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과학자들이 나오는 유튜브 영상을 즐겨보다 보니 얼굴이 먼저 익숙해진 저자의 책이 나왔다.
저자의 개인적인 취향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소개를 보니 나와 비슷한 면이 꽤 많다.
일단 게임과 메탈을 좋아한다는 점도 놀라웠는데 술까지 좋아한다고 하니 기회가 닿는다면 저자와 친해지고 싶을 정도다.
이 책의 주제 역시 술이다.
인류가 농경 생활을 하기 전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는 학설이 있을 정도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이 술이라는 물질을 통해 저자의 전공인 화학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술의 주요 성분인 에탄올은 당분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겨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자연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는 점부터 소개하고 있다.
물론 맛과 향이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붙지만, 단순히 알코올을 섭취하기 위해서라면 자연 상태 그대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인류가 농사를 짓기 이전부터 술에 익숙해져 있었고, 술을 더 마시기 위해 농사를 지을 궁리를 했다는 가설도 설득력을 갖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알코올을 더 순수하게 만들기 위해 증류라는 기법이 탄생할 수 있었고, 물보다 물질을 더 잘 녹이는 알코올의 효과가 곧 약품이나 향수와 같은 물질의 개발로 이어졌다.
결국 술이라는 것을 얻기 위한 인류의 여정이 화학의 발전을 견인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술과 관련된 여러 잡지식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숙취에 대한 경험도 풍부한(?) 편인데 숙취의 발생 과정과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물질들에 대한 정보가 특히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술이라는 것을 무조건 찬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알코올은 중독성이 강한 발암물질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효과가 있어도 해장술을 마시면서 마땅히 느껴야 할 숙취를 계속 지연시킨다거나, 술에 에너지 드링크를 섞어 다음 날의 에너지를 미리 끌어다 쓰는 짓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도 잘 알려주고 있다.
특히 술도 일종의 '식품'이기 때문에 술을 만드는 것이 환경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저자에 따르면 술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많은 탄소 발자국이 발생한다고 한다.
읽고 나서 생각해 보니 술 역시 원재료가 곡물이나 과일 등 1차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식량을 가공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부산물도 많이 발생하고 식량으로서의 효율도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