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름은 알았어도 저작은 읽어보지 못했다가 최근에서야 대표작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이하 '고양이')를 읽고 푹 빠졌었는데, 저자의 다른 작품이 새로운 판본으로 출시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발표된 연도는 '고양이' 이후 바로 다음 해인 1906년으로 약 120년 전에 발표된 작품이다.
작품의 화자는 집에 하인이 있을 정도로 경제적으로는 유복한 가정의 차남이었다.
그래서 제목인 '도련님'도 집안의 하인이었던 노부인이 화자를 어릴 적부터 부르던 호칭이다.
사고뭉치였던 탓에 혼나기 일쑤였고 아버지가 형을 편애해 가정에서는 안정을 찾지 못했던 그에게 도련님이라는 호칭과 함께 늘 따뜻하고 인간적으로 대해주는 '기요'의 존재는 한 줄기 빛과도 같았다.
그는 기요를 친할머니 혹은 제2의 어머니처럼 여기며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애정의 상징이었던 그 호칭이 성장 후에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학업을 마치고 고향인 도쿄를 떠나 한 시골마을의 수학교사로 가게 된 그는 사람들이 그 호칭을 '도시에서 와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놈'과 같은 뜻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경제적으로는 풍족했지만 정서적인 지지를 충분히 받지 못했던 탓에 그에게는 아직 어린아이와 같은 인정의 욕구가 남아 있다.
반면에 자존심 강하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는 피해를 보더라도 기어코 해내고야 마는 당찬 면모도 가지고 있다.
누구나 어느 정도는 상반되는 특질을 동시에 지니게 마련이지만, 이 작품 속 화자는 조금 더 특이하다.
나쁘게 말하면 부잣집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 사회성이 떨어진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고, 좋게 보자면 사회가 정한 관행이 자신의 신념이나 원칙에 반할 때 두려움 없이 나서는 강단 있는 사람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하간 처음 부임한 교사면서도 교장이 이런저런 조언을 하니 대뜸 이런 말을 던질 수 있을 정도의 인물이라고 보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