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의견은 아니었다.
이미 있는 매체로 사회를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면 나는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역사를 통해 국가기관에 소위 '통수'를 맞아본 경험은 어느 국가에나 있을 테니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아직도 지구는 평평하며 모든 우주 지식들은 나사의 농간이라고 믿는 음모론에도 모종의 진실이 숨어 있을 수 있으니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은 도저히 들지 않는다.
워낙 충고들이 많아서 다 기억하기도 어려울 정도지만, 큰 줄기는 비슷비슷하다.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나에게 도달하는 쉬운 정보들은 되도록 경계하고 책이나 서면 등 적극적으로 곱씹고 이해할 수 있는 정보 위주로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해결책은 '다크 넛지'를 마치 '마술'과 같이 바라보는 관점이었다.
우리의 눈을 현혹하는 마술사들의 공연은 모르고 볼수록 재미가 있다.
예전에 마술에 숨겨진 트릭을 알려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마술들은 더 이상 청중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주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접하는 정보 중 어떤 것들이 '다크 넛지'일 수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도달하는 정보들이 '다크 넛지'이기 쉬운지를 미리 알고 있다면 여기에 현혹될 확률이 극적으로 낮아진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주제의식과 다양한 사례가 넘쳐나는 책이다.
다만 문장들이 영 한눈에 들어오는 맛이 덜한데, 이는 번역의 문제라기보다는 원문 자체가 좀 장황한 느낌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책답게 불과 1-2년 전의 최신 사례까지도 포함하고 있어서 지금 읽기에 최적인 책임에는 틀림없다.
산에 틀어박혀 '자연인'으로 살아도 넘쳐나는 매체의 홍수를 온전히 피할 수는 없다.
게다가 우리에게 도달하는 정보에 얼마나 진실이 담겨 있는지조차도 알 수 없다.
그런 세상에서 우리 스스로 무언가를 생각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