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클라우드 비즈니스 최전선
모리 요이치 지음, 김국현 옮김 / 성안당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맥북을 사용 하면서 제약되는 사항은 윈도우용 애플리케이션 포맷을 편집하는 것과 인터넷 뱅킹이 제한되는 것이다. 그래서 가상화 프로그램인 VmWare를 이용해 따로 윈도우 운영체제를 설치하여 필요한 부분을 해결한다. 이런 가상화 기술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기본이 되는 것으로 스마트폰으로도 주요 문서를 보고 편집하는 방법이 모두 포함된다. 기술이 발전할 수록 실질적인 부분은 잘 안 보이고, 편리한 부분만 눈에 띄는데 IT 전공에,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런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중심인 미국을 다룬 < 미국 클라우드 비즈니스 최전선 >(성안당, 2011)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하며, 편의를 누리고 있는 사용자들에게 기술적 기반을 알려준다.

[2010년 5월 구글 I/O에서는 또, '개발자용 스토리지(Google Storage for Developer)'가 등장했다. 이것이야말로 아마존 S3에 대한 대항이며, 앱 엔진 비즈니스판과 비교되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REST(Representational State Transfer) 사양으로 get, put, delete를 사용하며, GFS상에 1회 요청으로 수백 GB의 데이터를 쓸 수 있다.] 74~75p

인용문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아마존의 개발자에 대한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구글에서도 개발자용 스토리지를 서비스한다는 말이다. 현재 구글에서는 개발자들을 위한 엔진을 지원하고 있는데, 새로운 프로젝트를 운영하는데 지장이 없다. 언어 문제와 UI(User Interface)부분이 미흡하긴 하지만, 구글 문서도구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동해 편리한 서비스를 개발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한 때 유행했던 OpenApi를 이용한 Mashup 서비스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발전해 지속 유용한 서비스가 나오리라고 생각된다. 최근 NHN은 글로벌 기업들의 운영과 역행하여,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문화나 스포츠에 투자하고 있는데,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기반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차별성을 갖고 접근하는 것이라 볼 수도 있으며, 개발자보다는 사용자들에게 주목한 운영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장기적으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최근 인력 누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무튼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방향이 같으니 서로 견제하며 지속하리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도서 초반에는 현재 주세와 변화 양상을 설명하고, 후반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관련 분야를 잘 아는 독자들은 쉽게 읽을 수 있겠지만, IT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생소한 용어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부록에 약어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용어들은 책을 읽으면서 찾아보는 방법도 권장된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구글 문서도구와 같은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업무 내용 공유를 위해 활용한다. 도서에서는 이 뿐만 아니라, 파일 공유 등을 위한 대량 웹하드 서비스를 많이 소개한다. 하루가 다르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스토리지 기술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역시 큰 영역을 차지하며 한 챕터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를 따라 야후와 페이스북, 그리고 이베이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야후가 신설한 데이터센터의 외관은 거대한 양계장 같다. 늘어선 4동 중 3동에는 양측으로 완만하게 넓어지는 옥상 위에 양계장과 공장 등에서 볼 수 있는 환기탑과 같은 큰 2층 부분이 있다. 건물 속은 확인할 수 없지만 넉넉한 공간에 서버 랙이, 옆과 충분한 거리를 두고 설치되어 있는 것이 틀림없다.] 288p

최근 한전의 전력 공급 문제와 관련해 큰 데이터 센터의 전력 관리 능력이 중시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대형 스토리지는 전력 공급과 설비 관리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구글의 노하우는 < 구글을 지탱하는 기술 >(멘토르, 2008)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 등도 이와 대적할만한 기술을 갖추어 가고 있다니 기대가 된다. 재직 중인 회사에서도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관련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도전해 볼만한 분야이다. 아마존, VmWare, Xen,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경쟁하는 가운데, '최전방 전쟁터'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클라우드 시장. 국내 시장과는 멀어 보이지만, 한미FTA 체결과 관련해 좌시하고만 있을 수 없다. 국내 사용자들도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기업의 관심과 투자 필요성을 보여주는 책이다.


www.weceo.or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의 미래 - 10년 후, 나는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린다 그래튼 지음, 조성숙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친구가 분식집을 운영하는데, 비싼 임대료 문제도 있고 입지선정의 이유로 상가 이전을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소식도 듣고 오랜만에 얼굴을 보기 위해 네 명의 친구들이 모이게 되었는데, 역시 대화의 이슈는 생업으로 모아지게 되었다. 계속 직장생활을 할 것인가와 이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가운데, 얼마 전 읽은 < 일의 미래 >(생각연구소, 2012)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부제는 "10년 후, 나는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인데, 이 책을 보자 마자 고객사 직원이 잠깐 봐도 되냐고 물었을 정도로 시선을 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친구도 직장생활을 하다가, 가정생활도 원할하게 하기 위한 이유로 창업을 한 것이므로 장점과 단점에 대해 잘 들을 수 있었고, 강연을 듣는 만큼의 생생한 경험이 있어 재미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경기가 좋지 않고, 영세 사업자에게는 불리한 정책들만이 작용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자기 시간이 없는 직장 생활보다는 낫기 때문에 계속 장사를 할 예정이라 했다. < 일의 미래 >에서도 제시하듯이, 유망직종을 따라가기 보다는 자신의 만족도를 채울 수 있는 적당한 직업으로 보람도 느끼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권장된다.

[여러분이 정보의 미로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나는 미래의 확고한 사실들을 기술, 세계화, 인구 통계와 기대수명, 사회, 에너지 자원이라는 다섯 개의 큰 주제에 따라 조합했다. 그리고 주제마다 다섯 개에서 여덟 개의 큰 주제에 따라 조합했다.] 32p

사실은 명확하며, 이에 따라 변화하게 될 시나리오도 설득력이 있다. 직장인이고,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나이대의 독자라면 현재 피부에 닿아있는 쉽지 않은 현실에 대해 해결책을 찾고 있을 것이다. 암울하고 군중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 상황을 초반에 그리며, 협력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이 책은 관점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 자본주의 사회에서 양산된 이기적인 인간상들이 변화하는 미래를 설명하며, 대비 책을 제시하기 때문에 유용한 정보들이 많다. 개방과 공유의 사회에서 개선되어야 할 정치권의 개념을 언급하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선거를 며칠 앞두고 두 배 이상 늘어난 정당들과 혼란스런 정당이름들은 격변하는 사회를 대변하는지, 정치 참여 장벽이 낮아졌음을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다. 확실한 건 서로의 의견을 양보하고 조정한다기 보다는, 각각의 주장만 앞서 정작 '통합'이라는 말을 써도 '분열'이라는 뜻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공약을 보면 이 책이 담고 있는 것과 잘 맞지 않는다. 협력을 통한 창의성 발휘, 지속할 수 있는 일의 미래가 훨씬 마음에 와닿는 것이다.

얼마 전 미래에 유망한 직업군에 대해 예측이 나온 기사가 있었는데, 지인이 이를 보고 회의적이 반응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신제품이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상품화되면 얼마 가지 않아 대기업들이 모두 장악하기 때문에 유망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정책으로 대기업이나 어느 정도의 규모가 있는 사업자를 규제하여 특정 산업을 보호하는 사례가 있는데, 계열사를 만들어 매출을 분산하는 등의 경영으로 우회하고 있다. 정책보다는 건전한 경영 마인드로 사업을 전개하지 않는 이상 유망 직종이나 일의 미래에 대해서는 생각하기 힘든 것이다. 그래서 생각건데,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어떤 것이 유망할 것인가를 말하는 책이다 라고 생각한 사람에게는 도서가 별 임팩트를 주지 못할 것이다. 반면 지속적인 변화 등을 인식하며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고, 자신의 생각을 일로 만드는 이들에게는 공감 가는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X이론 Y이론 부터 협력이 보여준 성공사례를 기초로 미래에 펼쳐질 일에 대해 읽어볼 수 있는 이 책은 미래를 살아갈 독자들에게 좋은 안목을 제시해 준다.


www.weceo.or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승려와 수수께끼 - 실리콘밸리 기업가의 성공하는 삶을 위한 아주 특별한 가르침
랜디 코미사 지음, 신철호 옮김 / 럭스미디어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 승려와 수수께끼 >(럭스미디어, 2012)는 2001년에 한 번 번역되어 안철수교수가 강의 교재로 활용한 적이 있고, 매우 유명한 책이다. 추천사를 쓴 분들은 나에게 익숙한 IT분야의 사람들이 많아 IT관련 도서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했다. 역자가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을 수료했기에 추천사를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기술 창업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IT분야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책으로 실리콘 밸리에서 다수의 창업을 한 랜디 코미사의 철학이 담겨있어 창업과 성공, 삶의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포파 산사를 처음 떠날 때만 해도 내 유일한 바람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게 전부였는데, 지금은 이 여행을 조금도 끝내고 싶지 않았다.] 27p
어떤 강연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자신감도 생기고 목표를 위해 노력하게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작심은 3일이 되기 전에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그래서 3일마다 결심을 하라는 말도 있는데, 이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강연을 계속 다니고, 책도 보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다시 에너지를 얻는다. 그래서 어떤 상태가 끝나버리면, 지속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끝내지 않거나 대체할만한 것 주기적으로 하기 등이 필요하다. 연애도 사람을 지속적으로 만나지 않으면 관심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주 연락해야 이어질 수 있다. 아니면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같이 사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튼 돈이나 성공이라는 어쩌면 지속적이지 못한 가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면 결국엔 아무것도 남기지 못할 수 있다. 그런 깨달음을 주기 위해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주고 있는 것이다.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사기와 헌신은 매우 높았다. 밤늦게까지 일을 하다가 11시나 12시쯤 주위를 둘러보면 그때까지도 모드 직원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일했던 이유는 과연 뭘까?] 211p
가끔은 정말 일하고 싶어서 일을 할 때가 있다. 억지로 하기 싫은 일을 하기 위해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감내할 필요는 없다. 그냥 안 하면 된다. 아직 책임져야 할 가정이 없는 상태이므로 하기 싫은 일은 안 하면 그만이고, 다른 일을 찾아면 되는 자유로운 상황이다. 가계나 생계를 위해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가 되면 과연 나의 이런 태도는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혹자처럼 자신의 일을 교묘히 떠넘겨 일하는 척할 수도 있고, 하는 둥 마는 둥 시간만 때우다가 인생을 낭비할지도 모른다. 아직은 열정이 남아있어 싫은 일을 어떻게 해서든 좋게 만드는 방법을 사용해 보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내가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글을 쓰는 이유는 과연 뭘까?
승려는 "계란" 수수께끼를 내고, 안철수 교수는 비밀유지서약서에 서명하지 않는 투자가에 대한 질문을 한다. 이건 단순한 고민으로 풀 문제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상황에서 체험을 통해 깨달을 수 있는 수수께끼이다. 나는 정보보안업체에 근무하며, 여러 업체를 순회하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보안서약서에 서명을 한다. 오늘도 서명 하고 제출했으며, 조만간 또 서명하게 될 것이다. 형식적이면서도 경각심을 심어주는 서약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필요하면, 법적 증빙자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서류는 언제까지나 서류일 뿐 양심에 따라 보안과 비밀에 대한 책임을 이행하는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창업 초기의 마음과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그리며, 후반부에 추가된 역자의 강의 요약이 책의 가치를 높여준다. 아직은 경영 쪽에 관심이 적지만, IT관련 창업을 한 적이 있는 나로서는 그저 사업자등록 정도에만 그쳤던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그 때 왜 지속하지 않았고,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고, 다시 시작한다면, 어떤 계획으로 할지도 구상했다. 누구든 언젠가는 창업을 해야한다고 한다. 생계 뿐만 아니라 제 2의 인생을 위해서이다. 그 때, 이 책이 서가에 꽂혀 있다면, 성공과 함께 하는 건 보장되어 있다고 말한다.

www.weceo.or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짐 오닐의 그로스 맵 -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글로벌 회장이 분석한 브릭스와 세계경제 긴급 전망
짐 오닐 지음, 고영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인의 집에 초대를 받아 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여러 장난감들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식사 후에 아이들이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다. 세계지도로 된 꽤나 큰 퍼즐이었는데, 국가의 이름, 국기 까지 나와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고 지인이 덧붙였다. 그래서 '글로벌한 시야를 갖게 해주고 참 좋은 학습 도구네요.'라고 답했다. 일전에 강의를 들었을 때, 퍼즐의 전체 그림을 생각하고 맞추는 법에 대해 언급하니 역시 창의성에 대한 강사의 생각에 놀라는 듯 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은 끝에서부터 맞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의 위치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하니, 중간에서도 맞추는 방법도 사용하면 세계를 그리는데 더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다. 세계를 품으며, 생각이 넒어진다면, 큰 학습효과가 있을 것이다. 세계지도를 보면 주목받는 나라가 항상 눈에 띄게 마련인데, < 그로스 맵 >(RHK, 2012)이 그 국가들을 상세하고 있다. 브릭스(BRICS; Brazil, Russia, India, China)부터 넥스트일레븐 (N-11; Korea, Mexico, Turkey, Indonesia, Iran, Egypt, Nigeria, Bangladesh, Pakistan, Philippines Vietnam)의 국가들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한국을 성장시장으로 주시하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나는 서구의 많은 전문가들이 브릭스와 N-11 국가들의 잠재력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이들은 브릭스와 N-11의 성장이 서구 국가들의 희생을 통해 얻어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브릭스와 N-11의 잠재력은 단지 잠재력일 뿐이다. 이 나라들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므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163p

한미FTA가 체결되었다. 강대국들의 주장은 이렇다. 자국이 투자를 통해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었으니, 이제 반대로도 도와줘야 한다는 논리다. 그래서 일부 법안들은 부조리하게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조항들이 들어있다. 저자의 안목에 의하면, 강대국에 유리한 조항들이 있을 필요가 없다는 쪽에 가깝다. 한 국가의 발전이 결코 그 나라에만 한정되어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경제가 예전에는 덜 개방적으로 흘러갔지만, 지금은 개방이란 용어를 쓸 수 없을 정도로 전 세계에 걸쳐 상호작용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문화 수준이 높아지고, 세계로 뻗어나가며, 관광과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기 때문에 서로가 이득이 되는 교류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도서에서는 역시 통화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있는데, 아시아의 공용 화폐에 대한 신선한 부분이 있어 유럽의 화폐와 같은게 등장할 가능성을 읽었다. 물론 중국이 워낙 거대해지고 있기 때문에 일방적인 흐름에 휘말릴 것 같아, 개인적으로 부정적이지만, 연합이란 관점에서 고려할만한 논점이라 생각했다. 중국에 인접한 홍콩의 경우도 이전에는 달러만 취급했는데, 이제는 위안화도 무시하지 않고 통용시킨다고 한다. 중국에서 7년 정도 근무한 지인이 중국과 홍콩의 최근 정세를 말해줘, 도서의 관련부분을 읽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N-11 가운데 인도네시아, 멕시코, 터키, 한국 4개 국가들이 브릭스에 상응하는 지위를 부여 받지 못한 데에 불만을 품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번거로운 용어 수정과는 별도로, 어떤 국가도 경제 규모가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퍼센트ㅏ 되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153p

얼마 전의 '핵안보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나라는 또 한 번의 큰 국제 회의를 치뤘다. 경제나 정치면에서 주목받는 한국은 세계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국가 이지만, 고질적인 병폐가 계속되는 이상, 절대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할 뿐이다. 책의 제목은 '그로스 맵'인데, 지도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브릭스만 언급해도 세계전도의 가상의 동그라미가 그려지고, N-11만 말해도 거점이 형성되는 시야가 이미 있다는 전제로 쓰여졌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2012년도 벌써 1분기가 끝나고, 2/4분기가 시작되었다. 추세 예측이 여러 방면에서 등장하는 가운데 어디에 주목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이 책을 통해서 성장시장과 브릭스의 관계를 이해한다면, 각종 예측 정보를 수집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www.weceo.or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한민국은 지금 분노하고 있다 - 박근혜·안철수식 경제·정치문제 풀기
조시영(싸이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을 같이 하고 있는 선배가 집에 초대하여 저녁 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다. TV를 보면서 뉴스의 이슈들이 지나가고 날씨가 이어졌다. 일상적인 이야기들로 이어지고 있는데, 갑자기 정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꺼내는 광고가 나와 주목하고 있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투표를 장려하는 내용이겠거니 했는데, 특정 정당의 광고라 크게 놀랐다. 더 놀란 것은 그 뒤에 이어지는 광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광고였다. 의도성이 짙은 정치 광고에 말이 많아질 수 밖에 없었다. 선관위 광고가 먼저 나와야 순서사 맞을 것으로 보이는데, 특정 정당 광고에 이어 선관위의 투표 독려 광고가 나와 특정 정당에 투표하라고 이어졌기 때문이다. TV를 거의 보지 않는 나로서는 굉장히 편파적인 상황을 눈에 더 잘 담는지도 모른다. < 대한민국은 지금 분노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사, 2011)에서 말하듯, 분노하는 국민의 한 명인 것이다.

[1980년대 대학생이 광장에 모여 스크럼을 짜고 독재정권과 싸웠다면 2010년대 대학생은 트위터에서 끊임없는 리트윗을 통해 그들이 생각하는 부당한 현실과 싸운다. 시위의 겉모습은 훨씬 평화적이지만 파급력은 더욱 강력해졌다. 수많은 정치인들이 이제 '리트윗의 흐름'에 민감해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59p

결과 보고가 있어서 강남에서 종로로 택시를 타고 이동하게 되었다. 을지로에서 교차로 하나를 건너지 못해 쩔쩔매는 상황에 놓였다.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있어 우회하라는 차들로 교통이 마비되었기 때문이다. 그 동네는 하도 시위를 많이 해서 어떤 단체가 무엇때문에 그러는지 알기가 어렵다. 교통방송에서 '무슨 무슨 시위로 혼잡합니다'라고 말하면, 그냥 화가 날 뿐이다. 시위는 권력자나 해결할 수 있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교통체증만 일으키니 반가워할리가 없는 것이다. 그만큼 할 말이 많고, 문제들이 많다는 것이지만, 표출하는 방법을 바꿔야할 필요성이 있다.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시위'도 단순히 학비가 너무 비싸다라는 이유보다는 논리적으로 대학 재단에 대한 운영과 학생들의 교육 질 향상에 대해서도 언급해야 하는 것이다.

[박근혜와 안철수의 경제 해법은 '고용(일자리)'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박근혜가 큰 그림을 스케치했다면 안철수는 세밀하게 색칠을 했다는 점이 차이일 뿐이다. 특히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창업)을 지원하겠다는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134p

도서는 '박근혜 안철수식 경제 정치문제 풀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그들의 정치 노선을 두 부분에서 다룬다. 고용을 위한 일자리 문제가 큰 이슈인데, 현 서울시장의 노숙자에 대한 일자리 제공은 너무도 칭찬할 만한 일이다. 노숙인들이 환경미화 일을 담당하고, 경제적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를 위한 해법도 중요하지만, 빈부격차가 커지고, 극빈층에 대한 무조건적인 혜택보다는 사회에 다시 참여할 수 있도록 끌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점점 여러 사람이 생각했던 일들이 실현되는 것 같아 희망이 보인다.

[끝으로 멘토에게는 '표현력'이라는 필살기가 필요하다. "무조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는 말보다 "3등은 괜찮다, 하지만 3류는 안된다('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에서 뮤지션 김태원이 한 말)"는 말이 훨씬 가슴에 와 닿지 않는가.] 166p

마지막에서는 정치노선을 다루면서 개선되어야 할 내용을 언급하는데, 이상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두 인물이 발언하고 행동한 내용을 바탕으로 시스템과 사상면에 코멘트하고 있다. 법이 아무리 잘 정비되어도 헛점은 있게 마련이다. 사회 시스템과 맞물려 법망을 우회해 혜택을 받는 꼼수를 허용하기 보다는 꼼수를 아예 부리지 않도록 시스템을 갖춰야할 것이다.

이번 총선은 국정공휴일로 다들 쉴 생각을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신나는 일이지만, 정말 중요한 결정을 위해 국민이 나서야할 때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홍보 트럭에서 유세하는 후보자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과연 그들은 뭘 떠들고 있는가? 휴일에 쉬는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 앞선다. 선거 홍보 기간에만 모습을 드러내고 국회 의정에는 출석도 제대로 하지 않는 불량 국회의원들이 나오지 않는 시스템에 대한 조치도 제시되어야 한다. 그 점에서 200페이지 남짓한 이 책이 조금 아쉬웠다.


www.weceo.or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