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한 머리를 만들기 위한 사고 훈련 -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를 풀어내다
호소야 이사오 지음,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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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어느새 15년이 넘게 직장인으로 살고 있다.

이직까지 했지만 지금도 '기획'이 붙은 부서에서 일하고 있고 명함에 처음 '기획'이 들어간 지도 10년이 넘어버렸다.

조직이 달라도 부서가 비슷하면 하는 일도 비슷하기 때문에 점점 사고가 특정 방식으로 굳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제목을 가진 책에도 흥미가 갔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그림체가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주로 아이들 책을 많이 냈던 '요시타케 신스케'가 삽화를 담당하고 있는데, 책의 주제와 부합하면서도 특유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읽는 도중 웃음을 짓게 만드는데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pg 139)

말랑말랑한 사고를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할까.

저자가 여러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사고가 굳어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다.

정신병이 있는 사람은 병원을 찾지 않는데 그 사람한테 당한 사람은 정신병원을 찾는다는 우스갯소리처럼 정작 유연한 사고가 절실히 필요한 사람은 자신이 그런 상태라는 것도 자각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따라서 자신에게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머리가 굳어지는' 현상은 원인을 환경이나 타인 탓으로 돌릴 때 발생한다.

모든 것을 본인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형식으로

사고 회로가 작동할 것이다.

(pg 189)

한 꼭지마다 5-6페이지 정도로 짧은 길이에 여러 팁들이 등장한다.

인상적이었던 팁들이 많은데 먼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때 저자는 개념을 새롭게 연결해 보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전에 김정운 박사도 '창조는 곧 편집'이라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인데, 전혀 달라 보이는 개념들을 이리저리 붙이다 보면 의외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한다.

따라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폭넓은 경험(취미나 놀이나 여행 등)을 하고 평소에 '먼 세상'의 정보를 받아들임과

동시에 그것들을 '억지로라도 연결해 보는' 것이다.

(pg 34)

성공과 실패처럼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개념들도 아래와 같이 발상을 바꿔보면 의미가 달라진다.

따라서 성공과 실패가 마치 반대말 같지만, 성공의 반대는 실패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래 그림을 보면 단번에 이해가 될 것이다.

(pg 110)

결정론적인 사고와 확률론적인 사고의 차이를 분석한 글도 재미있었다.

결정론자들은 인과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확실한 것을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 했던 것, 다른 누군가가 이미 하고 있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확률론자들은 성패에는 운도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보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몸담고 있는 곳이 특성상 결정론자들이 의사결정자가 되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일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결정론적인 사고를 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그토록 혁신하기가 어려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다.

200페이지 초반으로 얇기도 하고 그림도 많아서 읽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책이다.

하지만 자신의 사고를 반성적으로 돌아보며 천천히 읽는 것을 더 권하고 싶다.

보기에 따라서 뻔한 이야기를 한다 싶은 내용도 있겠지만, 한 분야에서 오래 일했던 사람이라면 분명 도움 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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