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미래 - 10년 후, 나는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린다 그래튼 지음, 조성숙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친구가 분식집을 운영하는데, 비싼 임대료 문제도 있고 입지선정의 이유로 상가 이전을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소식도 듣고 오랜만에 얼굴을 보기 위해 네 명의 친구들이 모이게 되었는데, 역시 대화의 이슈는 생업으로 모아지게 되었다. 계속 직장생활을 할 것인가와 이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가운데, 얼마 전 읽은 < 일의 미래 >(생각연구소, 2012)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부제는 "10년 후, 나는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인데, 이 책을 보자 마자 고객사 직원이 잠깐 봐도 되냐고 물었을 정도로 시선을 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친구도 직장생활을 하다가, 가정생활도 원할하게 하기 위한 이유로 창업을 한 것이므로 장점과 단점에 대해 잘 들을 수 있었고, 강연을 듣는 만큼의 생생한 경험이 있어 재미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경기가 좋지 않고, 영세 사업자에게는 불리한 정책들만이 작용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자기 시간이 없는 직장 생활보다는 낫기 때문에 계속 장사를 할 예정이라 했다. < 일의 미래 >에서도 제시하듯이, 유망직종을 따라가기 보다는 자신의 만족도를 채울 수 있는 적당한 직업으로 보람도 느끼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권장된다.

[여러분이 정보의 미로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나는 미래의 확고한 사실들을 기술, 세계화, 인구 통계와 기대수명, 사회, 에너지 자원이라는 다섯 개의 큰 주제에 따라 조합했다. 그리고 주제마다 다섯 개에서 여덟 개의 큰 주제에 따라 조합했다.] 32p

사실은 명확하며, 이에 따라 변화하게 될 시나리오도 설득력이 있다. 직장인이고,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나이대의 독자라면 현재 피부에 닿아있는 쉽지 않은 현실에 대해 해결책을 찾고 있을 것이다. 암울하고 군중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 상황을 초반에 그리며, 협력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이 책은 관점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 자본주의 사회에서 양산된 이기적인 인간상들이 변화하는 미래를 설명하며, 대비 책을 제시하기 때문에 유용한 정보들이 많다. 개방과 공유의 사회에서 개선되어야 할 정치권의 개념을 언급하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선거를 며칠 앞두고 두 배 이상 늘어난 정당들과 혼란스런 정당이름들은 격변하는 사회를 대변하는지, 정치 참여 장벽이 낮아졌음을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다. 확실한 건 서로의 의견을 양보하고 조정한다기 보다는, 각각의 주장만 앞서 정작 '통합'이라는 말을 써도 '분열'이라는 뜻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공약을 보면 이 책이 담고 있는 것과 잘 맞지 않는다. 협력을 통한 창의성 발휘, 지속할 수 있는 일의 미래가 훨씬 마음에 와닿는 것이다.

얼마 전 미래에 유망한 직업군에 대해 예측이 나온 기사가 있었는데, 지인이 이를 보고 회의적이 반응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신제품이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상품화되면 얼마 가지 않아 대기업들이 모두 장악하기 때문에 유망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정책으로 대기업이나 어느 정도의 규모가 있는 사업자를 규제하여 특정 산업을 보호하는 사례가 있는데, 계열사를 만들어 매출을 분산하는 등의 경영으로 우회하고 있다. 정책보다는 건전한 경영 마인드로 사업을 전개하지 않는 이상 유망 직종이나 일의 미래에 대해서는 생각하기 힘든 것이다. 그래서 생각건데,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어떤 것이 유망할 것인가를 말하는 책이다 라고 생각한 사람에게는 도서가 별 임팩트를 주지 못할 것이다. 반면 지속적인 변화 등을 인식하며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고, 자신의 생각을 일로 만드는 이들에게는 공감 가는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X이론 Y이론 부터 협력이 보여준 성공사례를 기초로 미래에 펼쳐질 일에 대해 읽어볼 수 있는 이 책은 미래를 살아갈 독자들에게 좋은 안목을 제시해 준다.


www.wece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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