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SF 작품들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너무 가볍거나 허황된 이야기를 즐기지는 않는 편이어서 책 제목만 처음 봤을 때는 읽을까 말까 꽤나 망설였다.
하지만 책 소개를 보니 경쾌한 이야기 속에 현실을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잘 담아냈을 것 같아서 읽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꽤나 성공적이었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작품의 배경은 마블의 엑스맨처럼 기이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난 후 자연스럽게 사회의 한 축으로 정착된 세상을 그리고 있다.
경제 활동을 비롯한 모든 활동에 특이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활약하고, 그중 특출난 사람들은 마치 아이돌 그룹처럼 매니지먼트 회사가 달라붙어 관리하는 스타로 자리 잡는다.
물론 개중에는 영화처럼 물이나 불을 통제하는 유용한 능력도 있지만, 생각만으로 단체(스팸) 메일을 보낸다거나 손에서 형광펜이 나오는 것처럼 일상에서 딱히 쓸 일이 있을까 싶은 능력도 등장한다.
작품의 주인공인 조영은 이런 사회에서 별 능력이 없는 일반인으로(작품 속 표현으로는 '이능력미소지자') 신인 능력자들을 발굴해 히어로로 키우는 회사의 직원이다.
과거에 한 히어로를 키우다가 대실패로 끝난 이후 속죄하는 마음으로 회사에서 떨어지는 일들을 밀린 빨래를 하듯 쳐내고 있던 그녀는 어느 날 퇴사를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평소 그녀를 높게 샀던 직장 상사가 딱 한 달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한 히어로만 데뷔시켜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작품의 초반 스토리이며 이후로 도의상 일을 떠맡았던 그녀가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는 것이 책의 주요 내용이라고 보면 되겠다.
일단 세계관이 상당히 재미있다.
농사마저 능력자들을 통해 5분 만에 작물을 키워내는 세상에 아직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다는 것부터가 재미있고, 그런 능력자들이 있어봐야 이곳이 '헬조선'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지라 저임금과 노동착취에 시달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