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윤거일(파비) 작가님이 보내주신 스위스 허니문 스토리, 『스허스』!

볼 일이 있어 잠시 들렀던 카페(작년 10월경)에서 금세 다 읽었다. 작가님이 결혼 1주년을 맞아 아내분과 함께 작년의 신혼 여행기를 책으로 엮어 낸 것인데 몇 년 전 경험했던 나의 신혼 여행을 떠올리며 큭큭 거리면서 한 장씩 넘겨봤다. 


처음 가는 유럽 여행이라는 것이 내 경험과 같았고 

현지의 맛집이라고 찾아가봤지만 생각보다 맛이 없다거나 입에 맞지 않아 고생한 점, 맥주와 라면 사랑, 인종 차별에 대한 걱정ㅠㅠ, 현지 슈퍼마켓에서 느꼈던 재미, 화장실 문제, 여행지에서 처음 겪었던 부부 싸움 등이 우리 부부의 신혼 여행과도 많이 닮아서 '그래, 그때는 그럴 수 있지' '우리도 그랬더랬지' '지나면 다 추억이지' 이런 생각으로 고개를 수없이 끄덕이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본인들의 경험이라 해도 1년 가까이 된 일을 다시 떠올리며 글로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이 책에는 여행 중에 벌어진 상황들이 꽤 자세히 묘사되어 있었다. 아마도 당시 찍었던 사진들이 그 추억을 생생하게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되었을 듯 싶다. 작가님은 여행 중에 사진 찍는 문제로 아내분과 다툼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시간이 지난 지금은 뭐든 간에 일단 찍어둔 것을 잘했다고 생각하시지 않을까? ㅎㅎ 이렇게 책으로 기록을 남기는 데는 적지 않은 노력과 정성이 들었을 텐데 작가님 내외분께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 내가 다 뿌듯하다. 


요즘은 워낙 인터넷에 여행 정보가 많고 관련 서적도 다양한지라 아무래도 가벼운 여행 수필에 속하는 『스허스』를 스위스 여행의 필독서 자리에 올려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여행 전에 읽어볼 만한 재미난 참고서는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보통 여행 서적에 경비와 숙소, 일정 등을 잘 따져보라는 설명은 있지만 나와 함께 여행 중인 동반자의 마음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기에 누군가와 여행을 떠날 생각이라면 『스허스』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는 것도 좋지 않을까?




네이버 책 소개

1년 뒤에 쓴 스위스 신혼여행기, 스허스(SWISS HONEYMOON STORY). 10일간 취리히-인터라켄-체르마트(마테호른)-로이커바트-로잔-제네바-루체른에 방문했다. 그 과정에서 소소한 스위스 여행정보와 문화, 신혼여행에 대해 따로 또 같이 느낀 18가지 이야기를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담았다. 딱히 남의 신혼여행기가 궁금하지 않더라도 읽는 사람이 조금은 남는 게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했다.

저자 소개

파비 
글 쓰는 일을 하며, 뭐든 기록하는 걸 좋아한다. 여행 에세이의 공동저자로 몇 차례 참여한 경험이 있다.

안젤라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으며, 여행을 사랑한다. 사실 신혼여행 계획과 안내도 도맡아했다.


목차 

프롤로그6
퐁듀보다 라끌렛 그래도 국밥 9
맥주와 함께라면 18
SBB & 구글맵 앱 23
에어비앤비와 호스트 31
협동조합 쿱 마트 38
밥해먹기 43
기차타면서 멍 때리기 49
국제기구가 한자리에 57
기념품 그리고 립밤 30개 68
빵 이제 그만 먹고 싶다 72
로이커바트 온천에서 신선놀음 78
인종차별 논란 84
옥의 티 흡연문화 90
에비앙으로 끓인 컵라면 95
스위스의 맛 뢰스티 103
비싼 화장실 111
여기 좀 보라고! 사진 딜레마 116
스위스 시계 125
에필로그 132



윤거일 작가님의 스포츠에픽 블로그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s://blog.naver.com/winz1


퐁듀의 낯선 맛을 잊게 해주는 조금은 익숙한 치즈의 맛은 녹아 없어질 때마다 아쉽기도 했다. 퐁듀보다 조금 비싸긴 했지만 라끌렛에 더 높은 점수를 주며 훨씬 저렴한 국밥이 계속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 가격이면 국밥 두 그릇에 소주가 몇 병이냐! - P17

맥주와 함께라면 여행이 몇 배는 더 즐거워진다. 혹시나 신혼여행 중 분위기가 안 좋다면 재빨리 맥주를 투입하자. - P22

스위스 기차가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창밖에 펼쳐지는 멋진 풍경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5월의 녹음으로 뒤덮인 산이 펼쳐지다가 설산으로 바뀌기도 하고 푸른 호수가 끝나지 않을 것처럼 이어지면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 P52

코드를 꽂고 기왕 호사를 누리는 김에 우리는 에비앙으로 (라면)물을 끓이기로 했다. 마침 큰 사이즈의 에비앙을 사기도 했지만 호텔에서 제공해준 생수 대신 우린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이다. 과감한 선택에 결국 국물까지 남김없이 먹었던 것은 안비밀이지만 말이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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