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빨용병단 눈떠보니 과학 1 - 우주와 생명 기초 튼튼 통합과학 시리즈
알에스미디어 지음, 정수영 그림, 대치동 솬쌤(김소환), 111퍼센트 감수, 운빨용병단 원 / 서울문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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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학습만화를 좋아하는 아이가 슬슬 줄글에도 익숙해질 수 있도록 재미있어 보이면서도 글씨의 비중이 좀 되는 책들을 권해주고 있는데 이 책 역시 그 목적에 딱 맞을 것 같아 아이와 함께 읽어보게 되었다.

아이언맨이 모티브인듯한 귀여운 캐릭터(이름도 '아이언미야옹'이다.)가 그려진 표지가 눈길을 끈다.



부모라면 가장 궁금해할 글씨의 양은 아래의 사진을 참조하기 바란다.

아래의 페이지가 가장 글씨가 많은 부분이며 그림으로만 된 페이지도 물론 많다.

글의 양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스토리 자체는 여러 캐릭터들이 낯선 곳에 떨어져 어려움들을 극복한다는 단순한 스토리라서 읽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pg 44-45)

사실 이런 종류의 책에서 지식적인 측면은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담긴 정보의 수준도 상당히 높았다.

표지에 '통합과학'을 대비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통합과학이란 예전에는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로 나눠서 배우던 것을 통합해서 배우는 교과목이라고 한다.

최근의 교육 트렌드가 융복합이기도 하고, 실제로 과학 연구 역시 여러 전공을 가진 학자들이 힘을 합쳐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도 해서 좋은 접근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합과학이라는 키워드에 부합하도록 첫 주제는 빅뱅과 우주의 탄생을 다룬다.

위에 참고로 찍은 사진도 빅뱅 이후 수소 원자들이 모여 최초의 별이 탄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어서 원자가 무엇인지, 주기율표의 번호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다루고, 전자의 이동이라는 개념을 다루면서 도체와 부도체, 반도체 등도 배울 수 있다.

책 후면에는 주기율표까지 상세히 소개돼 있어서 초등학교 고학년은 물론이고 중학생이 보더라도 충분할 정보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 QR코드가 있는데, 이 부분을 찍으면 전문 과학 선생님이 자상하게 설명해 주는 과학 개념 영상을 볼 수도 있다.

책 속에 담긴 과학 지식들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전달해 주는 수준급의 영상이므로 아이들이 책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할 때 보여주면 상당히 좋을 것 같다.

아이가 즐겁게 읽기만 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접한 책인데 생각보다 담긴 내용이 훌륭해서 더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 시리즈가 계속해서 나오면 다루는 개념도 더 많을 것이니 기대가 된다.

방학을 맞아 시간이 많은 아이들에게 재미와 정보를 함께 줄 수 있는 책이라 초등학생을 키우는 부모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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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나라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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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우주전쟁', '타임머신' 등의 작품으로 SF의 아버지라 불리는 허버트 조지 웰스의 작품이다.

약 120년 전에 발표된 작품이며 이번 판본에는 영문과 함께 독후 활동과 편집자, 다른 독자들의 후기가 같이 수록되어 있어서 길이가 짧은 작품임에도 심도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는 구성이었다.

참고로 영화화된 적 있는 '눈먼 자들의 도시'와는 다른 작품이니(이 작품이 훨씬 오래되었다.) 착오 없기를 바란다.

작품의 배경은 제목 그대로 여러 자연재해로 인해 완벽하게 외부와 차단된 어떤 장소에 유전적으로 눈이 퇴화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가 있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불의의 사고로 이 나라에 눈이 멀쩡한 '누네즈'라는 남자가 도착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당연히 모든 사람들이 시력을 잃은 곳에서 유일하게 시력을 가진 그는 '볼 수 있는' 능력으로 그 나라를 자신이 정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눈먼 자들의 나라에선 외눈이 왕이다.

(pg 35)

하지만 이미 여러 세대에 걸쳐 완벽하게 시각이 배제된 사회를 만들어낸 그들은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기본적인 인프라 시설부터 완전한 추상의 개념인 종교에 이르기까지 완벽하게 시각이 배제된 채 구성된 사회에서 시력을 가진 사람이란 그저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일 뿐이었다.

시력을 가진 자의 쿠데타는 허무하게 막이 내리고, 사회적 동물이기에 홀로 생존할 수 없었던 그는 노예로 순종하며 살아가다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 나라의 과학으로 진단한 바에 따르면 그의 비정상성의 원인이 바로 눈이므로 눈을 다른 사람들처럼 제거하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테니 그때 결혼을 승낙해 주겠다는 통보를 받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시력을 두고 고뇌하는 그의 선택을 끝으로 작품은 막을 내린다.

작품에 이어 학생들과 함께 해보면 재미있을법한 독후 활동도 포함되어 있고, 편집자를 비롯한 다른 여러 사람들이 남긴 감상이 이어진다.

여러 감상 중에서 특히 한 푸드칼럼니스트가 이 작품과 도루묵을 연관 지어 쓴 글이 기억에 남는다.

부르는 사람의 처지가 달라짐에 따라 이름이 왔다 갔다 했던 도루묵이지만 우리가 뭐라고 부르든 간에 도루묵이라는 생선의 근본은 전혀 변한 게 없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우리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요즘 사람들은 '가면을 쓴다'는 표현을 한다. '진정한 내 모습'이라는 표현도 쓴다.

어쩌면 '진정한 나'라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누네즈가 시각을 놓을 바에는 삶을 놓아버린 것처럼,

나다움을 놓을 바엔 모든 인간관계를 놓아버리는 모습도 보인다. - 중략 -

누구도 자신의 모습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타인에게 맞추는 건 '가짜 나'를 연기하는 일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짧고 가벼운 만남과 관계 속에서 지쳐 간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어떤 모습이든 진정한 나다. - 중략 -

우리는 어느 한 모습만을 '진짜 나'라고 붙잡고 있을 뿐, 사실은 모든 모습이 나 자신이다.

(pg 127)

오래된 작품이지만 이 작품을 통해 현대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이 사람들에게 씌워놓는 필터 버블을 설명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같은 작품을 읽고서도 감상은 모두 다를 수 있다는 것이 문학이 갖는 힘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을 눈먼 자들의 시각에서 변론해 보고 싶다.

물론 그들도 처음에는 '누네즈'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두 번의 시도 끝에 곧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결론지어버린다.

하지만 진심으로 그들이 '누네즈'를 이해하는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를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굉장히 큰 위험이었을 것이다.

작품 속에서는 모종의 이유로 모든 후손들의 눈이 멀게 되었다는 설정이었는데, 만약에 '누네즈'가 사회에 섞이면서 그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아이들이 태어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후천적으로 시력을 제거한다 하더라도 유전자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보이는 걸 보이지 않는다고 할 수 없기에 보이는 자들과 그렇지 않은 자들은 극심한 갈등을 빚게 될 가능성이 크다.

보이는 자들이 소수일 때는 박해받는 소수에 지나지 않겠지만, 이런 현상이 몇 세대만 거치고 나면 '누네즈' 이전에는 평화롭게 잘 살고 있던 나라가 결국 서로 다른 이념의 국가로 갈라서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눈먼 자들의 멸종으로 이어지고 말 것이다.

따라서 그들 입장에서 '누네즈'는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할 가치가 있는 인물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서로의 작은 차이도 민감하게 포착해 기어이 구분 짓는(차별하는) 능력이 곧 인간이 진화해온 방향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두 무리가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은 현실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 생각한다.

길이가 짧지만 여러 보충 텍스트들이 있어서 읽는 시간보다 혼자 생각해 보는 시간이 더 길었다.

간만에 수행평가를 하는 학생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어서 재미있었던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저자의 작품들이 워낙 오래되었고, 시중에 나온 판본들도 다 옛날 판본들이어서 쉽게 손이 가지 않았었는데 이번 작품을 계기로 다른 작품들도 신선한 해석들을 덧붙여 발매되면 훨씬 더 접근성이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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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뜨는 밤엔 화학을 마신다 어른의 과학 취향 1
장홍제 지음 / 휴머니스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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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과학자들이 나오는 유튜브 영상을 즐겨보다 보니 얼굴이 먼저 익숙해진 저자의 책이 나왔다.

저자의 개인적인 취향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소개를 보니 나와 비슷한 면이 꽤 많다.

일단 게임과 메탈을 좋아한다는 점도 놀라웠는데 술까지 좋아한다고 하니 기회가 닿는다면 저자와 친해지고 싶을 정도다.

이 책의 주제 역시 술이다.

인류가 농경 생활을 하기 전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는 학설이 있을 정도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이 술이라는 물질을 통해 저자의 전공인 화학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술의 주요 성분인 에탄올은 당분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겨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자연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는 점부터 소개하고 있다.

물론 맛과 향이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붙지만, 단순히 알코올을 섭취하기 위해서라면 자연 상태 그대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인류가 농사를 짓기 이전부터 술에 익숙해져 있었고, 술을 더 마시기 위해 농사를 지을 궁리를 했다는 가설도 설득력을 갖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알코올을 더 순수하게 만들기 위해 증류라는 기법이 탄생할 수 있었고, 물보다 물질을 더 잘 녹이는 알코올의 효과가 곧 약품이나 향수와 같은 물질의 개발로 이어졌다.

결국 술이라는 것을 얻기 위한 인류의 여정이 화학의 발전을 견인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술과 관련된 여러 잡지식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숙취에 대한 경험도 풍부한(?) 편인데 숙취의 발생 과정과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물질들에 대한 정보가 특히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술이라는 것을 무조건 찬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알코올은 중독성이 강한 발암물질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효과가 있어도 해장술을 마시면서 마땅히 느껴야 할 숙취를 계속 지연시킨다거나, 술에 에너지 드링크를 섞어 다음 날의 에너지를 미리 끌어다 쓰는 짓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도 잘 알려주고 있다.

특히 술도 일종의 '식품'이기 때문에 술을 만드는 것이 환경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저자에 따르면 술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많은 탄소 발자국이 발생한다고 한다.

읽고 나서 생각해 보니 술 역시 원재료가 곡물이나 과일 등 1차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식량을 가공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부산물도 많이 발생하고 식량으로서의 효율도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위스키 산업은 대표적인 에너지 소비 산업이다.

알코올 1L를 생산하는 데 평균적으로 60MJ의 열에너지가 사용되며,

이를 환산한다면 무려 14.34kg의 TNT를 폭발시켰을 때의 에너지와 같다.

스코틀랜드 전체 에너지 소모량의 약 10%가 위스키 생산량에 사용되고 있다.

물 소모량 역시 어마어마하다. 곡물의 생산 과정은 제외하더라도 발효와

냉각 과정에 물이 대량으로 쓰이며, 특히 고품질의 물이 필요하다.

(pg 174)

게다가 술을 마시면 살이 찐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놀라운 사실은 살이 찌면 알코올 대사량도 증가한다는 점이다.

경험적으로 덩치가 크면 대체로 술을 잘 마시는 것 같았는데 이게 다 과학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술을 마시면 덩치가 커지고, 덩치가 커지면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되고 그러면 덩치가 더욱 커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 외에도 잘 알려진 몇 가지 요인을 함께 고려한다면 알코올은 체지방 내에는

저장되지 않기에 체액 함량이 더 높은 근육량에 의존한다.

특별히 근육을 많이 성장시키지 않았다 해도 체중이 많이 나가면 몸을 지탱하기 위해

골격근량도 함께 높아진다.

결국 체중이나 근육량이 높으면 알코올이 혈액을 타고 영향을 주는 대신

세포에 저장되어 취함에 저항하는 내구성이 커지는 것이다.

(pg 194)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이 소믈리에를 완벽히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면서 끝을 맺고 있다.

원재료의 산지와 숙성 방법, 증류의 정도 등 술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요소들을 구별해낼 수만 있다면 이러한 정보를 모두 입력한 AI가 사람보다 훨씬 더 민감하고 정확하게 술을 구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점차 발전하는 AI가 과학의 여러 분야에 기여할 것이고 화학 역시 그중에 하나라는 분명한 사실도 이해할 수 있었다.

확실한 것은 인공지능 소믈리에는 인간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으리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진 말자. 적어도 술을 마시는 것만큼은

인공지능이 감히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우리가 우세하다.

(pg 223)

이 책에 이어 '어른의 과학 취향'이라는 타이틀로 폭탄과 향정신성 물질에 관한 책이 더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화학을 다루고 있지만 생소한 화학식을 외우지 않아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어서 다음 책도 나오는 대로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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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바꿀 새로운 양자 혁명
쥘리앙 보브로프 지음, 조선혜 옮김, 조명래 감수 / 북스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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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번 새로운 좌절을 안겨주는 다양한 양자역학 관련 교양서들을 읽으면서 아주 느리지만 양자역학이 무엇인지를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다.

이러한 양자역학의 과실이 스마트폰부터 GPS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해 있다는 사실도 이제는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이 책은 일반적인 교양서들처럼 양자역학에 대한 쉬운 해설서가 아니라 지금까지도 활발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양자컴퓨터라는 녀석을 주로 다루고 있다.

대체 양자컴퓨터는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 수 있으며 왜 그토록 많은 국가와 기업들에서 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를 설명해 준다고 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사실 양자컴퓨터에 관해서는 일반 컴퓨터를 대체하는 용도가 아니라 양자컴퓨터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진짜 컴퓨터라고 부를 수 있을 수준에 이르기에는 아직 멀었다 정도로 간략하게만 알고 있었다.

물론 이 부분도 사실이고, 그 영역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소인수분해를 활용한 암호 체계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는 점도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아직 그 자체에 대한 필요성을 증명하기보다는 이를 만들기 위해 개발된 기술들이 다른 영역과 결합하면서 더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성과가 바로 의학과의 결합이었다.

일부 암 치료법은 정확히 이 메커니즘에 기반합니다.

'광열 치료'라 불리는 이 치료법은 실제로 나노미터 크기의 금 조각을 환자의

암세포에 보내 선택적 가열로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게 합니다.

나노다이아몬드는 여기서 가열 강도를 정밀하게 조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중략 -

이것이 양자 기술이 생물학과 의학 분야에 처음으로 진출한 사례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마지막이 아닙니다!

(pg 66-67)

양자컴퓨터라는 목표점은 하나지만 그곳에 도달하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책에는 현재까지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를 만들기 위해 시도하고 있는 여러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가장 먼저 시도된 것은 이온을 이용하는 방법이었지만, 대중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방법은 최근에도 이슈가 된 바 있었던 초전도체를 이용한 방법일 것이다.

이 두 방법 이외에도 광자를 이용한 방법과 실리콘 반도체를 이용한 방법까지 상세히 소개되고 있지만, 어떤 방법이든 간에 지금까지 컴퓨터라고 부를 수 있을법한 수준에 도달한 방법은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현재 가장 좋은 양자 컴퓨터를 구매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오류율이 0.1%라고 칩시다. 즉 평균적으로 1,000번의 연산 중 한 번

오류가 난다는 뜻입니다. 별로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유용한 계산을 하려면 최소 10만 번에서 100만 번의 단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습니다!

(pg 144)

물론 이 분야에 엄청나게 많은 학자들과 자원이 투입되고 있고, 사람들의 기대도 큰 것이 사실이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더 인상적인 성과들이 발표될 것이다.

과학의 발전은 곧 새로운 무기가 되기에 여러 나라에서 사활을 걸고 뛰어들고 있고, 이 때문에 같은 국가 내에서도 기업과 정부, 기업과 기업이 누가 먼저 경지에 도달하느냐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때문에 그만큼 비현실적인 기대도 많다는 것을 저자는 우려하고 있다.

양자컴퓨터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그 이름이 주는 이미지처럼 우리가 마주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분야의 유망함과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자도 긍정하고 있다.

방정식으로만 이해하던 양자 세계를 현실로 불러오기 위한 인류의 호기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비전문가에게도 쉬웠는지를 언급하고 싶다.

솔직히 꽤 어렵게 읽었다.

스핀이니, 중첩이니, 결맞음이니 하는 용어들에 제법 익숙하다고 생각했고 저자가 소개하는 큐비트 제작 과정에 그림까지 자세히 나와있음에도 정확히 어떤 원리인지까지는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이 역시 좀 더 정보를 쌓아감에 따라 발전이 있기를 기대하는 정도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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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한 머리를 만들기 위한 사고 훈련 -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를 풀어내다
호소야 이사오 지음,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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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어느새 15년이 넘게 직장인으로 살고 있다.

이직까지 했지만 지금도 '기획'이 붙은 부서에서 일하고 있고 명함에 처음 '기획'이 들어간 지도 10년이 넘어버렸다.

조직이 달라도 부서가 비슷하면 하는 일도 비슷하기 때문에 점점 사고가 특정 방식으로 굳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제목을 가진 책에도 흥미가 갔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그림체가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주로 아이들 책을 많이 냈던 '요시타케 신스케'가 삽화를 담당하고 있는데, 책의 주제와 부합하면서도 특유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읽는 도중 웃음을 짓게 만드는데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pg 139)

말랑말랑한 사고를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할까.

저자가 여러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사고가 굳어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다.

정신병이 있는 사람은 병원을 찾지 않는데 그 사람한테 당한 사람은 정신병원을 찾는다는 우스갯소리처럼 정작 유연한 사고가 절실히 필요한 사람은 자신이 그런 상태라는 것도 자각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따라서 자신에게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머리가 굳어지는' 현상은 원인을 환경이나 타인 탓으로 돌릴 때 발생한다.

모든 것을 본인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형식으로

사고 회로가 작동할 것이다.

(pg 189)

한 꼭지마다 5-6페이지 정도로 짧은 길이에 여러 팁들이 등장한다.

인상적이었던 팁들이 많은데 먼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때 저자는 개념을 새롭게 연결해 보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전에 김정운 박사도 '창조는 곧 편집'이라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인데, 전혀 달라 보이는 개념들을 이리저리 붙이다 보면 의외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한다.

따라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폭넓은 경험(취미나 놀이나 여행 등)을 하고 평소에 '먼 세상'의 정보를 받아들임과

동시에 그것들을 '억지로라도 연결해 보는' 것이다.

(pg 34)

성공과 실패처럼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개념들도 아래와 같이 발상을 바꿔보면 의미가 달라진다.

따라서 성공과 실패가 마치 반대말 같지만, 성공의 반대는 실패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래 그림을 보면 단번에 이해가 될 것이다.

(pg 110)

결정론적인 사고와 확률론적인 사고의 차이를 분석한 글도 재미있었다.

결정론자들은 인과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확실한 것을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 했던 것, 다른 누군가가 이미 하고 있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확률론자들은 성패에는 운도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보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몸담고 있는 곳이 특성상 결정론자들이 의사결정자가 되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일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결정론적인 사고를 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그토록 혁신하기가 어려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다.

200페이지 초반으로 얇기도 하고 그림도 많아서 읽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책이다.

하지만 자신의 사고를 반성적으로 돌아보며 천천히 읽는 것을 더 권하고 싶다.

보기에 따라서 뻔한 이야기를 한다 싶은 내용도 있겠지만, 한 분야에서 오래 일했던 사람이라면 분명 도움 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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