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오닐의 그로스 맵 -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글로벌 회장이 분석한 브릭스와 세계경제 긴급 전망
짐 오닐 지음, 고영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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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집에 초대를 받아 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여러 장난감들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식사 후에 아이들이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다. 세계지도로 된 꽤나 큰 퍼즐이었는데, 국가의 이름, 국기 까지 나와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고 지인이 덧붙였다. 그래서 '글로벌한 시야를 갖게 해주고 참 좋은 학습 도구네요.'라고 답했다. 일전에 강의를 들었을 때, 퍼즐의 전체 그림을 생각하고 맞추는 법에 대해 언급하니 역시 창의성에 대한 강사의 생각에 놀라는 듯 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은 끝에서부터 맞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의 위치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하니, 중간에서도 맞추는 방법도 사용하면 세계를 그리는데 더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다. 세계를 품으며, 생각이 넒어진다면, 큰 학습효과가 있을 것이다. 세계지도를 보면 주목받는 나라가 항상 눈에 띄게 마련인데, < 그로스 맵 >(RHK, 2012)이 그 국가들을 상세하고 있다. 브릭스(BRICS; Brazil, Russia, India, China)부터 넥스트일레븐 (N-11; Korea, Mexico, Turkey, Indonesia, Iran, Egypt, Nigeria, Bangladesh, Pakistan, Philippines Vietnam)의 국가들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한국을 성장시장으로 주시하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나는 서구의 많은 전문가들이 브릭스와 N-11 국가들의 잠재력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이들은 브릭스와 N-11의 성장이 서구 국가들의 희생을 통해 얻어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브릭스와 N-11의 잠재력은 단지 잠재력일 뿐이다. 이 나라들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므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163p

한미FTA가 체결되었다. 강대국들의 주장은 이렇다. 자국이 투자를 통해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었으니, 이제 반대로도 도와줘야 한다는 논리다. 그래서 일부 법안들은 부조리하게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조항들이 들어있다. 저자의 안목에 의하면, 강대국에 유리한 조항들이 있을 필요가 없다는 쪽에 가깝다. 한 국가의 발전이 결코 그 나라에만 한정되어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경제가 예전에는 덜 개방적으로 흘러갔지만, 지금은 개방이란 용어를 쓸 수 없을 정도로 전 세계에 걸쳐 상호작용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문화 수준이 높아지고, 세계로 뻗어나가며, 관광과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기 때문에 서로가 이득이 되는 교류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도서에서는 역시 통화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있는데, 아시아의 공용 화폐에 대한 신선한 부분이 있어 유럽의 화폐와 같은게 등장할 가능성을 읽었다. 물론 중국이 워낙 거대해지고 있기 때문에 일방적인 흐름에 휘말릴 것 같아, 개인적으로 부정적이지만, 연합이란 관점에서 고려할만한 논점이라 생각했다. 중국에 인접한 홍콩의 경우도 이전에는 달러만 취급했는데, 이제는 위안화도 무시하지 않고 통용시킨다고 한다. 중국에서 7년 정도 근무한 지인이 중국과 홍콩의 최근 정세를 말해줘, 도서의 관련부분을 읽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N-11 가운데 인도네시아, 멕시코, 터키, 한국 4개 국가들이 브릭스에 상응하는 지위를 부여 받지 못한 데에 불만을 품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번거로운 용어 수정과는 별도로, 어떤 국가도 경제 규모가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퍼센트ㅏ 되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153p

얼마 전의 '핵안보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나라는 또 한 번의 큰 국제 회의를 치뤘다. 경제나 정치면에서 주목받는 한국은 세계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국가 이지만, 고질적인 병폐가 계속되는 이상, 절대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할 뿐이다. 책의 제목은 '그로스 맵'인데, 지도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브릭스만 언급해도 세계전도의 가상의 동그라미가 그려지고, N-11만 말해도 거점이 형성되는 시야가 이미 있다는 전제로 쓰여졌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2012년도 벌써 1분기가 끝나고, 2/4분기가 시작되었다. 추세 예측이 여러 방면에서 등장하는 가운데 어디에 주목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이 책을 통해서 성장시장과 브릭스의 관계를 이해한다면, 각종 예측 정보를 수집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www.wece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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