 다양한 수준의 책을 읽는 편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는 터라 다 읽은 책은

중고로 팔거나 버리거나 나눠줘 버린다. 그래서 내가 독서 블로그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우리 집에 오면 생각보다 책이 없어서 놀라고는 한다.

하지만 아이를 위해 어느 정도의 규모를 유지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 (잘 될 것 같진 않다.)

다만 4번의 경우는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해오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못해도 자기 전 20-30분은 무조건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다.

그 외에도 자잘하게 아이와 책 읽는 시간을 합치면 못해도 하루 한 시간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의도적으로 같이 책 읽는 시간을 크게 늘렸는데 그래도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고 잘

따라와 주는 걸 보면서 역시 부모가 읽어주는 것이 최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기까지 했다면 이제부터 할 일은 아이가 접하는 책의 수준을 높여주는 것이다.

아이가 어릴 때에는 무조건 그림동화만 읽어주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줄글(그림 없이 순수하게 글로만 되어 있는 책)을 빨리 읽는 것이 언어능력 신장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긴 설명을 요약하자면, 언어능력이라는 것이 곧 활자를 읽은 후 내용을 파악하고 판단이 이루어지는

일련의 사고작용이 얼마나 빨리, 잘 이루어지느냐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림의 도움 없이 순수하게 글의

구조를 읽고 파악하는 능력을 어릴 때부터 충분히 길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부모가 태어나면서부터 꾸준히 책을 읽어주는 아이의 경우 빠르면 24개월이면 글만 있는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부모들은 초조해지는 법이지만)

이 부분은 어떤 이론적인 배경이 있다기보다는 저자도 수회에 걸친 강의를 통한 귀납적 사례임을

인정하지만 나름 일리가 있는 말이라 생각했다.

400페이지가 조금 안되는 살짝 두꺼운 책이지만 실제 강의하는 것처럼 편안한 문체로 쓰여 있어서

읽기에 부담스러운 책은 전혀 아니다.

그러면서도 현재 아이와 함께하는 책 읽기 전반을 돌이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책이었다.

특히 책을 읽으며 아이와 함께 하는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오늘 아이와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아이가 '하늘나라로 떠났다', '세상을 떴다'라는 표현을 '외국에 갔다'라는 뜻으로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를 '죽다'와 '돌아가시다'라는 단어와 연결시켜줬는데 아이가 얼마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다.

아이를 키우는 건 장기전이다.

책 한 권 읽고 바싹 정신 차려서 며칠 해봐야 그 사이에 아이가 바뀔 리 없다.

책 내용은 심플하다면 심플하지만 그 심플함을 삶으로 살아내는 것은 결코 심플하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딸이 공부를 잘 하게 될지 그렇지 않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내가 공부 잘하는 딸을 원하는 건지 그렇지 않은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왕 잘하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모범생으로 살진 않았으면 싶기도 한게 부모 마음이다.

그치만 적어도 본인이 죽어라 노력하는데 머리가 나빠서 안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진 아이가 되지만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 점에서 부모가 어떻게 아이에게 최소요건을 갖추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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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미국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나익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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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인 현재의 시점에서 '프레임'이라는 단어는 그리 색다른 개념은 아니다.

누구나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프레임이 있으며 이 프레임에 따라 같은 사실일지라도 받아 들이는 태도는 확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위의 의미로 쓰고 있는 '프레임'과 이 프레임을 만드는 일, 즉 '프레이밍'에 관한 책으로

이 분야에서는 손꼽히는 책이라 한다.

이 책이 2004년 미국에서 처음 발간된 책인데,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레임'이라는 단어를 용법에 맞게 쓰고 있으므로 이 책이 가져다 준 효과는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 본다.

읽기 전에 이 책의 저자가 진보진영의 시각에서 집필했다는 점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재미있는 점은 저자가 생각한 주요 독자 역시 진보진영일 것이라 상정하고 쓰여졌다는 점이다.

프레임에 관한 전문가이다보니 어차피 프레임이 다른 사람은 반대 진영의 책을 읽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저자

스스로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애초에 이 프레임에 동의하는 자들이 이 책을 읽고 보수진영과의 정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들을

구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진 책이라고 보면 정확할 것 같다.

내 서평 역시 저자와 비슷한 프레임을 가진 사람이 읽은 감상임을 감안하고 보면 좋겠다.

일단 제목이 특이한데, 우리는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들으면 본능적으로 코끼리를 떠올린다.

떠올리지 말라는 메시지보다 코끼리라는 이미지가 더 크게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프레임은 뇌 작동 방식과 연관된 개념이다.

어떤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 그 정보가 우리의 프레임에 얼마나 부합하느냐에 따라 그 정보의 처리 방식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프레임에 맞는 정보라면 오래 기억되며 그 정보가 의견이라면 쉽게 수긍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저장되지만

프레임에 맞지 않는 정보라면 쉽게 휘발되며 그 정보가 의견이라면 반대 입장을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공적 담론의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데 성공하면, 대중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게 된다.

상식으로 통용되는 것을 바꾸게 된다.

언어가 프레임을 활성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프레임은 새로운 언어를 필요로 한다.

다르게 생각하려면 우선 다르게 말해야 한다.

(pg 12)

저자는 이런 프레임이 정치에서 활용될 경우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고 보았다.

하나는 '권위있는 아버지 모델'이고 그 대척점에 '자애로운 부모 모델'이 있다.

책의 상당 부분에 걸쳐 각각의 모델에 대한 상세한 분석과 여러 예시들이 등장하지만 쉽게 정리하면,

보수는 '아버지 모델', 진보는 '부모 모델'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저자가 '부모 모델'은 옳고 '아버지 모델'은 틀린 것이라 주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둘 다 자신은 '도덕적'이라 생각하는데 그 도덕을 구성하는 체계, 즉 프레임이 다를 뿐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양당제인 미국에 최적화된 모델이라 생각되지만 사실 우리나라도 크게 보면 이 두 모델과 다르지 않다.

저자는 보수세력에서 일찍이 프레이밍의 힘을 인지했으며 공격적인 투자로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아래의 사례가 보수세력이 프레이밍을 활용해 효과를 거둔 가장 극적인 사례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코미디언 지미 킴멜은 자기 쇼의 제작진 중 한 명에게 마이크를 들려

로스엔젤레스 길거리로 내보낸 다음 행인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하게 했다.

'오바마케어'와 '저렴한 건강보험법'중에 어느 쪽을 더 선호하십니까?

압도적 다수가 자기는 오바마케어는 싫지만

저렴한 건강보험법은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들 대부분은 이 두 개가 같은 법안임을 알지 못했다.

(pg 120)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개념들은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하다면 당연한 말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프레임이 지금 한국 사회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실제로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최근 '나라 빚 역대 최대'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뉴스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GDP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주변 국가들과 비교할 때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국가 부채 상승 추세'과 '나라 빚 역대 최대'는 얼핏 비슷한 뜻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책의 관점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아래 기사의 제목과 실제 내용의 괴리를 느껴본다면 언론에서 '나라 빚'이라는 단어를 이용해 어떤 프레임을

만들고 싶어 하는지를 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관련 기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32786#home)

300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길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진도가 쭉쭉 나가는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주옥같은 문장들이 많았다.

우리는 뇌로 생각한다. 여기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몇몇 정치인들은 신체의 다른 부분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도 뇌로 생각한다.

(pg 9)

사실상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개인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있다.

-중략-

하지만 부유층의 부가 급속히 축적되고 나머지 사람들의 부가 급속히 사라지는 것은,

곧 대다수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가치 있는 경험을,

즉 의미 있는 삶을 급속히 상실하고 있다는 뜻이다.

(pg 155)

특히 저자가 기자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담긴 아래의 구절은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봄직 하다.

우리나라의 주류 언론 기자들은 정확히 이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 땅의 기자들에게 '기래기'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필연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책이 나온지 오래된 책이라 그런지 기대보다는 그렇게까지 참신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등장하는 사례 역시 너무 과거의 미국 사례들 위주여서 국내 독자 입장에서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물론 이 책이 이후에 나온 수많은 사회과학 책들에 적지않은 영향을 주었을테고 내가 그런 책들을 많이 본 편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누가 프레임을 만들고 그 프레임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가'를 예리하게 주시할 수 있는 시각을

갖게 해주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지금은 보수나 진보를 가리지 않고 정치판이라면 이런 프레임들을 경쟁적으로 만들어 활용한다.

따라서 저자의 정치관은 확실하지만 정 반대의 정치관을 가진 사람 역시 읽고 나면 반대 진영의 프레이밍을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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