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 - 2000개의 집을 바꾼 정희숙의 정리 노하우북
정희숙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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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 정희숙 지음, 가나출판사(2020)


올해 중순에 집안 정리를 대대적으로 하며 그 과정에서 구입한 책. TVN 방송 《신박한 정리》를 본 뒤 공간 재배치의 효과를 느끼고 실제로 많은 물건을 비운 입장에서 이 책 제목이 크게 와 닿았다. 정리정돈을 잘하는 것이 (돈 들이지 않고) 집을 가장 크게 변화시키는 방법이라는 것!


분량이 많지 않고 정리 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어떤 물건을 어디에 두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1, 2, 3...식으로 번호를 매겨 자세하게 나열하는 따위)은 적은 편이나 우리 삶에서 정리가 왜 필요한지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글이 에세이 형식으로 편안하게 서술하는 방식이어서 그렇지 정리 방법도 페이지 곳곳에서 오며가며 많이 풀어낸 것 같기도... 이 점은 나중에 또 읽어보고 확인해야겠음.

내가 보기에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파트1과 파트2였다. 방법을 아무리 자세히 소개한다 해도 집주인이 정리를 하는 이유, 가치, 목적 등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말짱 소용 없는 짓이다. 파트1의 제목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정리란 '나'를 돌보는 일이고 삶의 통제력을 갖게 하는 수단이다. 집안의 모습이 결국 내 정신 상태를 반영한다는 사실을 수시로 자각할 수만 있다면 정리 방법은 그 뒤에 궁리해도 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작년 초에 우리 집은 제1차 大정리정돈 기간을 거치며 수십 가지 물건을 처분했고 올해 7월부터는 공간 재배치 위주의 제2차 大정리정돈에 돌입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나름대로 깨우친 정리의 규칙은 이렇다.


⊙ 물건을 품목별로 철저하게 분류하고 갈 곳을 정하는 것이 기본.

⊙ 쓸 수 있는 물건은 내가 써버리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준다. 괜히 아낀다고 쟁여놓거나 깨끗하게 보관 혹은 소장한다고 내버려두면 그 물건은 죽은 것. 또 물건을 둔 공간 역시 죽는다.

⊙ 용도가 유사한 물건이나 함께 사용해야 할 것들은 같은 공간 혹은 동선이 이어지는 가까운 위치에 두는 것이 효율적이고 보기에도 좋다.

⊙ 수납 공간은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옳지만 그 공간이 꽉 찼다면 내 생활 어딘가에 문제가 있는 것. 즉시 쓸 것, 쓸 수 있는 것, 버려야 할 것을 골라낸다.


《신박한 정리》와 『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 를 참고하고 수십 년간 익혀온 내 정리 기법을 최대한 활용한 덕분에 지금 우리 집은 어느 때보다 말끔해졌다. 예전보다 내부 공간이 시원하게 트였고 각 방과 거실의 목적이 확실해져서 누가 봐도 '정리깨나 했구나'하고 말할 정도인데, 정리 레벨이 한 단계 올라간 지금 집안을 둘러보면 또 비워야 할 것이 보인다. 하면 할수록 공간이 넓어지고 깔끔해져서 재미가 붙지만 점점 정리하는 기준이 빡빡해지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이긴 하다. 이제는 유지 관리를 잘하는 쪽에 더 신경을 써야겠지. 딱히 집을 꾸밀 물건을 사지도 않고 시끄러운 공사도 없이 곳곳에 차 있는 것들을 비우고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기만 했는데도 사는 것이 한층 쾌적해지고 집안이 볼만 해졌다. 정말 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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