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속의 월든
서머 레인 오크스 지음, 김윤경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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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 레인 오크스 지음, 김윤경 옮김, 흐름출판(2019)


식물을 매개로 한 여러 가지 '관계'를 주제로 한 책. 이렇게 표현하면 좀 모호한 감이 있지만 실제로 이 책의 중심 소재는 '식물'과 '관계'다. 우선 책을 펴고 '시작하기에 앞서'를 보면 이런 글이 있다.


이 책은 한마디로 관계에 대한 지침서다. 식물과 식물에 대한 지식을 우리 세계 안으로 끌어들이고, 식물의 경이로움을 찾아내어, 이 특별한 관계를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우리 삶을 바라보도록 돕기 위한 안내서다.


『도시 속의 월든』 중 '시작하기에 앞서'에서 발췌


나는 처음에 제목을 보고 책 속에 '식물과 함께 도시에서 살아가는 방법'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단순하게 예상했다. 결과만 얘기하면 예상이 크게 틀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런 내용은 책의 후반부에서 주로 다뤄지고 초반에는 작가가 접한 개개인의 경험과 사례를 곁들여 '식물이 주는 치유력과 위안' '식물로 인해 생겨나는 여러 가지 관계의 중요성' 등을 이야기하는 데 적지 않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사실 나는 전체 분량의 1/3 정도가 넘어갈 때까지도 '식물'과 '관계'라는 개념의 관계성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아서 작가가 말하고자 한 주제를 이해하지 못한 채 글을 읽었다. 1, 2장에서 식물을 키울 때 얻는 이점, 식물과 멀어진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에 관해 지인들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들의 사례를 통해 다소 장황하게 소개하지만, 해당 파트에서는 글에 딱히 공감이 가지도 않고 어딘지 모르게 모호한 남 얘기를 듣는 느낌이 들어 그때까지는 집중력이 흐트러진 상태였다고 할까.



그러다가 '3장 식물의 속도로 들여다보기'에 들어가서부터 슬슬 글 읽기에 속도가 붙었다. 아무래도 내용이 조금 더 구체적이고 책에서 다루는 주제의 해결책 비슷한 것들이 속속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식물이 지치고 망가진 현대인/도시인의 마음을 어떻게 치유 하고, 식물이 우리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해주고, 식물과 좋은 관계를 맺을 때 주변의 인간 관계가 얼마나 좋아질 수 있는지, 또 그런 혜택을 얻기 위해 어떤 자세로 식물을 고르고 키워내야 할 지가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자세하게 그려진다. 나는 그 과정에서 이 책이 진정 '식물과의 관계' '사람들 간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법을 다뤘음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초반부에 대놓고 "이 책은 한마디로 관계에 대한 지침서다."라는 말이 나오지만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다가 다 끝날 즈음에 와서 이 책의 가치를 안 셈이다.

지금까지 집 안에서 식물을 몇 번 길러봤지만 온전히 살아남은 것들이 없어서 '식물 키우는 재주도 없고 노력도 많이 들어서 그만둬야겠다'라고 다짐(?)했는데 다 읽고 나서 이 책의 가르침을 잘 실천한다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조금만 끈기를 갖고 읽는다면 재미도, 교훈도 잡을 수 있는 책.


목차


서문

- 식물을 삶으로 끌어들이는 순간


1장 도시로 떠난 사람들

- 우리에게 식물이 필요한 이유

2장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연

-도시 속의 월든을 위해

3장 식물의 속도로 들여다보기

- 식물을 마음에 담기까지

4장 숲에서 나무가 쓰러질 때

- 식물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기

5장 실내 정원의 역사

- 실내 정원의 역사

6장 반려식물에 대해 공부하기

- 식물을 만나는 일

7장 식물에게 사랑받는 법

- 식물에게 필요한 것들

8장 나만의 녹색 공간 꾸미기

- 나만의 작은 녹색 오아시스

감사의 말

추천의 글

- 식물을 기르는 것은 관계를 어떻게 보살피고 대하는지를 배우는 여정이다

- 식물이 펼쳐내는 완전한 기적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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