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쯤에 수록된 '안녕 미미시스터즈'라는 작품도 기억에 남는다.
학교 폭력을 다룬 작품으로 한 여학생이 투신자살이라는 결말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외면하는 대다수의 학생들과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 어떻게든 사태를 넘겨버리고 싶은 학교라는 학교 폭력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일이 결코 픽션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데 있을 것이다.
분명 저자가 지어낸 이야기일 텐데 언젠가 뉴스에서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것은 그만큼 그의 이야기가 현실을 투명하게 잘 담아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언급하지 않은 그 밖의 작품들에서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이라는 것의 다양한 형태를 만나볼 수 있다.
국가에서, 사회에서, 세대 간에, 이웃 간에 우리는 크고 작은 폭력들을 목격할 수 있다.
저자가 작품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듯이 폭력이란 꼭 신체적인 고통을 가하는 것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걱정이라는 탈을 쓰고 타인의 상처를 자꾸 헤집는 행위 역시 폭력이다.
그렇게 크고 작은 폭력들이 인간의 몸과 마음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지 그나마 덜 고통스러운 픽션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었다.
작품을 자주, 많이 발표하는 작가는 아닌지라 오랜만에 저자의 작품을 만나본 느낌이다.
읽었던 두 책 모두 강하게 인상이 남아서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부디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