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분노하고 있다 - 박근혜·안철수식 경제·정치문제 풀기
조시영(싸이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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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같이 하고 있는 선배가 집에 초대하여 저녁 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다. TV를 보면서 뉴스의 이슈들이 지나가고 날씨가 이어졌다. 일상적인 이야기들로 이어지고 있는데, 갑자기 정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꺼내는 광고가 나와 주목하고 있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투표를 장려하는 내용이겠거니 했는데, 특정 정당의 광고라 크게 놀랐다. 더 놀란 것은 그 뒤에 이어지는 광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광고였다. 의도성이 짙은 정치 광고에 말이 많아질 수 밖에 없었다. 선관위 광고가 먼저 나와야 순서사 맞을 것으로 보이는데, 특정 정당 광고에 이어 선관위의 투표 독려 광고가 나와 특정 정당에 투표하라고 이어졌기 때문이다. TV를 거의 보지 않는 나로서는 굉장히 편파적인 상황을 눈에 더 잘 담는지도 모른다. < 대한민국은 지금 분노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사, 2011)에서 말하듯, 분노하는 국민의 한 명인 것이다.

[1980년대 대학생이 광장에 모여 스크럼을 짜고 독재정권과 싸웠다면 2010년대 대학생은 트위터에서 끊임없는 리트윗을 통해 그들이 생각하는 부당한 현실과 싸운다. 시위의 겉모습은 훨씬 평화적이지만 파급력은 더욱 강력해졌다. 수많은 정치인들이 이제 '리트윗의 흐름'에 민감해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59p

결과 보고가 있어서 강남에서 종로로 택시를 타고 이동하게 되었다. 을지로에서 교차로 하나를 건너지 못해 쩔쩔매는 상황에 놓였다.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있어 우회하라는 차들로 교통이 마비되었기 때문이다. 그 동네는 하도 시위를 많이 해서 어떤 단체가 무엇때문에 그러는지 알기가 어렵다. 교통방송에서 '무슨 무슨 시위로 혼잡합니다'라고 말하면, 그냥 화가 날 뿐이다. 시위는 권력자나 해결할 수 있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교통체증만 일으키니 반가워할리가 없는 것이다. 그만큼 할 말이 많고, 문제들이 많다는 것이지만, 표출하는 방법을 바꿔야할 필요성이 있다.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시위'도 단순히 학비가 너무 비싸다라는 이유보다는 논리적으로 대학 재단에 대한 운영과 학생들의 교육 질 향상에 대해서도 언급해야 하는 것이다.

[박근혜와 안철수의 경제 해법은 '고용(일자리)'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박근혜가 큰 그림을 스케치했다면 안철수는 세밀하게 색칠을 했다는 점이 차이일 뿐이다. 특히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창업)을 지원하겠다는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134p

도서는 '박근혜 안철수식 경제 정치문제 풀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그들의 정치 노선을 두 부분에서 다룬다. 고용을 위한 일자리 문제가 큰 이슈인데, 현 서울시장의 노숙자에 대한 일자리 제공은 너무도 칭찬할 만한 일이다. 노숙인들이 환경미화 일을 담당하고, 경제적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를 위한 해법도 중요하지만, 빈부격차가 커지고, 극빈층에 대한 무조건적인 혜택보다는 사회에 다시 참여할 수 있도록 끌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점점 여러 사람이 생각했던 일들이 실현되는 것 같아 희망이 보인다.

[끝으로 멘토에게는 '표현력'이라는 필살기가 필요하다. "무조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는 말보다 "3등은 괜찮다, 하지만 3류는 안된다('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에서 뮤지션 김태원이 한 말)"는 말이 훨씬 가슴에 와 닿지 않는가.] 166p

마지막에서는 정치노선을 다루면서 개선되어야 할 내용을 언급하는데, 이상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두 인물이 발언하고 행동한 내용을 바탕으로 시스템과 사상면에 코멘트하고 있다. 법이 아무리 잘 정비되어도 헛점은 있게 마련이다. 사회 시스템과 맞물려 법망을 우회해 혜택을 받는 꼼수를 허용하기 보다는 꼼수를 아예 부리지 않도록 시스템을 갖춰야할 것이다.

이번 총선은 국정공휴일로 다들 쉴 생각을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신나는 일이지만, 정말 중요한 결정을 위해 국민이 나서야할 때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홍보 트럭에서 유세하는 후보자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과연 그들은 뭘 떠들고 있는가? 휴일에 쉬는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 앞선다. 선거 홍보 기간에만 모습을 드러내고 국회 의정에는 출석도 제대로 하지 않는 불량 국회의원들이 나오지 않는 시스템에 대한 조치도 제시되어야 한다. 그 점에서 200페이지 남짓한 이 책이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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